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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네야채가게 이영석 대표 '진돗개 교육' 뒷말 까닭

'사적 컨설팅'이지만 강요 분위기…현 교육생 "지금은 자발적 무료교육으로 바뀌어"

2017.07.12(Wed) 14:34:39

[비즈한국]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의 ‘맨주먹 성공 신화’는 각종 저서와 강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알려져 왔다. 트럭행상에서 시작해 연 매출 600억 원의 농축수산물 유통업체의 대표가 된 그의 성공담은 소위 ‘흙수저’ 청년들에게 귀감이 됐다. 

 

청년들은 ‘나도 노력해 이 대표처럼 되겠다’는 꿈을 안고 총각네야채가게에 입사했다. 그러나 그들이 총각네야채가게에서 느꼈던 분위기는 미디어에 비친 것과는 사뭇 달랐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권위적인 사내 문화가 만연했고, 그로 인한 부조리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총각네야채가게 가맹점주였던 A 씨에 따르면 이영석 대표는 직원이 가맹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500만 원을 내면 ‘일대일 멘토’가 되어주겠다고 제안했다. 일명 ‘진돗개 교육’이다. 직원 및 예비 가맹점주 가운데 다수가 이 대표에게 500만 원을 주고 멘티를 자청했다. 

 

A 씨는 “가맹점을 차리게 되면 본사와 이 대표가 이득을 보는 것이 당연한데, ‘멘토’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받은 것은 황당한 처사”라면서도 “그럼에도 ‘이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맹점을 못 내는 것 아니냐’는 생각으로 진돗개 교육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진돗개 교육 수강 여부는 선택사항이었으나, 이를 듣지 않을 경우 일종의 불이익이 우려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장사의 신’으로 불리는 이영석 총각네야채가게 대표는 여러 저서를 통해 자신의 성공 사례를 알렸고, 그의 독특한 성공 스토리는 드라마와 뮤지컬 등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몇 해 전 이 대표에게 500만 원을 내고 진돗개 교육을 받은 전 직원 B 씨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픈 시 자리 선정이 중요하니, 자리를 선정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거나 ‘개점하고 나면 운영에 있어 멘토가 되어 주겠다’는 식으로 교육을 제안했다. 총각네야채가게 직원 대부분이 점포를 내기 전 선행교육의 명목으로 진돗개 교육을 들은 셈이다.

 

B 씨는 “몇 해 전 이 교육을 받았는데, 최근에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외부에서 볼 때 이해하기 어려운 묘한 내부 분위기가 있었다. 당시에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정도였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나오고 보니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내에서 이 대표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굉장히 컸기 때문에 교육을 듣지 않으면 소외당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대표의 진돗개 교육을 받은 이들은 가맹점 개점 여부를 떠나 목표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가맹점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많이 들었다. 가맹점을 내기 전 선행으로 이 교육을 들어야 하는 분위기였다”며 “교육비는 회사가 아닌 이 대표 개인 계좌로 받았다. 한 회 10명 가까운 사람이 이 교육을 받았는데, 수차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한국’은 총각네야채가게 내부에서 진행됐다던 진돗개 교육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이 대표에게 수차례 전화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대신 현재 해당 교육을 듣고 있다는 총각네야채가게 점주 C 씨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과거 교육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알 수 없으나, 최근 교육은 자발적 요청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4년 전 총각네야채가게에 입사했다는 C 씨는 “직원으로 있을 당시 이 대표에게 교육을 받고 싶다고 직접 제안했으며, 점주가 된 지금까지도 계속 교육을 듣고 있다. 3년 전 ‘똥개 교육’으로 시작해 현재 ‘리더 교육’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총각들 간의 입소문에 의해 자발적으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따로 돈을 걷지 않으며, 외부 강사 또한 교육생들이 직접 요청하고 있다”며 “교육을 듣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다거나 강압적으로 참여를 강요한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의 ‘진돗개 철학’은 지난 2012년 쓴 그의 저서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에도 서술돼 있다. 책에서 이 대표는 “(직원을 채용할 때) 질문 내용만 봐도 그 친구가 똥개로 사는 사람인지 진돗개로 사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똥개 마인드’로 사는 사람은 월급과 휴일을 물어보지만, ‘진돗개 마인드’로 사는 사람은 “몇 년을 배워야 독립해서 일할 수 있느냐. 과일 고르는 법은 언제부터 배울 수 있느냐” 등의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근로자라면 주인을 물지 않는 진돗개가 돼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고용주인 ‘갑’의 입장을 대변한 해당 내용은 지난 2015년께 ‘열정페이’ 논란과 함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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