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21일 미국 JD파워(제이디파워)가 발표한 2017 초기품질지수(IQS·Initial Quality Study)에서 기아자동차가 2년 연속 통합 1위에 올랐다. 지난해 자사 최초 1위에 오른 데 이어 2년 연속을 1위에 오르며 ‘한때의 요행’이 아닌 실력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한 일반 브랜드로는 3년 연속 1위다.
‘현대자동차’ 브랜드도 전체 8위, 일반 브랜드 6위로 조사대상 32개 브랜드 중 상위권에 위치했다. 다만 지난해 전체 3위, 일반 브랜드 2위였던 것에 비하면 순위가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제네시스 브랜드와 현대자동차 브랜드가 구분되지 않고 현대자동차 하나로 순위가 매겨졌는데, 그간 현대자동차의 순위를 견인하던 제네시스가 분리됐기 때문인 듯하다. 제네시스를 뺀 현대자동차만으로는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세그먼트별로 3순위까지만 발표하는 ‘톱3 모델’은 기아자동차가 총 23개 세그먼트 중 다섯 세그먼트에서 금메달에 해당하는 1위를 차지했다. 준중형차(Compact Car)에 포르테(한국명 K3), 준중형 다목적차량(Compact MPV)에 쏘울, 대형차(Large Car)에 카덴자(한국명 K7), 소형 SVU(Small SUV)에 니로, 중형 SUV(Midsize SUV)에 쏘렌토가 세그먼트별 1위다.
그 외에 옵티마(한국명 K5)가 중형차 2위, 스포티지가 소형 SUV 2위에 이름을 올려 총 7개 차량이 세그먼트별 톱3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안타깝게도 제네시스와 현대자동차는 어느 세그먼트에도 이름을 발견할 수 없었다. 제네시스의 경우 G90(한국명 EQ900)과 G80은 프리미엄 대형차(Large Premium Car)에 속하는데, 올해 프리미엄 대형차는 순위 산정에서 제외됐다. 1~3위 차량을 합친 시장점유율이 80%가 되지 않아 제외했다는 것이 JD파워 측의 설명이다.
프리미엄 대형차는 모든 메이커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다 보니 경쟁이 심해 특정 브랜드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지는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일반 브랜드로서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 쏘나타, 아제라(한국명 그랜저), 투싼, 싼타페 등의 모델들이 어느 세그먼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토요타·렉서스 브랜드의 퇴보다. 지난해 통합 4위에 오른 토요타지만 올해는 통합 14위로 내려앉았고, 렉서스 브랜드도 지난해 통합 8위에서 올해 15위로 떨어졌다. 기아자동차, 제네시스의 선전과 비교된다. 그럼에도 토요타·렉서스는 세그먼트별 톱3 모델 23개 영역 중 10개 영역에 이름을 올렸다. 그중 1위를 차지한 세그먼트도 2개다. 킬러 모델은 여전히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초기품질지수는 신차를 구입한 지 90일 이내의 차주들을 설문조사해 불만사항이 얼마나 적은지로 평가한다. 올해 조사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가장 많이 나온 영역은 흔히 ‘ACEN’으로 불리는 오디오(Audio),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내비게이션(Navigation)이다. 자동차의 기본기인 파워트레인이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ICT(정보통신기술) 영역이 순위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됐다.
이 부분은 한국, 특히 현대·기아차가 강세를 보이는 부분이다. 따라서 현대·기아차가 JD파워 초기품질지수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 자동차의 본질에 해당하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JD파워의 초기품질지수는 브랜드별 순위, 세그먼트별 톱3 모델에 이어 조립라인(Plant Assembly Line Quality Award Recipients)에 대해서도 순위를 산정하는데, 이는 조사 대상 차종의 성적을 바탕으로 생산된 공장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다. 미주, 아시아·태평양, 유럽·아프리카로 나눠 순위를 산정하며, 지역통합 1위(Platinum Award)를 발표한다. 올해 통합 1위는 토요타의 일본 규슈 2공장이다. 지난해는 토요타 규슈 2공장과 토요타의 미국 조지타운 3공장이 공동 1위였다.
올해 미주지역에서는 GM의 미국 포트웨인 공장, 토요타의 미국 조지타운 3공장, 토요타의 미국 조지타운 1공장이 1~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토요타의 일본 모토마치 1공장, 토요타의 일본 다카오카 2공장이 1~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자격을 충족한 공장이 없었다. 유럽·아프리카지역은 독일 포르쉐의 라이프치히 공장, BMW의 딩골핑 2공장, 다이믈러의 독일 신델핑겐 2공장이 1~3위에 올랐다.
조립라인 순위에서도 기아자동차, 제네시스, 현대자동차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엔 기아차 광주 1공장이 아시아·퍼시픽지역 2위에 오른 바 있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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