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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 vol. 2] '구상과 추상의 하모니' 김나현

2017.08.01(Tue) 10:47:38


[비즈한국] 예술가들은 자연의 모습에서 어우러짐을 찾아내 인류 예술의 본질로 삼았다. ‘하모니’가 그것이다. ‘조화’를 뜻하는 그리스어 ‘하르모니아’에서 나온 말이다. 원래는 여러 개의 음이 어울려 거스름이 없는 상태인 화성을 뜻하지만, 모든 예술에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데 바탕이 되는 요소다. 서양미술의 핵심 키워드로 통하는 하모니는 아름다움을 결정짓는 기본 법칙으로 늘 우리 곁에 머물러 있다. 마치 공기처럼. 그걸 찾아내는 일이 예술가의 몫이다.

 

헝가리 출신 예술사학자 아르놀트 하우저는 하모니에 뿌리를 두는 예술을 ‘물과 그릇’의 관계로 설명했다. 즉 내용에 맞는 형식의 발견을 예술로 본다. 내용과 형식이 맞으면 아름답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예술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나현이 회화에서 추구하는 것도 하모니다. 그의 작업은 전통적인 방식이다. 유화의 다양한 기법을 골고루 사용한다. 소재도 지극히 평범하다. 꽃이나 과일을 주로 다룬다. 정물화인 셈이다. 새로울 것 없는 소재와 기법의 정물화인데 예사롭지 않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모니-능소화: 72.7x53.0cm, 캔버스에 유화, 2017년



 그의 회화에는 사실적인 묘사와 변형된 구상성, 그리고 우연의 효과를 응용한 추상성이 섞여 있다. 어찌 보면 어울릴 수 없는 조합이다. 구상과 추상이라는 상반된 요소를 결합해서 새로운 감각의 하모니를 추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거스름 없이 어우러진다. 부조화 속에 조화를 찾아가는 모험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평범한 정물화 수준을 뛰어 넘어 신선하게 보인다.

 

어긋나는 묘사 방식으로 하모니를 찾아내는 작업은 실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오랜 공력으로 다듬어진 감각이 뒷받침돼야 자연스런 조화를 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묵묵히 작업해 온 노력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김나현 회화가 모험적인 조합으로 하모니를 연출하는 힘은 색채의 운용에서도 보인다. 그가 주로 쓰는 색채는 부드러운 중간 톤이다. 그림의 깊이와 넓이를 연출하는 색채 톤이다. 이런 중간 톤의 색채 위에 강렬한 원색을 과감하게 배치한다. 반대되는 요소가 빚어내는 울림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다가온다. 이 역시 그의 작업적 공력이 바탕 되어 나타나는 효과다.

 

하모니-난초: 50.5x65.1cm, 캔버스에 유화, 2017년

  

 

화면 구성에서도 파격적 요소가 보인다. 다시점 화법으로 구도를 잡는다. 사실적으로 그린 과일이나 꽃은 정상적 위치에서 바라보는 각도이며, 반(半)추상으로 변형시킨 그릇은 완전 측면 혹은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보는 시점이다. 그리고 정물들이 놓이는 탁자는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각도의 눈높이다. 

 

여러 개의 시점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화면은 신선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상반된 요소를 조합해 새로운 하모니를 찾아낸 김나현의 회화가 새롭게 보이는 이유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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