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금품 비리와 관련해 지역 정계 핵심 인사들의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부산 지역 정가에서는 엘시티 사건의 여파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시민단체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측근 인사들이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만큼, 서 시장의 수사를 촉구하며 특검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엘시티 관련 재판의 중심에는 부산 최대 친박근혜계 외곽조직인 ‘포럼부산비전’이 있다. 엘시티 비리 등에 연루돼 6월 23일 1심에서 징역 3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해당 포럼에서 특별회원으로 활동했으며,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허남식 전 부산시장 또한 포럼의 고문을 맡았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초등학교 및 고교 동창이자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태용 전 포럼부산비전 사무처장은 포럼의 ‘실세’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포럼의 실세였던 김 전 사무처장은 엘시티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2억 원에 가까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지난 4월 14일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08년 이 회장에게 ‘캠프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 돈이 필요하니 월 200만 원 정도를 지원해 달라, 엘시티 사업 인허가 등과 관련해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말씀하시라, 서 의원에게 말씀드려서 도울 수 있도록 심부름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이 회장으로부터 서 시장을 위한 선거캠프 및 비선조직 사무실 운영비 명목으로 총 101회에 걸쳐 매월 200만 원의 현금을 받았다.
‘포럼부산비전’은 지난 2006년 서 시장이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있을 당시 다음해 대선을 앞두고 출범했다. 해당 포럼은 부산 지역 친박 세력의 핵심으로 불리는 만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포럼 출범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창립대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매년 포럼 창립 기념식에 참석했으며, 대선을 앞둔 2011년 11월 포럼 창립 5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해 축사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지역 정계 관계자는 “포럼부산비전은 지역에서 가장 힘이 센 친박계 모임이다. 서 시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고 현 전 수석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었다. 사하구에서는 당선 판도를 흔들 수 있을 정도의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천은 물론 당선까지 좌우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20대 총선 당시 공천 당시 사하갑 새누리당 공천 경쟁에서 포럼 내부 의견이 갈리며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선거에서 졌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김태용 전 사무처장은 포럼부산비전이 출범한 이후 2012년 8월경까지 사무국을 이끌며 포럼의 실무를 담당했으나, 2012년 새누리당 공천헌금 파동으로 포럼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자진해서 사퇴했다. 이후 그는 포럼의 상임고문으로 사실상 조직을 운영하며 서 시장의 비선 핵심 참모 역할을 수행했다. 서 시장의 국회의원 및 시장 선거 때에는 선거캠프에 들어가 핵심 참모 역할을 하는 등 지속해서 서 시장의 정치활동을 도왔다.
포럼부산비전을 중심으로 한 지역 정계 핵심인사와 서 시장 측근 인사들이 엘시티 비리에 연루돼 구속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자, 엘시티 인허가 당시 해운대구 국회의원을 역임한 서 시장의 검찰 조사를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서 시장은 엘시티 특혜성 인허가가 집중됐던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해운대구 국회의원을 지냈다.
부산시민연대는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처음부터 진행되지도 않았다. 허 전 시장과 배덕광 의원, 서병수 시장은 엘시티 비리 의혹의 핵심 3인방”이라며 “엘시티 특혜 비리 수사는 서 시장을 수사해야 제대로 밝혀지게 된다. 그럼에도 부산지검이 서 시장을 상대로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엘시티 비리 수사가 허점을 남겼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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