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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금융지식 세계 최고지만 실천은 '영~'

OECD G20 금융독해력 보고서…충동구매에 약하고 재무 상황 고려 안해

2017.08.05(Sat) 10:07:10

[비즈한국] 한국인들은 세계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금융에 대한 이해력은 매우 높은 수준인데 반해 충동구매에 약하고, 장기 목표 달성에 심드렁해 하는 등 실천은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에 대해서는 머리로 이해를 하고 있는 것과 달리 몸은 다르게 행동하고 있는 셈이다.

 

OECD 조사 결과 한국인은 주요 20개국(G20) 중에서 금융에 대한 이해력은 매우 높은 수준인데 반해 충동구매에 약하고, 장기 목표 달성에 심드렁해 하는 등 실천은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각국 중앙은행 등 240개 기관과 함께 국제 금융교육 네트워크(INFE)을 만들어 세계 각 국민들의 ‘금융독해력(Financial Literacy)’을 측정하고 교육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금융독해력은 금융에 대한 지식(Knowledge)과 태도(Attitude), 행동(Behavior) 등을 측정해서 금융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고, 이를 행동에 옮기는 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OECD는 이와 관련해 최근 ‘주요 20개국(G20) 성인 금융독해력’ 보고서를 내놓았다. OECD는 지식 7점, 행동 9점, 태도 5점 등 총 21점 만점으로 측정해 G20 국민 10만 1596명(18~79세)의 금융독해력을 평가했다. 한국의 경우 남성 881명, 여성 939명 등 총 1820명이 평가대상이었다. 

 

이 조사에서 G20 국민의 금융독해력 평균 점수는 12.7점으로 조사됐는데 한국은 평균 점수 13.9점으로 프랑스(14.9점)와 노르웨이·캐나다(14.6점), 중국(14.1점) 다음으로 5위를 차지했다. 금융독해력 점수가 가장 낮았던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9.6점)였으며, 이탈리아(11.0점), 아르헨티나(11.4점)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독해력 중 금융지식과 관련해서는 7가지 질문(7점 만점)이 주어졌는데 한국인의 점수는 4.9점으로 G20 회원국 중에서 최고였다. G20 회원국 평균치인 4.3점보다 0.6점 높았다. 이탈리아(3.5점)와 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3.7점) 등은 평균 점수 3점대에 불과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금융지식 7가지 질문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상승률 계산 △대출이자율 계산 △예금이자율 계산 △5년 후 예금 수익률 계산 △고수익 투자의 위험성 △고인플레이션의 의미 △다(多)종목 투자시 위험도 하락 가능성 등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인은 7가지 질문 중 고수익 투자의 위험성(88%), 고인플레이션의 의미(80%), 다종목 투자시 위험도 하락(81%) 등에서 80%가 넘는 정답률을 보였다. 

 

금융태도(5점 만점)는 △내일에 대한 고려 △저축 성향 △소비 성향 정도를 1~5점으로 측정했는데 한국인은 평균 3.2점으로 조사돼 5위를 차지했다. 

 

금융행동(9점 만점) 조사에서는 한국인의 평균 점수는 5.8점으로 역시 5위에 위치했다. 금융행동은 △예산 책정 △금융결정 책임감 △신중한 구매 △결제일 준수 △적극적 저축 △수입과 지출 균형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 △재무 상황 점검 △외부 충격시 대응력 등 9가지가 조사대상이었다. 그런데 한국인은 9가지 중 구매 신중성과 재무 상황 점검,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에서만 유독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품 구매 전 경제적 상황을 신중히 검토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률은 69%로 G20 국가 중에서 꼴찌였다.  G20 평균은 76%였다. 프랑스는 구매 전 경제적 사정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93%에 달했다. 한국인의 경우 다른 국가 국민들에 비해 충동구매를 억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충동구매에 약하다보니 자신의 재무 상황을 점검하는데 소홀하고, 장기적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 정도도 낮았다. 

 

‘재무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다’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한국인은 43%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G20 회원국 중 최하위였다. G20 회원국 평균(68%)과 비교하면 20%포인트 이상 낮았다. 또 ‘장기적 재무 목표를 세워놓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한다’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응답률도 46%로 역시 절반이 되지 않았다. G20 회원국 평균은 53%였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금융에 대한 이해는 높은데 이를 제대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있다는 결과는 뜻밖”이라며 “높은 실업률과 주택 가격 급등, 자녀 교육 문제 등으로 사람들이 자신의 미래를 다소 암울하게 보고 있는 것이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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