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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화물정보망 ‘화물나누리’, 과다비용 투자 논란

3억 원이면 가능한 시스템 비용, 총 26억8천만 원 지출

2014.06.10(Tue) 13:26:21

   
국내 육상운송 물류서비스의 근간인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이사장: 황인범) 산하 화물운전자복지재단(이사장, 한용환 직무대행, 이하 화운복)이 야심차게 기획해 전국 17만 명의 화물차 운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화물정보망 ‘화물나누리’가 시스템 구축과정에서 과다한 비용을 지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통상적으로 화물나누리와 유사한 시스템 소프트웨어 구축비용은 약 2~3억 원 정도로 정보 데이터를 담는 서버 비용을 최상급으로 갖춘다 해도 10억 원이 넘지 않는다는 것이 일선 프로그램 구축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화운복이 이번 시스템 구입에 투입한 비용은 총 26억8000만 원에 달한다. [비즈한국]은 화운복의 화물정보망 추진 배경과 왜 이렇게 과다한 비용이 투자됐는지 알아봤다.

◆화물운송시장 선진화 위해 화물정보망 구축?

지금까지 육상 물류서비스는 화물운송이 필요한 화주와 화물차 운전자가 화물정보를 갖고 있는 주선(중계)업체, 혹은 운송물량을 가지고 있는 물류회사를 통해 유선 상으로 화물 주선 서비스를 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IT기술의 눈부신 발달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화물을 중계해 다단계 주선 사례도 감소하고 있다.

현재 이 같은 화물정보망을 갖춰 사업하고 있는 네트워크만 10여 개에 달한다. 특히 지난 4월1일 운영을 시작한 화운복의 ‘화물나누리’와 유사한 시스템은 화물복지재단 외에도 한국화물공차연합, 24시 콜, 화물운송주선업연합회와 KT가 제휴해 만든 ‘화물마당’및 SK 내트럭과 같은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정보망 등 다양하다.

한편 이번에 화물정보망을 새로 구축한 화물운전자복지재단은 지난 2001년 에너지 세재개편에 따라 정부가 지원하는 유류보조금 지급에 따른 편의를 높이기 위해 선정한 카드사에서 일정부분의 이익을 출현, 2010년 육상물류시장의 75%를 담당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과 이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다. 비영리재단인 화운복은 지금까지 다양한 장학사업과 교통사고생계지원, 건강 검진 등 일선 화물차 운전자들을 복지향상을 지원해 왔다.

화운복 관계자는 “화물나누리 정보망 추진배경은 오랜 기간 정부의 각종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물차 운전자들의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부족, 이들의 구조적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 사업”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체 시스템 구조는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시스템과 유사하지만 17만 명 전체 화물 차주에게 실시간 화물정보를 직접 제공하는 대형 시스템이며, 화물주선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단계 중계 수수료 부담을 절감해 화물차 운전자들의 실직 소득 증대를 꾀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3억 원 구축비용, 왜 26억 원으로 늘었나

화물운전자복지재단이 구축한 화물정보망 구축비용에 대한 논란은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화운복 관계자는“전체 비용에 대한 검증은 국토교통부가 실사를 통해 큰 문제가 없었다”며 “지난해 5월 검토를 시작한 이번 시스템의 경우 7개월 만에 모든 작업을 마쳐야 해 시간적으로 촉박했고, 이 때문에 소프트웨어 구입을 패키지 형태로 해야 한다는 조건이어서 전체전체 시스템 구축비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총 비용은 26억8000만 원. 이중 소프트웨어 구입을 패키지화 하면서 7억7000만 원이 소요됐으며, 서버 및 5개의 상용소프트웨어 구입에 10억8000만 원, 기타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인건비 4억5000만 원, 기술료로 3억80000만 원이 들어갔다.

화운복 관계자는 “화물나누리 정보망의 특징은 모든 시스템이 2중화로 백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전체 화물 차주들이 동시 접속해도 시스템 안정성에 문제가 없을 만큼의 대용량 서버를 갖추고 있다”며 “콜센터 역시 단순 서비스가 아니라 화물운송 전반에 필요한 개별 업무용 소프트웨어와 실무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5종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각각의 업무별 제공되던 재단의 화물정보망을 단일 데이터베이스로 통합하는 한편 전자세금계산서, 우수화물정보망인증 지원 등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통합된 업무지원 프로그램으로 개발됐다.

반면 화물나누리 시스템과 유사한 A사의 시스템 구축비는 현저하게 낮은 비용으로 개발됐다.

취재 결과 A사 시스템 구축도 처음엔 약 9억 원을 책정했다가 최종적으로 3억 여 원이 투자됐다. 구체적인 투자비용을 살펴보면 소프트웨어 구입비용으로 2억5000만 원이 소요됐으며, 과다한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는 서버비용은 초기 책정했던 5억 여원의 비용이 부담스러워 월 300여 만 원의 임대비만을 지불하고 있다.

물론 화물복지재단이 구축한 망과 비교할 때 A사의 정보망은 각종 현장에 필요한 통합된 상용 소프트웨어가 없지만, 원래 정보망으로 이용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는 상태다. 따라서 최소의 비용으로도 충분한 화물정보망을 구축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다한 투자비용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부 화물차 운전자들은 “이미 구축된 여러 개의 각종 화물정보망으로도 충분한데 또 다시 화물운전자복지재단이 과다한 비용을 들여 유사한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번 화물나누리 시스템이 이미 대기업인 SK내트럭을 비롯해 화물운송주선사업연합회가 KT와 제휴해 만든‘화물마당’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동일한 사업이란 점이다.

11톤 화물차를 운전하는 김태경 차주는 “이미 육상화물운송 시장에서 운영되는 화물정보망이 다양한데, 화물복지재단이 또 다시 유사한 시스템을 화물차주 복지에 쓸 비용을 과다하게 책정해 구축한 이유가 궁금하다”며 “17만 명의 일선 화물차 운전자들 가운데 장학금 수혜를 받는 차주들은 연간 2000명에 그치고 있는 만큼 이번에 정보망 구축사업에 들어간 자금을 기존 장학사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꼬집었다.

손정우 기자

jws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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