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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문재인 정부와 함께 시작된 북한 '미사일 위크엔드'의 모든 것

핵과 미사일 협상에 집중해야 북한 내부 정치 간섭 덜하기 때문

2017.06.02(Fri) 11:04:26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개선될 것 같았던 남북관계는 계속된 긴장국면에 있다. 북한이 한 달 가깝도록 주말마다 신형 미사일 발사시험을 통해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전문가 탈 인바르(Tal Inbar)는 이를 “미사일 위크엔드(Missile Weekend)”라고 부르는데, 북한의 이런 행보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북극성 2호. 사진=KCNA


첫 번째로, 일요일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이유는 월요일 신문 1면에 대한 집착이다. 주중에 발사해 주말 뉴스로 나가면 한국과 서방 언론들은 이미 다른 이슈로 포커스를 옮긴다. 주말 늦게 발사하면 월요일 조간신문에는 실리기 곤란하다. 한미연합사와 대한민국 국방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북한이 월요일 발행하는 ‘노동신문’을 보고 브리핑하는 것을 선호한다.

 

두 번째로, 남북관계 향방에 관계없이 북한이 미사일 기술을 과시할수록 이익이 커지는 것이 명백하다. 북한은 위협 강도가 커질수록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고 수십 년간 믿어왔다. 긴장이 풀리는 시점, 위협적이지 않을 때 미국과 한국은 북한에 더 많은 개방이나 요구를 하지만, 위협적인 상황에서는 남북대화나 미북관계의 포커스는 ‘북한 위협의 감소’에 중점을 두지, 북한의 체제나 범죄에 간섭할 확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미사일을 쏘면 미사일을 쏘지 않기 위한 방법과 협상만이 남는다. 체제와 김정은에 대해서 그 어떤 변화도 바라지 않는 그들에게 최선의 선택지는, 지속적으로 위협을 하여 국제사회가 북한 내부에 대한 관심을 가지지 않도록 하는 것뿐이다. 

 

마지막으로, 핵실험 도발의 경우 이득과 함께 잃는 리스크가 만만찮다는 점이다. 북한의 최종 목표인 ‘영원한 주체사상과 김씨 일가의 왕국’을 위해서는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면서도 국제사회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데,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생산하지 않더라도 지금 가진 핵무기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핵동결 조치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협상이 끝날 때까지 최대한 많은 핵무기를 제조하고 핵물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은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 두 가지가 있는데, 두 가지를 포함하더라도 북한이 핵무기 20개 이상의 핵물질을 확보했을 가능성은 낮다. 벌써 다섯 번의 핵실험을 진행한 시점에서 북한은 보유한 핵물질의 30% 가까이를 실험으로 소모한 셈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주말마다 발사하는 신형 미사일들은 어떤 능력을 강조하고 싶은 걸까. 미사일마다 세부적인 능력은 다르겠지만, 그들의 새로운 미사일에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위협 요소는 한국의 북핵 대응 군사전략인 KMPR(Korea Massive Punishment & Retaliation: 대량응징보복​)을 막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14일에 발사한 화성-12 미사일은 IRBM(Intermediate Range Ballistic Missile: 중거리탄도미사일)으로,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 중 가장 멀리까지 비행한다. 전문가들은 이 미사일의 고각 궤도를 역산하면 약 5000km의 사거리를 가진다고 예측하는데, 이는 미국 영토인 알래스카까지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화성-12는 대기권 밖에서 탄두를 분리한 다음, 분리된 탄두가 소형 액체로켓을 이용해 자세를 제어하고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화성-12가 긴 사거리의 핵미사일일 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ICBM(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기술기반을 거의 실증했다는 뜻이다. 

 

미국이 평양을 핵공격할 수 있듯, 북한도 워싱턴 D.C.를 핵으로 위협 가능하니 동등한 핵보유국이라는 그들의 억지 논리를 뒷받침하는 기술적 진보다. 최악의 경우 북한의 핵공격 때문에 미국이 한반도 작전에 제한을 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5월 21일 발사한 미사일은 북극성 2형 MRBM(Medium-Range Ballistic Missile: 준중거리탄도미사일)으로, 2000km 미만의 사거리를 가진다. 북극성 2형은 이미 발사시험이 진행된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북극성 1형을 지상형으로 옮긴 것으로 기술적으로는 큰 혁신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고체연료 추진방식에 무한궤도식 발사차량이 조합됐다는 점이다. 고체연료는 액체연료와 달리 연료주입 과정이 없어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에 위치가 노출될 가능성이 줄어든다. 

 

한반도 전역과 일본, 오키나와를 은밀하게 기습공격할 수 있게 된다면 한국의 핵심 목표물을 보호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응징보복작전에 큰 지장이 생긴다. 발사준비에 시간이 작게 걸리니 보복을 위한 도발 원점타격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대량의 정밀유도무기와 특수부대로 북한을 초토화시키기 위해 필요한 주일미군의 지원을 받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5월 28일 발사한 번개 5호의 경우, 앞의 미사일들과 달리 방어용 미사일이다. 탄도미사일​이 높은 고도까지 올라가 낙하하면서 지상의 표적을 파괴하는 것과 달리, 지상에서 항공기와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  발사하는 방어용 요격 미사일이다. 

 

전문가들은 구 소련의 S-300PMU 대공 미사일을 모방했다고 추정하는데, 성능도 그대로 카피를 했다면 70km에서 120km 밖의 전투기를 격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형 무인기와 탄도미사일에 대한 제한적 요격능력도 갖추고 있을 것이다. 우리 군이 내년부터 인도받는 패트리어트 PAC-3보다는 미사일 방어능력이 떨어지겠지만, 1990년대 1차 걸프전에서 스커드 미사일을 요격했던 패트리어트 PAC-2와 비교할 만한 수준인 것이다.

 

북한은 번개5호가 무인 표적기와 로켓을 동시에 요격했다고 발표했지만, 그 표적들의 정확한 상태에 대해서는 우리가 알 수 없다. 하지만 번개 5호가 KMPR을 위해 북한의 최고 지휘부를 탐색하는 무인정찰기와, 북한의 중요 자산을 공격하는 현무-2 탄도 미사일에 대응하는 무기임에는 분명하다. 응징보복의 수단으로 우리 군의 특수부대가 특수전 항공기와 수송기에 탑승하여 북한 지역에 투입되는데, 현재로서는 번개 5호​의 공격을 피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이처럼 북한의 계속된 미사일 도발은 북핵 대응 전략 중 응징보복의 핵심인 KMPR과, 한미연합자산 중 미국의 군수물자와 지원군이 한반도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북한 나름의 해법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해결책이 있을까. 그 전에 기술적으로 고려해볼 것이 있다. 적을 찌르는 창인 탄도 미사일과, 나를 지키는 방패인 대공 미사일을 동시에 개발하면서 서로의 창과 방패를 부수려는 시도는 30년여 전 냉전 말기, 구 소련과 미국의 기술경쟁과 매우 닮았다.

 

5000km를 넘게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은 우리 영토를 노리는 것은 아니지만, 동맹국의 참전을 막는 공격수단이므로 상승단계 요격을 고려해 볼 만하다. 현재 미사일 방어계획 중 상승단계 요격을 위한 미사일은 매우 커서 우리가 보유하기 힘들다. 대안으로 상승단계 미사일 요격을 우리 군의 차세대 중형 무인항공기나 차세대 전투기에 임무를 맡기는 것을 고려해볼 만하다. 적진 근처 하늘에서 쏘는 미사일로 상승단계 요격을 한다면 미사일의 크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화성12호. 사진=KCNA


무한궤도로 이동하는 차량에 실린, 발사준비가 매우 빨리 끝나는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센서-슈터 복합체’ 개념을 적용해 볼 수 있다. 현대전은 복잡한 여러 무기체계들이 협력하며 적을 공격한다. 이 때문에 발달된 기술력으로도 적을 발견하고 공격하는데 수시간에서 수십 분이 걸린다. 

 

이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은 표적을 탐지한 무기가 곧바로 표적을 공격하는 것으로, 감시정찰용 항공기에 공격능력을 붙이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미국의 보잉사가 제안 중인 P-8 AGS의 경우 지상의 이동하는 미사일 발사대를 탐지하는 대형 레이더와 함께, 70~120km 밖의 지상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JSOW, SDB2 등의 유도폭탄을 같이 장착할 수 있다. 

 

우리 군의 항공기를 위협하는 신형 대공미사일에는 전자교란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군은 전투기에 장착해 대공미사일을 교란하는 ALQ-200 전자전 장비를 개발했으나, FA-50 같은 소형 전투기나 C-130 같은 수송기에는 장착하지 못하고 있다. 

 

비즈니스용 항공기나 수송기에 대형 전자전 장비를 다는 것이 제일 좋지만, 이미 있는 비행기에 복잡한 안테나나 장비를 붙이고 안전하게 비행하는 것은 많은 어려움을 동반한다. 해외에서 전투기를 개조해 적진에 동행하는 전자교란 항공기를 도입하거나, 가짜 표적이 돼 적을 속이는 기만용 무인비행기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우리 군의 탄도미사일 역시 적의 대공미사일에 요격되지 않도록 특수 궤도비행이나 불규칙 비행을 하도록 개조할 수 있는데, 이런 기술은 이미 1980년대 후반 구 소련의 단거리 탄도탄에 적용된 바 있어 의지만 있다면 적용 가능하다. 

 

기술적으로는 이렇게 몇 가지 해결책이 존재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방과학기술정책과 우리의 군사전략에 대한 정책결정자들의 일관되고 굳건한 의지다. 정치적으로는 북핵 폐기에 노력하면서, 동맹국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에 맞추어 긴장완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별개로, 우리 군과 국방과학이 북한의 기술이 우리의 국방과학 기술을 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 혁신적인 투자와 연구가 필요하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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