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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일 대장정' 삼성 이재용 재판 결정적 장면 리플레이

수사기록 3만여 쪽, 증인 59명, 공판 53회…치열한 '창과 방패' 공방

2017.08.08(Tue) 17:59:15

[비즈한국] 지난 7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박영수 특별검사가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2월 28일 이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5개월 만이다. 국정농단 사건 가운데 가장 이목이 집중된 이 재판의 공은 25일 선고를 내릴 재판부에게 넘어갔다. ‘비즈한국’이 현장에서 기록한 특검과 삼성 측의 치열한 공방 속 결정적 장면을 돌아봤다.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평소와는 다른 무거운 분위기였다. 밖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뜨거운 날씨였지만 ‘그곳’의 공기는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재판 시작 전 나누던 사건 관계자들의 가벼운 환담도, 방청석의 소란도 이날만큼은 없었다. ‘세기의 재판’이라 불리며 152일간 이목을 끌었던 대장정의 마지막 날은 이렇게 시작됐다.

 

3월 9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판은 이날까지 총 3회의 준비기일과 53회의 정식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양측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데다 대통령 탄핵까지 연결된 만큼, 3만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수사기록이 검토됐고, 심리가 자정을 넘겨 진행되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이번 사건에서 이 부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총 5가지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위증죄를 제외하고 뇌물죄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 4개 혐의가 핵심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승마지원 명목으로 주거나 약속한 금액과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433억 원에는 뇌물공여 혐의를, 이중 실제 지급한 298억여 원에 대해서는 특가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문제는 이 혐의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번 재판에 증인이 무려 59명이 참석한 이유다. 이 때문에 결정적 장면 역시 대부분 증인들의 진술과정에서 나왔다. 재판 준비과정부터 구형까지의 주요 장면들을 돌아봤다.


# 결정적 장면① 두 번씩이나 재판부 재배당  

 

삼성그룹 창사 79년 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구속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는 등 이목을 끈 만큼 재판 시작 과정도 관심을 끌었다. 재판부가 두 차례에 걸쳐 새롭게 배당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3월 2일, 특검이 기소한 국정농단 관련 피의자 30명에 대한 재판부 배당을 마쳤다. 재판부를 무작위로 배정하는 시스템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 등 삼성 수뇌부 5명의 뇌물 혐의 사건은 형사21부에 배당됐다. 이 부회장에 발부된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의연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다. 법원 등에 따르면 당시 조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 영장 기각 건으로 부담을 느꼈고, 직접 법원에 재배당을 요청했다.

 

새롭게 배당된 재판부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배당됐다. 형사21부(조의연 부장판사)에서 형사33부(이영훈 부장판사)로 배당됐지만, 이번엔 이 부장판사가 최순실 씨 후견인의 사위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부장판사는 “최 씨 일가와 인연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던 상황이었지만, 공정성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긴다면 재배당을 요청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3월 17일 형사27부(김진동 부장판사)로 배당했다.  

 

# 결정적 장면② 박영수 특검 “세기의 재판 될 것”

 

4월 7일, 이 부회장의 430억 원대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한 첫 번째 공판이 열렸다. 앞서 박영수 특검은 이 재판에 대해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처음 출석한 이 부회장은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 때부터 주목을 끌었던 ‘립밤’을 자주 바르고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였다.

 

박영수 특별검사가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첫날부터 특검과 변호인은 치열한 ‘창과 방패’의 공방을 벌였다. 이 부회장의 핵심혐의 4개는 모두 삼성 경영권 승계 특혜를 전제로 하고 있다. 특검은 이를 입증하는데 주력했고, 이 특혜 의혹만 해소하면 4개 혐의를 한꺼번에 벗을 수 있는 삼성 측은 “문화융성과 체육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박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른 대가 없는 지원이었고,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관련 없다”며 “객관적 증거가 아닌 예단과 선입견을 기반으로 특검 조사가 이뤄졌다”고 맞섰다.

 

# 결정적 장면③ ‘합병 찬성 압력’ 문형표 실형 선고

 

6월 8일 “경영권 승계와 관련 없다”는 앞서의 삼성 측 논리가 흔들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특검에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6월 8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사진은 국정농단 청문회에 참석한 문 전 장관. 사진=박은숙 기자

 

앞서 특검은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문 전 장관이 복지부 내에 외부 인사들로 구성된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삼성합병에 반대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국민연금 내부 투자위원회에서 안건을 다루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이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등을 통해 ‘합병이 성사될 수 있도록 잘 챙겨보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특검이 삼성합병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핵심 장치로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삼성합병에 대한 문 전 장관의 압력을 사실로 인정하면서 이 부회장 사건의 중심추는 특검 측으로 크게 기울기도 했다.

 

# 결정적 장면④ 안종범 “삼성 합병에 청와대 개입 없었다”

 

반면 삼성 측에 힘을 실어주는 증언도 나왔다. 국정농단 사건의 ‘사초’로 평가되는 업무수첩을 작성한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입에서다. 안 전 수석은 7월 6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대한 지시를 받지도 않았고, 합병 후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자신의 ‘업무수첩’에 이 같은 내용이 없는 것을 바탕으로 한 증언이었다.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사진=임준선 기자

 

이날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독대(2015년 7월 25일)와 삼성물산 합병(2015년 7월 17일) 관련 내용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에서 삼성물산 합병 관련 청탁이 오갔고, 이에 따라 대통령이 관련 지시를 내렸는지 여부는 이 부회장 재판의 한 축이다. 

 

특검이 주장하는 부정한 청탁과 대가 관계 합의가 성립하려면 독대 이후에 합병 결정이 나왔어야 하지만, 독대는 합병이 이미 성사된 후 이뤄졌다. 시점상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 부회장 1차 구속영장 기각의 원인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안 전 수석은 “합병 자체나 헤지펀드 엘리엇 관련 이슈는 경제수석실 소관이며, 국민연금 의결권은 고용복지수석실 소관 업무”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주주총회가 있었던 2015년 7월 17일 이후인 7월 20일 박 전 대통령에게 삼성물산 합병 관련 보고서를 작성, 서면으로 사후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어 “제 기억에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말씀하지 않으셨다. 저한테 이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지시하거나 질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 결정적 장면⑤ 정유라 깜짝 등장, 특검-변호인 ‘장외공방’

 

7월 12일, 법정에 예상치 못한 증인이 등장했다. 최순실 씨의 딸이자, 삼성 승마지원의 핵심인물인 정유라 씨다. 정 씨는 하루 전인 지난 7월 11일 재판부에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다음날 새벽 마음을 바꿔 ‘깜짝’​ 등장했다. 분홍색 상의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정 씨는 “여러 사람이 만류했지만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으면 법정에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 승마지원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정유라 씨. 사진=최준필 기자

 

이날 정 씨는 특검과 삼성 측을 당황케 하는 증언을 했다. 그는 “삼성에서 나를 단독지원한다고 들은 적 없고, 다른 선수들과 함께 지원한다고 들었다”며 이 부회장 측에 유리한 증언을 하는 한편, 반대로 “어머니(최 씨)가 ‘삼성에서 살시도(정 씨가 탔던 말)의 이름을 살바토르로 이름을 바꾸라고 한 것이니 토 달지 말고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어머니가 ‘공주승마’로 문제가 됐던 내가 삼성이 소유주인 말을 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문제가 될 것이라며 화를 냈다”는 등 삼성 측에 불리한 증언도 쏟아냈다.

 

정 씨의 증언과 별개로 특검과 정 씨 측 이경재 변호사는 ‘장외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내고 “정 씨가 새벽 5시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특검은 재판 시작 전까지 5시간 이상 정 씨를 사실상 구인해 변호인과의 접견을 봉쇄하고 증언대에 세웠다. 위법이자 범죄적 수법”이라며 특검을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 씨 본인의 자의적 판단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이 변호사가 주장하는 불법적인 증인 출석 강요는 없었다”고 밝혔다.

 

# 결정적 장면⑥ 김상조 “박근혜 허락 없이 이재용 승계 불가능”  

 

시민단체 시절 ‘삼성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7월 14일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 부회장 승계 작업의 일환”이라며 이를 부인하던 삼성 측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위원장은 또 “박 전 대통령이 용인하지 않고는 이 부회장이 편법 승계를 추진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삼성 저격수’로 불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그는 공정위원장 취임 전까지 경제개혁연대 소장 등으로 있으면서 삼성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를 문제 삼아왔다. 김 위원장의 이날 법정 증언은 ‘강연’과 같았다. 그는 1994년부터 진행된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 과정 역사를 10분가량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증인으로 나오는 데 심적 부담을 갖고 있다”면서도 “이 재판이 이 부회장과 삼성, 한국 경제의 미래에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생각해 시민 한 사람의 의무로 증인으로 출석했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 연차를 낸 김 위원장은 개인차량을 직접 운전해 법원에 왔다. 이날 공판에는 박 특검도 직접 나왔다. 지난 4월 이 부회장의 첫 공판에 출석하고 40회차 공판에 두 번째로 나온 것이다. 김 위원장 증언의 중요성 등을 고려해 박 특검이 직접 법정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 결정적 장면⑦ 최순실 “재판장님께 할 말 있다” 

 

7월 26일 최순실 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씨는 이날 재판 내내 ‘자기 말’만 쏟아냈다. 

 

본격적인 증인 신문 전, 증인 선서부터 최씨는 “그 전에 한 말씀 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재판부의 제지에 따라 선서를 했지만 그는 “오늘 재판에 나오려고 하는데 갑자기 구인장을 발부했다. 저는 오늘 자진출석한 것”이라고 목소리 높여 말했다. 

 

‘국정농단 게이트’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최순실 씨. 사진=최준필 기자


최 씨는 특검 신문 중에도 “재판장님께 말할 게 있다”며 증언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유라 씨 증인 출석을 예로 들며 강제로 증인신문을 강행하고 자신을 압박하는 특검을 신뢰하지 못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또 “특검수사 당시 검사가 ‘삼족을 멸하고 손자를 가만 안두겠다’며 옛날 임금님도 하지 못한 이야기를 했다. 특검의 비정상적인 회유와 압박에 대답할 필요가 없다”며 모든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그러면 이 재판에 왜 나왔느냐”고 묻자 최씨는 “나오라고 해서 나왔다”고 답했다.

 

두 차례 휴정에도 최 씨의 ‘자기 말 증언’이 이어졌다. 특검과 삼성 측이 증인신문 종료 요청을 했는데도 최 씨는 “몇 가지 이야기하고 싶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증언을 거부했기 때문에 증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재판을 마쳤다.

 

# 결정적 장면⑧ 최지성 “책임은 내가 진다”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구형을 앞두고 마지막 피고인 신문이 열렸다. 8월 2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은 “최순실 씨 요구로 딸 정유라 씨의 승마 훈련비용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그 이유에 대해 “책임은 제가 지고 이 부회장은 책임지지 않게 할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사진=고성준 기자

 

최 전 실장은 이어 “일부러 보고하지 않았다. 조사 당시에는 이렇게 뇌물 사건이 된다는 생각조차 못했지만 구설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면 제가 이미 40년 넘게 일한 사람이니 책임지고 물러나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정 씨 지원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 전 실장은 “루머나 유언비어를 이 부회장에게 전했다가 누를 끼치면 그것은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 전 실장은 승마 지원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독대 때 언급한 승마협회 임원 교체 여부는 이 부회장도 함께 참석한 회의에서 결정됐는데 이 부회장이 정 씨 지원만 몰랐다고 주장하자 특검이 이를 집중 추궁했다. 

 

전날 피고인 신문을 받은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도 최 전 실장과 비슷한 취지로 진술했다. 장 전 사장은 2016년 2월 15일 독대 이후 이 부회장으로부터 박 전 대통령이 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계획안을 넘겨받았다는 기존 진술이 “추측이었다”며 돌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이 부회장이 아니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장 전 사장은 이 부회장은 미전실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미전실 직원들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거나 지시를 받지도 않으며, 미전실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는 최 전 실장이라고 했다. 승마 지원도 최 전 실장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의 진술 번복이 이뤄지자, 재판부가 의문을 드러내며 질문하고 주장에 반박을 하기도 했다.


#결정적 장면⑨ 특검, 이재용에게 징역 12년 구형 

 

박영수 특검은 8월 7일 오후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임원 4명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이 사건은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주권의 원칙과 경제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이 부회장에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 장충기 전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에는 각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모두가 제 탓이었다는 점”이라며 “창업자이신 선대 회장님…”이라고 시작하는 부분에서는 말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는 “대통령에게 부탁한다거나 기대한 적은 결코 없다. 너무나 심한 오해이고,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 이 부회장의 ‘멘토’ 역할을 했던 최지성 전 실장은 이때 뒤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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