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요식업체 ‘청년장사꾼’은 지난 5월 ‘열정페이’ 논란에 휩싸였다. 청년장사꾼이 직원들에게 최저임금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월급을 지급했으며, 연차유급휴가를 보장하지 않는 등 노동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청년장사꾼 측은 두 번의 사과문을 게재하고 보상을 약속했으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보상 및 합의 과정이 순조롭지 못한 탓이다.
김윤규·김연석 청년장사꾼 대표는 논란이 발생한 직후인 지난 5월 26일 첫 번째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들은 사과문을 통해 “성장이라고 하는 핑계로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권리를 함께하는 직원들에게 제대로 보장해주지 못해서 죄송하다. 멤버 개개인에게 사과를 드리고 보상하겠다”며 전·현직 멤버들에 대한 보상 및 사과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한 달여 지난 지난 6월 30일 게재된 두 번째 사과문에서는 “과거 청년장사꾼에서 장사를 함께한 인턴 및 정직원 112명에게 직접 전화와 메시지, 대면 등을 통해 사과했다”며 “청년장사꾼의 ‘열정도 치킨혁명’ 매장을 매각해 상환하는 조건으로 1억 3000만 원을 대출받고, 두 대의 법인 차량도 매각해 총 2억 원 정도의 금액을 마련해 102명에게 보상했다. 가용 금액이 제한적이어서 모든 분들에게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지급해드리지 못했음에도 112명 가운데 102명이 양해를 해주셨다. 아직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분들과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청년장사꾼 측의 두 번에 걸친 사과에도 비판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청년장사꾼 측이 제시한 합의 금액이 실 근무금액보다 터무니없이 적고, 청년장사꾼 측이 피해 직원들과 사전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합의금을 통보했다는 지적이다.
청년장사꾼에 2년간 근무했던 전 직원 A 씨는 “합의를 한 102명은 제대로 받아야 할 금액에 터무니없이 부족한 50만~400만 원의 금액을 받았다. 청년장사꾼 측이 기준 없이 사람마다 다른 합의금을 제시했다. 사전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합의금을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청년장사꾼이 제시한 첫 합의금은 실제 근무한 ‘24개월치의 체불금액’이 아닌 고작 ‘1~2개월의 체불금액’이었다”며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 ‘인정할 수 없다’고 하자 이후 답장도 전화통화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지인이 청년장사꾼에 근무하고 있다는 B 씨 또한 “회사 내부에서는 체불 금액이 10억 원이라는 숫자가 나왔다고 한다”며 “변호사와 노무사, 회계사 등과 계약하고 있는 회사가 체불금액을 확실하게 모른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 임금체불된 모든 금액 전부 지급하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윤규 대표는 “지난 2016년 2월경 문제를 알게 돼 노무사 등 전문가를 선임해 개선해나가고 있던 차에 논란이 불거졌다. 잘못한 사실에 대해서는 변명할 여지없이 인정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보상과 관련해서는 이미 앞서 102명과 합의를 했기 때문에 나머지 분들과의 보상금 합의에 신중한 측면이 있다. 나머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분들과도 계속해서 연락해 상황을 알리고 조율 중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출퇴근 시간 기록이 정확하게 남아 있지 않아 보상금 측정이 어려운 부분은 우리 측의 실수다. 때문에 여러 다른 정황 근거를 토대로 근무시간과 당시 직급에 따라 보상금을 측정했다”며 “보상금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으나, 회사 내부에서 많은 논의 끝에 결정을 내렸다. 모든 매장을 매각해 보상하게 되면 남아있는 직원들을 모두 퇴직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C 씨에 따르면 청년장사꾼은 2주에 한 번 교육생을 모집해 교육생들에게 50만 원의 교육비를 받고 교육 기간이 끝나면 이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장사 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년장사꾼은 교육생이 근무하는 만큼 실습비를 지원했으나, 교육생의 근무시간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으며 추가근무 시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C 씨는 “말이 ‘교육’이었지 사실상 인력을 동원한 것이나 다름없다. 교육생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거나 지각할 경우 ‘일손이 부족한데 빠지면 어떻게 하느냐’는 식으로 크게 질타했다”며 “교육생들을 일손이 부족한 매장에 보내 일을 시켰다. 교육생은 자신이 원하는 매장에서 일하지 못하고 본사의 필요에 따라 파견돼 ‘실전 교육’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행사를 하는 경우 미리 나와 준비하는 시간은 근무시간으로 치지 않으면서도, 지각하면 칼같이 근무시간에서 제했다. 교육 담당자는 늦게 와도 사과하지 않은 반면 교육생에게는 유독 엄격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온라인에 게재된 청년장사꾼의 교육 프로그램 모집 글에는 ‘무단 지각 2회, 무단결근 1회 시 급여는 지급하지 않음’이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프로그램 참여 전 교육생들이 작성하는 신청서 또한 ‘1회 지각 시 30분 단위로 체험비를 차감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김 대표는 “교육 프로그램의 목적은 외식창업을 목표로 하는 예비창업자나 청년장사꾼의 정직원이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매장에서 일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프로그램에서는 실전 장사체험 이외에도 재무회계와 상권분석 등 이론교육이 병행됐다. 일손을 동원할 목적이었더라면 2주마다 새로운 교육생을 받는 번거로움을 감내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교육생에게 대가를 지급한 만큼 실전 교육 근무지 선택의 권한은 본사에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프로그램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지각에 페널티를 적용했다. 이를 사전에 고지를 했으며, 교육생들 또한 동의했다. 다만 교육 담당자가 지각을 한 것은 그를 관리하지 못한 나의 책임”이라고 전했다.
여다정 기자
yrosadj@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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