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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 vol. 2] '팝아트로 풀어낸 여성의 현실' 전웅

2017.08.14(Mon) 11:05:48


[비즈한국] 사람이나 동물의 특징을 과장시켜 표현해 성격을 부여하는 것을 ‘캐릭터’라고 부른다. 만화에서 즐겨 쓰는 창작 방식이다. 현대미술에서도 캐릭터는 중요한 표현 방법으로 통한다. 팝아트에서 대중 이미지 차용 방식으로 다루면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만화에서 유래된 표현 기법이라 미술에서도 만화 이미지를 많이 가져 오기는 하지만 대중 스타를 변형시키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전혀 새로운 캐릭터를 창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창작되는 캐릭터가 살아남기는 녹록지 않다. 작업의 성패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전웅의 작업도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회화다. 그가 창안한 캐릭터는 ‘원더우맘’이다. 미국 만화에서 창조돼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원더우먼’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캐릭터 이름도 흡사하다. 원더우먼 복장을 입었지만, 팔등신 미인이 아니고 오동통한 아줌마 모습이다. 그는 왜 이런 캐릭터를 구상했을까.

원더우맘(wonderwoMom) 여행을 시작하다: 130.3x162.2cm, 캔버스에 유화, 2014년



전웅은 우리 시대 여성의 참모습을 작업의 중심 주제를 삼고 싶어서 그랬다고 한다.

“미국 대중문화의 여성 캐릭터인 원더우먼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녀가 상징하는 지혜롭고 강한 여성의 이미지를 한국 사회 어머니의 상징인 희생과 헌신의 현모양처와 결합하여 원더우맘이라는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게 됐습니다. 원더우맘의 일상적 경험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여성 문제를 다루어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그림에서 원더우맘을 선뜻 찾아내기가 쉽지는 않다. 언뜻 보면 솜씨 좋은 묘사력으로 현대 사회의 사물을 정성스럽게 그려낸 극사실적 회화로 보인다. 이에 비해 만화적 기법으로 그린 원더우맘은 아주 조그맣게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봐야 보인다. 작업의 중심 주제인데 왜 이런 대접을 하는 걸까.

그는 우리 시대 여성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도 비중이 큰데도 사회적 대접이나 인식이 낙후돼 있는 현실을 비꼬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그림에서 관람객이 원더우맘을 찾아보려는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 여성의 의미에 관심을 기울여달라는 생각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회화적 항변인 셈이다.

원더우맘(wonderwoMom) 해수욕을 즐기다: 130.3x97cm, 캔버스에 유화, 2010년



전웅의 원더우맘은 여성문제의 부정적 측면만을 조명하는 것은 아니다. 극사실회화로 보이는 그림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팝아트적 문법을 따르고 있다. 만화적 캐릭터가 중심이며, 유머러스한 풍자와 여성 일상생활의 진취적 모습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원더우맘은 커피 잔에서 수영을 하거나 시원한 바닷가에서 파도 타기를 즐기기도 한다. 배를 타고 여행을 떠나는가 하면 비행기 창틀에 누워 창공을 바라보며 즐기기도 한다. 심지어 뻐꾸기시계의 시계바늘을 뒤로 돌리려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만화적 상상력으로 묵직한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회화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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