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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신화 이면 편법 논란, 20돌 미래에셋 '박현주 매직'

개인회사가 그룹 지배 정점에 있어 총수 일가 위한 계열사 활용 가능성 '노출'

2017.08.09(Wed) 22:01:49

[비즈한국] 올해로 스무 살이 된 미래에셋금융그룹​은 17개 계열사를 거느린 명실상부 국내 1위 금융 기업으로 우뚝 올라섰다. 1997년 자본금 100억 원의 벤처캐피탈로 출발한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금융투자업계 공룡 기업으로 성장하며 수많은 성공 스토리가 뒤따랐다. 해외부동산 투자와 뮤추얼 펀드, 대우증권 인수 등 성공 사례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의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현주 회장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미래에셋은 고객 여러분을 위해, 또 미래세대를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고객께 정직하고, 겸손함도 늘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2015년 연말 기자간담회 때의 박 회장. 사진=연합뉴스


박 회장의 강한 리더십 아래 미래에셋은 급속히 성장했다. 지난 1일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박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투자·고속도로 건설·남해안 관광 인프라 투자·글로벌마켓에 6000개의 호텔 룸 추가 등 포부를 전했다. 그러나 미래에셋그룹이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 조직관리 능력이나 지배구조는 그만한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평가 또한 피할 수 없다. 가장 문제로 꼽히는 것은 지배구조다. 

 

현재 미래에셋 그룹은 오너일가가 소유한 비상장 회사가 그룹 전체를 장악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그룹 정점에는 총수일가가 지배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있다. 박 회장이 지분 48.63%, 아내 김미경 씨가 10.24%, 세 자녀가 각각 8.19%, 박 회장의 여동생 박정선 씨가 5.69%, 친족인 송성원·하경 씨가 1.37%씩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총수일가 지분이 91.86%인 개인회사인 셈이다.

 

그룹 정점에 미래에셋컨설팅이 있다면 그룹의 중심에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주력 계열사는 증권업을 영위하는 미래에셋대우와 보험사인 미래에셋생명이다. 이 두 회사의 최대주주가 미래에셋캐피탈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 지분 18.47%, 미래에셋생명 지분 19.01%를 갖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다시 박 회장의 지배 아래 있다. 주주 구성을 보면 박 회장이 34.32%, 비상장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9.53%, 미래에셋컨설팅이 9.98%, 미래에셋펀드서비스가 9.49%의 지분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 회장이 60.19%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고, 미래에셋펀드서비스는 미래에셋컨설팅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캐피탈에 대한 박 회장의 지배력은 흔들림이 없다.

 

그룹의 최정점에 있는 미래에셋컨설팅은 설립 당시만 해도 주목을 받지 못하는 외곽 회사였다.  2009년 케이알아이에이(KRIA)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미래에셋컨설팅은 부동산 자산 관리 및 컨설팅 회사다. 설립 당시 단순한 부동산 관리 업체로 비치던 미래에셋컨설팅은 2010년 돌연 KRIA를 흡수합병했다.

 

KRIA를 흡수합병하며 2010년 미래에셋이 평가한 미래에셋컨설팅의 1주당 가치는 53만 3518원, KRIA의 주당 가치는 128만 4788원이다. 2010년 기준으로 따져 봐도 총수 일가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가치는 수천억 원대에 육박한다. 최대주주인 박 회장은 2015억 원, 아내 김미경 씨는 424억 원에 달한다. 박 회장의 세 자녀 지분가치도 100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더욱이 합병으로 인해 박 회장은 43.68%에서 48.63%로 지분율이 높아져 그룹에 대한 장악력이 더욱 강화됐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지배구조는 순환출자 등 문제될 것이 없다. 현재도 수직적이고 간결한 구조다”며 “합법적인 선에서 내리는 결정들을 기업의 전략적 경영판단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분명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업계에서 편법 정도가 심해진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

 

재계 이목은 미래에셋컨설팅에 집중된다. 수직적 지배구조를 가진 미래에셋의 정점에 오너 개인회사가 존재해, 내부거래나 경영판단에 있어 총수일가를 위해 계열사가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미래에셋그룹 특성상, 투자활동과 그로인해 발생하는 부수적 사업이 총수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뤄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오너 개인 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포시즌스 호텔, 블루마운틴CC 골프장을 운영 하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의 내부거래 금액은 계속해서 증가했다. 2014년 12억 원이던 내부거래 매출액은, 2015년 80억 원에서 2016년에는 132억 원으로 증가했다. 2016년 내부거래 비율은 12.4%로 공정거래법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인 12%를 넘어섰다.

 

공교롭게도 미래에셋은 지난 7월 블루마운틴CC 운영권을 자회사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양도한다고 밝혔다. 와이케이디벨롭먼트는 미래에셋컨설팅이 66%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공정거래법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오너 일가의 직접지분율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박 회장이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대해 간접 지분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규제대상이 되지 않는다. 미래에셋은 자회사끼리 골프장 사업을 주고받으며 규제를 피해간 셈이다. 

 

3년 전부터 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로부터 받기 시작한 브랜드사용료도 업계 구설에 오른다. 브랜드사용료는 ‘미래에셋’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이는 기업 이름값이다. 통상 기업의 지주회사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에서 브랜드사용료를 받는다. 그런데 미래에셋그룹은 사실상 지주회사 위치에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아닌 지배구조 외곽에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브랜드사용료를 걷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이 95% 이상인 회사다.

 

브랜드사용료가 업계 평균보다 2배 이상인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2월 이사회 의결로 2017년부터 2019년 말까지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브랜드사용료 191억 2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영업수익에 브랜드사용요율 0.542%를 부과한 금액이다. 이때 브랜드사용요율은 산정근거나 기준이 정해진 바가 없어 기업이 자체적으로 산출해 낸다. 통상 증권사들의 브랜드사용요율은 0.1~0.3% 수준이다.

다만 미래에셋은 영업수익(매출액)에 사용요율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순영업이익에서 광고선전비를 제한 금액에 대해 사용요율을 부과하고 있다. 거래금액이 많아 영업수익이 많이 잡히는 업계 특성을 고려하면 순영업이익 기준으로 사용요율을 적용할 경우 총액이 크게 줄어든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타사가 영업수익에 대해 사용요율을 부과하는 것을 고려하면 총액은 오히려 미래에셋의 브랜드 사용료가 더 적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표권 등록이 계열사중 가장 빨라 브랜드사용료를 받고 있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현주 회장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미래에셋은 고객 여러분을 위해, 또 미래세대를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고객께 정직하고, 겸손함도 늘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끊임 없는 편법 논란 속에서 그가 말한 ‘정직과 겸손’이 앞으로 어떻게 발현될지 주목된다. ​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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