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의 구속 등 프랜차이즈사업주의 일탈로 가맹사업 갑을 관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국회에서도 이어지고 있는데, 새정부 출범 후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가맹사업법 개정안)’의 법안 발의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발의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총 8개에 달한다. 개별 의원실에서 발의한 것이 7건, 정부발의 1건이다.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당 4개, 자유한국당 2개, 더불어민주당 1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처음 발의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6월 2일 조경태 의원(자유한국당)이 대표발의한 것이다. 법안 발의는 최소 10인의 국회의원이 동참해야 해 다수의 이름이 발의자로 실리지만, 이를 주도한 의원의 이름을 따는 것이 관례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조경태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 특이하다.
조경태 의원안은 기존에 “가맹본부는 가맹계약 체결 시 가맹점사업자의 영업지역을 설정하여 가맹계약서에 이를 기재하여야 한다”는 조항에 포함된 ‘영업지역’을 ‘영업지역(기존 가맹사업자의 점포로부터 반경 1킬로미터 이내의 지역은 제외한다)’로 구체화했다. 1킬로미터는 ‘이동거리’가 아니라 ‘반경’이므로 인구밀집지역일수록 상권보호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6월 8일 박선숙 의원(국민의당)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최근 핫 이슈인 ‘사인의 행위금지 청구권’ 도입을 명시한 법안이다. 현재는 가맹사업에서 불공정 거래가 일어나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만이 이를 고발할 수 있다. 이른바 ‘전속고발권’이다.
전속고발권은 경제분석이 필요한 공정거래 사건에 대한 무분별한 고발 남용을 막는다는 이유로 도입됐으나, 공정위가 대기업 고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오고 있다. ‘사인의 행위금지 청구권’은 민사적으로 이를 금지해 달라고 소송을 하는 것이다. 최근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대선공약이던 전속고발권 폐지 대신 사인의 행위금지 청구권을 도입해 이를 보완하는 방향을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6월 20일 김관영 의원(국민의당)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가맹본부와 경영진이 위법한 행위나 부도덕적인 행위로 인해 가맹사업자 전체가 피해를 볼 경우 피해액을 보상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다. 현재는 가맹본부가 가맹계약을 위반한 경우만 손해배상 대상으로 삼고 있다. 법안은 가맹계약서 기재사항에 ‘가맹본부 또는 가맹본부 경영진에 책임 있는 사유로 가맹사업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 의무에 관한 사항’을 넣도록 하고 있다.
지난 6월 5일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일어난 불매운동으로 가맹점들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보상받을 수 없었지만, 이 법이 통과되면 가맹본부 경영진의 부도적적인 행위로 매출이 하락할 경우 보상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6월 27일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가맹사업 본부의 불공정거래 행위 적발 시 과징금을 기존 ‘최대 매출액의 2%’에서 ‘최대 매출액의 5%’로 상향하는 법안이다. 가맹본부의 매출액이 없거나 매출액 산정이 불가할 경우는 기존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상향하도록 하고 있다.
7월 3일 정인화 의원(국민의당)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가맹점사업자단체의 협의 요구에 가맹본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이다. 가맹사업자단체를 지자체 등에 신고한 뒤, 신고된 단체가 협의를 원하면 가맹본부가 10일 이내 이에 응할 것을 강제하도록 하고 있다.
7월 3일 정부발의된 개정안은 공정위 업무에서 드러난 허점을 보완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이에 따르면 첫째, 기존에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분쟁이 조정에서 합의된 경우 공정위가 시정조치 및 시정권고를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었으나, 조정에서 합의된 사항이 이행되지 않아도 제제할 방법이 없었다. 개정안은 조정 합의 사항이 이행된 경우만 시정조치 등을 면제받도록 했다.
둘째, 기존에는 공정위 조사대상을 ‘거래가 종료된 날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는 것을 개정안에서는 ‘거래가 종료된 날부터 3년 이내 조정이 신청된 경우’는 3년이 지나도 조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셋째, 공정위 조사 기간을 특정하지 않아 조사 기간 동안 가맹본부의 지위가 불안해지는 점을 보완해 개정안에서는 신고일 또는 조사개시일(직권 조사 개시의 경우)로부터 3년 이내에 시정조치 또는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7월 7일 이양수 의원(자유한국당)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6월 20일 김관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과 내용이 동일하다. ‘가맹본부에 책임 있는 사유로 가맹점사업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배상에 관한 사항’을 가맹계약서에 포함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여기에 추가로 가맹본부의 준수 의무 부분에서 기존 ‘가맹사업의 성공을 위한 사업구상’을 ‘가맹사업의 성공을 위한 사업구상 및 가맹사업의 명성 유지·관리’로 확대했다. 가맹사업의 명성을 유지하는 것도 가맹본부의 의무임을 명시한 것이다.
7월 10일 채이배 의원(국민의당)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가맹본부의 공정거래 위반 시 부과되는 손해배상 범위를 확대하도록 하고 있다. 기존에는 가맹본부가 가맹점 사업자에게 손해의 최대 3배까지 배상해야 하는 법률 위반이 2건이었으나, 개정안에는 5건으로 확대됐다.
또한 기존에는 배상액 산정 시 ‘위반행위에 따른 벌금 및 과징금’ ‘가맹본부의 재산상태’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는 부분을 삭제했다. 즉 가맹점 사업자에게 배상을 할 경우 가맹본부가 벌금 또는 과징금을 얼마나 냈는지, 가맹본부의 재산이 얼마인지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을(乙)들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는 대선공약은 점차 힘을 받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당보다 야당이 훨씬 더 많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내놓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모으는 부분이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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