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스마트폰 초창기 시절, 화면에 지문이나 손금을 대면 운수를 알려주는 앱이 반짝 인기를 끌었다. 실상은 화면에서는 어떠한 정보도 읽어들이지 못하고 결과는 무작위로 알려주는 속임수에 불과한 가짜 앱(Fake App)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것이 실제로 가능한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바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이다. 지금까지 홈 버튼이나 후면에 위치한 지문센서에 손가락을 대야 했던 불편함을 극복하고, 지금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지문 센서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의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노트8’과 애플의 ‘아이폰8(가칭)’에 해당 기술이 적용될지를 두고 관심이 높아진 상황. 하지만 기술적 난제가 적지 않아 도입이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도입은 시간문제라는 입장. 과연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어떤 원리
현재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은 아직까지 화면 전체가 아니라 손가락을 대기 쉬운 엄지손톱 크기의 특정 영역을 대상으로 한다.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스마트폰을 쥐었을 때 엄지손가락 지문을 대기 쉬운 중간 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디스플레이에 지문인식 IC를 심는 방식과 터치스크린 센서의 감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지문을 인식하는 방식이다. 양쪽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
디스플레이에 지문인식 IC를 심는 방식은 인식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스마트폰 화면은 강화유리를 시작으로 실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층이 겹겹으로 쌓여 있다. 이것을 모두 통과해서 지문 정보를 센서에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방식은 별도의 지문인식IC 없이 터치스크린 센서를 더욱 촘촘하게 배열해 지문정보까지 읽어낼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 역시 아직까지는 디스플레이 특정 영역에서만 인식이 가능하지만, 향후 디스플레이 전체에서 읽어내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문인식IC가 아닌 터치스크린 센서가 지문 정보를 얼마나 정확히 읽어낼지는 아직까지 검증된 전례가 없다.
현재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술 도입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은 삼성전자와 애플. 삼성전자는 시냅틱스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애플은 오센텍을 인수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시냅틱스와 오센텍 모두 세계적인 지문인식 IC 전문기업이다.
국내 부품 제조사 중에는 크루셜텍이 터치스크린 센서를 활용한 방식인 DFS(Display Fingerprint Solution)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저마다 독자적인 방식으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을 선보이며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 커진 화면에 적당…간결한 디자인
스마트폰의 지문인식 센서는 이미 모바일 결제와 웹사이트 로그인 등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인식 속도도 매우 빠르고 정확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술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배경은 뭘까.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직관성을 첫 번째로 꼽는다. 디스플레이에 센서를 탑재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사용자들이 지문인식 기능을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령 웹브라우저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묻는 대신 화면에 지문인식 안내를 보여주고, 사용자는 곧바로 손가락을 대는 것으로 간단하게 로그인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어색하게 홈 버튼이나 지문인식 센서를 더듬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포인트다. 이 밖에 모바일 쇼핑, 뱅킹 등 보안이 필요한 모든 상황에서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잠금화면 해제 역시 화면에 지문을 대는 행위만으로 간단하게 풀린다.
스마트폰 디자인 역시 더욱 간결해진다. 최근 트렌드는 전면을 가득 채우는 디스플레이다. 이를 위해 ‘갤럭시S8’에서는 홈 버튼을 삭제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지문인식 센서는 할 수 없이 후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홈 버튼이 없는 LG전자 G시리즈는 일찌감치 지문인식 센서를 후면에 배치했다.
후면 지문센서에 대해 대부분 사용자들은 불편하다는 반응. 특히 지문인식 센서 대신 카메라 렌즈를 만지게 된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지문인식이 가능해지면 디스플레이 영역을 더욱 늘리면서도 불편한 후면 지문인식 센서를 달지 않아도 된다.
# 연내 도입 가능성은?
최근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도입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갤럭시노트8과 아이폰8 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가능성은 반반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관건은 기존 스마트폰이 제공한 경험을 전혀 해치지 않으면서 지문 인식이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지는 것”이라며 “기술적 완성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도입할 경우 양사가 오랫동안 공을 들인 삼성페이나 애플페이와 같은 기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진피층에 있는 지문 정보의 투과율이 양사 모두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안다”며 “수율까지 감안하면 대량 양산은 아직까지 미지수”라고 의견을 밝혔다.
터치스크린 센서를 이용하는 DFS 방식 역시 몇 가지 기술적 장애를 넘어야 한다. 크루셜텍 관계자는 “터치스크린 감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센서를 촘촘히 탑재할 경우 투명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극복 가능한 부분이며 목표는 연내 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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