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주택시장에 강력한 상승 에너지가 넘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5월 3주(5월 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은 0.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은 0.13%, 수도권은 0.07% 상승하며 전국 아파트 가격의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서울 인구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데, 왜 서울 주택 가격이 상승하는 것일까? 주택 가격도 결국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라면, 서울 인구가 주는 것은 곧 가격 하락 요인이 아닐까?
이에 대해 ‘돈 되는 아파트, 돈 안되는 아파트’의 저자,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원인과 결과가 반대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서울의 주택이 줄어들어서 인구가 감소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 많은 재건축에도 불구하고 서울 주택이 줄어든다니? 본격적으로 그 이유를 밝혀보자.
그런데 대규모 주택재개발을 하면, 주택 수는 어떻게 변화할까? 혹시 이런 재개발 사업 후, 주택의 수가 증가할지 감소할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아마도 당연히 주택 수가 개발 전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본다. -본문 223~224쪽
당연한 일 아닐까? 용적율이 올라가며 1~2층짜리 단독주택이 20층 이상의 아파트로 변신하는데, 당연히 주택 수가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달랐다.
주택재개발을 하는 모든 정비구역에 대해, 이전에 거주하던 가구수와 이후에 거주하는 가구수에 대한 통계자료(2011년 국토부 업무편람을 활용한 주택산업연구원 자료)가 발표된 적 있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사업이 완료된 전국 재개발 지역 중 철거된 가구는 30.6만 가구, 건설된 가구는 29.8만 가구에 불과했다. -본문 224쪽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나타났을까? 혹시 잘못된 통계가 아닐까? 이에 대해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서울의 주택재개발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고 이야기한다.
서울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을 살펴보면 주택 수 감소가 더 심각하다. 서울에서 진행 중인 재개발 사업의 경우, 철거대상 가구는 17.8만 가구이고 건립 예정 가구가 13.9만 가구에 불과하다.
(주택 재개발 과정에서) 무려 22%의 주택이 감소하는데, 이는 100채의 집을 허물고 78호의 새집을 짓는다는 의미다. -본문 224~225쪽
주택재개발은 용적률을 높여주는데 왜 주택 수는 감소할까? 그 이유는 바로 사라지는 집과 새로 지어지는 집의 구조 차이 때문이다.
오래된 집, 특히 낡은 단독주택의 평균 면적은 약 30제곱미터로, 요즘 집보다 면적이 작다. 이런 집들을 허물고 요즘 집의 일반 면적인 59제곱미터나 84제곱 미터로 집을 지으려면, 똑같이 하나의 집을 짓더라도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중략)
서울의 인구감소 원인을 ‘높은 주거비용의 부담 때문에 경기가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한 것을 본 적 있는데, 정작 주거비 상승의 부담이 높아진 이유는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재개발 때문에 주택 수가 줄고, 이에 따라 서울을 벗어나야 하는 가구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왜 말하지 않는가? -본문 225쪽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주택 가격의 상승 영향으로, 아마 곧 정부의 대책이 발표될 것이다. 새로운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 안에 부디 수요뿐만 아니라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함께 담기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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