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18회째를 맞은 ‘퀴어문화축제’가 지난 15일 막을 내린 가운데, 축제의 공식 애프터파티 ‘프라이빗 비치(Private Beach)’의 차등 입장료가 논란이 되고 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연대해 세상의 혐오와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축제의 장이다. 성소수자들 사이에서는 ‘퀴어 대명절’로 불릴 정도. 올해는 주최 측 추산 7만 명(경찰 추산 9000명)의 참가자가 서울시청 광장을 가득 채우며 열기를 더했다.
그러나 축제 당일 밤 9시부터 진행된 공식 애프터파티에서 ‘차별금지’ ‘평등’의 취지에 어긋나는 입장료 차등 문제가 불거졌다. 남성과 여성에게 각기 다른 입장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성 소수자 축제에서 ‘성차별’ 논란이 불거진 셈이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태원의 한 클럽을 빌려 애프터파티를 진행했다. 조직위는 당일 정오부터 저녁 7시까지 퍼레이드의 메인부스에서 파티 입장권을 사전 판매했으며, 저녁 8시 이후부터는 클럽에서 현장 판매를 진행했다.
문제는 입장권 현장 판매를 진행하던 중 불거졌다. 클럽 운영진이 오전 0시 30분 이후 입장하는 여성의 입장료에 차등을 둔 것이다. 애초 2만 원이던 입장권은 오전 0시 30분 이후 입장하는 여성 참가자들에 한해 5만 원으로 2배가 넘게 가격이 올랐다. 일각에서는 ‘여자 입장료가 8만 원까지 올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축제 조직위 측의 관리 미흡과 조직위가 대관한 클럽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조직위 측이 애프터파티를 위해 대관한 곳은 이태원의 유명 ‘게이클럽’이다. 대부분의 ‘게이클럽’은 평소 운영방침 상 남성과 여성의 입장료에 차등을 둔다. 남성의 입장료가 1만 5000원선이라면 여성은 5만 원가량으로 비싸다.
입장료 차등 논란이 불거지자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8일 오전 11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명에 나섰다.
조직위에 따르면 조직위와 클럽 측은 대관을 0시 30분까지로 하며, 대관 시간 종료 후 클럽의 운영을 클럽 측의 방침을 따르되 입장료를 동일하게 하기로 사전 합의했다. 그러나 조직위 측 파티 기획단이 0시 30분 이후 클럽과의 정산을 위해 프론트를 떠나 있던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입장 담당자가 교체되며 합의 사항을 숙지하지 못한 클럽 측 운영진이 여성들에게 평소 운영방침대로 차등 입장료를 수령한 것이다.
조직위 측은 “퀴어문화축제의 공식 파티에서 성별을 남녀로만 구분해 입장료를 차등 적용하는 젠더 차별 문제가 벌어진 것은 퀴어문화축제의 운영원칙에 어긋나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많은 분들이 실망했을 것이며, 상처받으신 분들에게 어떠한 위로의 말도 부족할 것이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와 깊은 반성의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클럽 측에서 0시 30분 이후 차등 금액으로 입장한 것으로 추측되는 8명의 여성 입장객에게 차등 수령한 입장료를 전액 환급하겠다는 답변과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전해왔다”며 환불 조치를 약속하고 “향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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