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벌써 여름 날씨입니다. 여름에는 듣는 음악도 달라지죠? 특히 여름에 잘 어울리는 음악이 남미 음악이 아닐까 합니다.
중국 음악, 한국 음악, 일본 음악, 인도 음악을 묶어서 ‘아시아 음악’이라고 말한다면 이상하겠지요. 마찬가지로 국가별 특색이 다양한 남미에서 ‘남미 음악’이라고 말하는 건 획일화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남미 음악은 영·미권 팝 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함을 보여주는 건 사실인 듯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팝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남미 음악’으로 묶여도 관심을 얻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기도 하지요.
오늘은 남미 음악,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브라질 음악’과 ‘자메이카 음악’을 받아들인 팝 음악들을 추천해 보겠습니다.
스탠 게츠의 ‘코르코바도(Corcovado)’. 브라질 음악을 전 세계에 유행시켰다. 지금도 가장 즐겨 연주되는 대중적인 재즈 레퍼토리 중 하나다.
남미 음악, 그중에도 브라질 음악을 받아들여 큰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앨범이 바로 스탠 게츠(Stan Getz)의 게츠/질베르토(Getz/Gilberto)일 겁니다. 브라질 삼바 리듬에 쿨 재즈를 합친 보사노바는 순식간에 유행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브라질 최고의 작곡가 조빔의 훌륭한 작곡. 조앙 질베르토의 부드러운 기타. 그의 아내인 아스트루드 질베르토의 나른하면서 이국적인 보컬. 마지막으로 스탠 게츠의 쿨 재즈 색소폰까지. 그야말로 ‘올스타’ 멤버로 앨범을 만들었습니다. 이 앨범은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 앨범이 미국 대중에게 소개한 보사노바는 전 세계에서 유행하며 지금도 가장 ‘카페’에 어울리는 우아한 음악으로 사랑받고 있지요.
세르지오 멘데스의 ‘마스 퀘 나다(Mas Que Nada)’. 블랙 아이드 피스가 피쳐링해서 21세기에 맞는 분위기로 리믹스했다. 세르지오 멘데스의 음악을 다시 뜨거운 팝 음악으로 돌려놓았다.
조빔의 성공 이후 브라질 음악이 미국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기회로 뉴욕에 진출한 브라질 음악가가 세르지오 멘데스입니다. 그는 ‘브라질 66(Brasil 66)’이라는 밴드를 결성해 빌보드 탑 10에 들 정도의 성공을 거둡니다. 조빔이 우아한 재즈에 가까운 음악을 했다면 세르지오 멘데스는 ‘팝’에 가까운 음악으로 성공했지요.
21세기에는 윌 아이엠, 존 레전드, 인디아 아리에 등의 최신 힙합 뮤지션과 함께 ‘타임리스(Timeless)’라는 앨범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 앨범은 크게 히트했지요. 덕분에 세르지오 멘데스는 다시금 뜨거운 음악가가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브라질 음악에 최신 음악을 적절히 혼합해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푸지스의 ‘노 우먼 노 크라이(No Woman No Cry)’. 밥 말리의 명곡을 푸지스가 리메이크했다.
힙합계에는 수많은 그룹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푸지스(The Fugees)는 독특합니다. 본인을 ‘난민(refugee)’으로 칭하는 독특한 그룹이지요. 멤버들 중 상당수가 아이티 출신이기도 했습니다. 미국 중심의 주류 힙합과는 뭔가 다르지요.
이들의 음악 또한 난민다웠습니다. 힙합 정체성을 내세우기보다는 뉴욕의 힙합에 소울 알앤비, 레게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지요. 특히 아이티 출신 멤버들의 캐리비안 뮤직의 영향이 강렬했습니다. 이 그룹의 최고 히트 앨범은 2집 더 스코어(The Score)입니다. 이 앨범에서 이들은 레게의 거장 밥 말리(Bob Marley)의 명곡 ‘노 우먼 노 크라이(No Woman No Cry)’를 푸지스 스타일로 리메이크했습니다. 캐리비안 음악의 유지를 잇는 멋진 리메이크였습니다.
드레이크의 ‘원 댄스(One Dance)’. 레게, 댄스홀 음악을 적극 받아들였다. 작년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다.
1990년대를 넘어 2010년대에는 드레이크가 힙합을 중심으로 알앤비, 일렉트로니카 등을 넘나들며 새로운 잡종 음악을 만들고 있는데요. 그는 월드 뮤직, 그 중에서도 레게음악까지도 과감히 받아들였습니다. 2016년 발표한 앨범 ‘뷰(View)’의 타이틀곡 ‘원 댄스(One Dance)’입니다.
나이지리아 아프로비트. 자메이카의 댄스홀 음악. 드레이크 특유의 나른한 알앤비 보컬. 원 댄스는 이 모든 요소를 뒤섞은 음악이었습니다. 빌보드는 원 댄스를 ‘올해의 여름노래’로 선정했습니다. 이 곡은 지난해 가장 히트한 싱글이 되었지요. 알앤비, 힙합, 트랩, 일렉트로니카 등 수많은 음악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힙합 역사를 새로 썼던 드레이크가 또 한 번 잡종음악으로 팝 음악계를 석권한 셈입니다.
50여 년간 팝 음악이 세계 음악을 지배 중입니다. 그런 팝 음악에도 새로운 흐름은 필요했습니다. 그중 팝 뮤지션이 가장 즐겨 활용하는 ‘새로운 피’가 바로 남미 음악이 아닐까 합니다.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합니다. 음악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남미의 따뜻한 기후 속에서는 낙천적인 음악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여름에 어울리는 좋은 기운을 가져다주는 거겠지요. 낙천적인 남미 음악을 받아들인 팝 음악들이었습니다.
김은우 아이엠스쿨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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