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24일 LG전자의 히트작인 노트북 ‘그램’의 광고가 공개됐다. 그램은 1kg도 안 되는 무게로 인기몰이를 한 노트북이다. 새로운 광고에서 LG전자는 오렌지에 들어있는 산성 성분이 구리판, 아연판 등을 만나면 전기를 만들어 내는 원리를 응용했다. 118만 2400g에 달하는 5400개의 오렌지를 그램에 연결해 충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같은 광고에 업계 관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대기업 광고기획자는 “지난해 LG전자의 실험 콘셉트 광고는 잘하기도 했고 재미도 봤다. 하지만 이번 광고를 보면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떠오른다”며 “오렌지로 충전하는 부분은 기존 광고 중 비슷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LG전자가 공개한 올데이 그램 광고 영상
지난해 그램은 페이퍼 아티스트를 통해 그램과 크기와 형태까지 유사한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실제 그램과 무게를 비교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 화제가 됐다. LG그램은 세계 최경량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됐고 이 광고는 약 3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광고에서는 세탁기 위에 카드를 쌓았다. 세탁기가 돌면서도 카드탑(card塔)은 쓰러지지 않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12시간 동안 세탁기가 돌며 유지된 카드탑 역시 기네스 기록에 등재됐다.
종이로 만든 노트북으로 그램의 가벼움을, 돌아가는 세탁기 위에 카드 탑을 올려놓아 적은 진동을 광고했던 지난해 광고. 두 광고 모두 기네스 기록에 등재됐다.
이번 오렌지 광고는 지난해와 달랐다. 그가 예로 제시한 지난 2010년 아이폰 광고에서는 오렌지 2380개의 오렌지 조각으로 아이폰을 충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LG전자 광고는 오렌지 숫자도 늘고 분위기가 약간 다르지만 큰 차이점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1000개 오렌지로 휴대전화를 충전한다고 해서 휴대전화 배터리 성능이 좋다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오렌지 2380개로 아이폰을 충전하는 지난 2010년 광고.
해당 광고가 올라간 유튜브 댓글란에도 이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임 아무개 씨는 “‘오렌지로 충전한다면 5400개가 필요합니다. 엄청나게 대단하죠?’라고 어필하고 있는데 구매자 입장에선 전혀 궁금하지 않다. 오렌지가 아깝다는 생각 만든다. 차라리 배터리를 강조하려고 했다면 이 제품 배터리로 전기차를 운행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 권 아무개 씨는 “큰 배터리 용량을 표현하고 싶었으면 ‘오렌지 몇 개가, 몇 개의 전구를 켤 수 있다’고 접근을 했어야지, 오렌지 몇 천개가 어느 정도의 전기를 생산하는지 어떻게 아나. 광고 보고 오렌지 아깝다는 생각만 든다”고 의견을 남겼다.
LG전자 측은 “식용 가능한 오렌지가 아니라 버려지는 오렌지를 사용했다”며 “올데이 그램이 배터리가 커진 게 강점이다.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태현 기자
to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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