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7월 경찰청이 여름범죄 예방용으로 제작한 포스터에 피해자가 스스로 범죄를 조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인 바 있다. 이번에는 최근 경찰청이 유튜브에 게시한 ‘랜섬웨어 주의 공익영상’이 성차별 논란을 부르며 경찰의 성평등 의식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7월 경찰청이 배포한 범죄예방 포스터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됐다. 경찰청이 제작한 ‘더위만 피하지 말고 범죄도 피하세요’ 포스터에서는 △과도한 음주를 피해 범죄를 예방 △소지품 단속 및 문단속 강화 △낯선 사람의 음식물 섭취 권유 사양 △불쾌한 신체 접촉에 강한 거부의사 표현 및 신고 △몰카 의혹이 들 시 몰카여부 확인 등 5가지 범죄예방 키워드가 담겨 있다. 포스터 하단에는 붉은 글씨로 “범죄예방은 스스로 조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라는 문구가 강조돼 있다.
이 포스터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국민에게 범죄에 책임을 떠넘기냐”, “여성피해자에게 스스로 조심하자는 포스터는 이제 그만 만들자”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특히 △불쾌한 신체 접촉에 거부의사를 표현하거나 신고하는 것 △몰카 의혹이 들 시 몰카여부 확인 등은 피해자가 피해를 입은 뒤의 사후 조치로 범죄 예방을 주제로 하는 포스터와 관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몰카에 찍힌 것 같은 의심이 들 때 현장에서 자신을 촬영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경찰청은 2일 경찰청 페이스북(폴인러브)에 ‘시아준수를 유혹하는 썸녀들의 정체를 공개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랜섬웨어 예방 목적의 공익영상을 올렸다. 랜섬웨어는 몸값(ransom)과 소프트웨어(software)의 합성어로,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전적 요구를 하는 악성 프로그램을 뜻한다.
영상에는 경기지방경찰청 홍보단에서 군복무 중인 가수 김준수 씨와 ‘썸’ 타는 사이의 여자가 출연한다. 미모의 여성 출연자는 결국 악성 프로그램인 ‘랜썸녀’로 표현된다. 여성을 악성 프로그램인 랜섬웨어에 비유하고, 랜썸녀를 조심해야 한다는 콘셉트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랜섬웨어를 여자로 만들고 ‘랜썸녀를 경계하자고 하자면 어떡하냐”, “여성을 비하하는 ‘xx녀’를 또다시 반복하면 어떡하냐”는 등의 글이 쇄도했다. 랜섬웨어 공익영상과 관련해서는 성차별 요소라며 경찰청으로 민원도 들어왔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쉽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썸 타는’ 콘셉트를 잡았다”며 “기획단계에서 랜썸녀 콘셉트에 성차별 논란소지가 있을까 걱정해, 마지막에 여경을 출연시켜 랜섬웨어 예방법을 설명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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