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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하이마트, 에어컨 구매 시 '교환·환불 금지' 각서 요구 물의

공간 대비 저용량 고집하면 "각서 쓰라"…하이마트 측 "재발방지 교육하겠다"

2017.07.13(Thu) 14:27:49

[비즈한국] 전국적으로 무더위와 폭염이 지속되면서 에어컨 판매가 최성수기를 맞았다. 이런 와중에 롯데하이마트가 에어컨 구매 고객에게 ‘교환 및 환불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 작성을 강요한 정황이 확인돼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에어컨 설치면적보다 작은 용량의 에어컨을 구매할 경우 교환·환불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었다. 사실일까. 

 

사진=롯데하이마트 광고 캡처.


지난 8일, A 씨는 에어컨을 구매하기 위해 롯데하이마트를 찾았다. 162㎡(49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 A 씨는 56㎡(17평)형 에어컨을 구매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롯데하이마트 판매사원은 A 씨에게 ‘직원이 권한 에어컨을 사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에어컨을 사면 교환 및 환불 불가’라는 내용의 각서를 써야한다고 강요했다. 

 

이에 A 씨는 각서를 쓰지 않아도 되는 280만 원짜리 63㎡(19평)형 에어컨을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동의서나 확인서도 아닌 각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것에 부당함을 느낀 A 씨는 그날 저녁, 롯데하이마트에 대한 불만의 글을 다음 아고라와 네이트 판, 네이버 지식Q&A에 게재했다.

 

A 씨가 올린 글에 누리꾼들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평생 살면서 그런 각서는 처음 보는데요. 님 빼고는 누구한테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음(닉네임 ㅋㅋㅋㅋ)​, ‘그런 얘기 처음 들어보는데…. 뭐 어디 체크하거나 이런 것도 아니고 본인 글씨로 무슨 각서를 쓰라고 했다고요?(닉네임 ㅇㅇ)​ 등 믿기지 않는다는 식의 댓글이 달린가 하면, ‘솔직히 그런 이유로 멋대로 반품 환불 진행하는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설명 드렸다고 해도 매장 탓하는 사람들 많고요. 저 같아도 각서 받고 싶을 듯(닉네임 흠)​이라고 반응한 누리꾼도 있었다. 

 

A 씨의 주장은 사실일까. ‘비즈한국’은 지난 12일 롯데하이마트 매장을 직접 방문해 A 씨와 동일한 구매 상담을 받아봤다. 기자가 에어컨 설치 면적보다 작은 용량의 56㎡​(17평)형 에어컨을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판매사원은 “각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A 씨의 주장은 사실이었다.  

 

각서를 작성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판매사원은 “에어컨을 몇 시간 동안 가동해도 실내가 시원해지지 않을 수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책임을 물으며 교환 및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더러 있다”며 “에어컨 고장이 아닌 이상 교환 및 환불이 불가하기에 각서를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씨와 마찬가지로 19평형 에어컨을 구매할 경우에는 각서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49평 아파트에 63㎡​(19평)형 에어컨을 가동하면 충분히 시원해지므로, 단순 변심에 의한 교환 및 환불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판매사원의 설명이었다. 

 

‘에어컨 올스타 대전(6.2~6.26)’을 맞아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을 찾은 고객들이 에어컨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제공

 

각서 양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었다. 판매전표에 ‘직원이 권한 에어컨을 사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에어컨을 사면 교환 및 환불 불가’, ‘제품 불량 시에만 교환 및 환불 가능’ 등과 같은 내용을 고객이 직접 자필로 작성하고 사인을 하면 됐다. 

 

판매사원은 “에어컨 성능에 따른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기 위해 각서를 받아두는 것”이라면서도 “각서 때문에 구매가 망설여진다면 굳이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 발 물러섰다. 고객이 각서 작성을 끝까지 거부하면 받지 않기도 한 점으로 보아 의무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되도록 클레임을 줄이려는 의도에서 작성을 요구한 것으로 보였다. 

 

롯데하이마트는 100% 직영점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런 각서 작성이 본사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어 본사에 문의해 보았다. 롯데하이마트 측은 “본사도 몰랐던 일이다. 판매사원이 개인적 판단으로 한 것이다”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사람에 따라 시원함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에어컨은 고객 불만이 많은 제품 중의 하나다. 고객의 클레임을 줄이기 위해 일부 지점에서 자체적으로 각서를 받아왔던 것 같다”며 “​A 씨에게는 지점장이 직접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으며, ​전국 각 지점에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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