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식품기업의 인수합병(M&A) 열풍이 거세다. 가정간편식(HMR)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제품군 확보와 더 높은 품질경쟁력까지 동시에 요구되면서 ‘맨땅에 헤딩’보다 이미 안정적인 기술력을 확보한 전문기업 인수를 택하는 것이다.
최근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CJ그룹이다. 이재현 회장의 복귀와 함께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CJ는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적극적인 M&A에 나서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일 러시아 냉동식품 업체 ‘라비올리’ 지분 확보에 300억 원을 투입, 100% 인수 절차를 마치고 ‘CJ 라비올로 러시아’로 사명을 바꿨다고 밝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라비올리는 1994년 설립된 냉동식품 업체로 러시아 만두인 ‘펠메니’를 생산하는 지역 내 판매 순위 3위 안에 드는 브랜드다. 지난해 매출액은 450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향후 2년간 13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생산설비와 인프라를 확대하고 내년부터는 한국의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현지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영업망을 러시아 전역으로 확대, 냉동 가정간편식 제품을 외식형·스낵형·편의형 등 다양한 형태로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13일에는 브라질 식품업체 ‘셀렉타’ 인수 소식도 전해졌다. 셀렉타는 식물성 고단백 소재인 농축대두단백을 생산하는 글로벌 1위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약 4000억 원, 영업이익 약 550억 원으로 세계 37개국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셀렉타 인수와 함께 생산라인을 늘리고 효소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원그룹도 M&A를 통해 종합식품회사로 변신, 참치로 대표되는 기업이미지를 바꿔나가는 중이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7월, 국내 1위 반찬 배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더반찬’을 인수하고 계열사인 동원홈푸드와 합병시켰다. 2008년 사업을 시작한 ‘더반찬’은 온라인 주문을 통해 반찬을 배달하는 방식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 다양한 메뉴를 구성하며 28만 명의 고객을 확보한 기업이다.
지난 4월 서울 금천구에 2200평 규모의 가정간편식 조리 공장 DSCK센터를 준공한 동원홈푸드는 2021년까지 오프라인 반찬매장 300곳 개설 등 ‘더반찬’을 2000억 원대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더반찬’은 동네 반찬가게처럼 반찬과 국을 조리, 포장해 판매하는 방식으로 동원은 CJ제일제당 ‘비비고’, 이마트 ‘피코크’ 등 타사와는 차별화된 가정간편식 시장을 만들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종합식품기업 신세계푸드도 활발한 M&A의 주인공이다. 지난 2015년 이마트에 냉동만두를 제조·납품하는 세린식품 인수를 시작으로 같은 해 연말 음료사업부인 스무디킹코리아 지분을 180억 원에 100% 인수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을 70억 원에 인수 완료하는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을 꾸준히 진행해왔다. 올해는 수제버거전문점 ‘자니로켓’과 소프트아이스크림전문점 ‘오슬로’ 등 프랜차이즈 외식사업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삼립 등을 거느린 SPC삼립도 제분기업 ‘밀다원’과 육가공 전문기업 ‘그릭슈바인’ 등을 차례로 인수하면서 종합식품회사로의 변모를 선언했다. 올 상반기 충북 청주에 완공 예정인 ‘종합식재료 가공센터’를 통해서는 가정간편식 사업을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청주공장에서는 가정간편식뿐 아니라 제빵, 샐러드, 소스 등 다양한 원료를 비롯해 주스 등 음료 원료와 자체 음료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키움증권 박상준 애널리스트는 “식품회사들의 적극적인 투자 의사 결정은 해당 산업의 미래 성장성과 시너지 효과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러한 M&A는 향후에도 미래 성장가능성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중점을 두고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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