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상반기 기업공개(IPO·상장) 시장 최대어로 꼽힌 넷마블게임즈가 공모가 거품 논란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후 한 달이 다되도록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9일 넷마블 주가는 전일 종가에 비해 2.61% 하락한 14만 9500원으로 마감했다. 이날 종가는 지난 4월 상장 전 공모가 15만 7000원에 비해 4.8%가량 떨어졌고 지난 5월 12일 상장 당일 시초가인 16만 5000원에 비해 9.4%나 하락한 수치다. 넷마블의 주가는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상장 당일 시초가를 넘지 못한 채 마감했다.
이러한 넷마블의 주가 흐름은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상반된 방향으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코스피 시장은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고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게임 산업 육성을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틀 후 넷마블이 상장했기 때문이다. 같은 게임업종 상장사인 엔씨소프트는 9일 주가가 40만 50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에 의한 주식 취득은 상장 후 주가가 발행가를 웃도는 경우가 대다수다. 투자자 입장에선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공모가보다 내려간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넷마블의 경우가 그러하다”라고 지적했다.
넷마블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공모가 거품 논란이 거론된다. 넷마블 공모가 15만 7000원은 지난 4월 24일 확정, 공시됐는데 이를 통해 환산한 시가 총액은 13조 원대로 코스피 시총 2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넷마블의 지난해 순이익 1739억 원 규모를 13조 원 가치에 대입하면 주가수익비율(PER)은 76배다.
공모가는 유사 회사의 PER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 주요 게임주의 2017년 예상 PER 평균은 22배 정도에 머물고 있다. 즉 넷마블 공모가가 시장 평균의 세 배를 훌쩍 넘었다는 얘기다. 국내 증권사들이 넷마블의 목표주가를 공모가에 비해 크게 높지 않은 17만에서 20만 원까지 제시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공모가 고평가 지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모가는 IPO 주관사 주도로 선정되는데 넷마블의 경우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주관사, 투자자, 넷마블의 의견 교환을 했고 정해진 로직과 산정 방법에 따라 공모가를 최종 산정했다. 공모가는 주가에 비해 높아도 문제, 낮아도 문제라는 지적을 받는다”며 “현재 넷마블의 주가와 공모가 사이에 현격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아직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넷마블의 중국 게임시장에 대한 확대 공략이 불투명해졌다는 점도 현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꼽힌다. 넷마블은 지난해 말 출시한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중국과 일본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 게임의 신규허가(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넷마블 관계자는 “상장한 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았다. 주가에 대한 관점은 장기적으로 봐 달라. 호재가 있으면 얼마든지 반전의 여지가 있다”며 “공모가는 시장에서 결정한 부분이다. 당사의 입장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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