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뚫고 중국 현지에서 잇따라 수출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중국 의료기기 시장이 오는 2022년 세계 2위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의료기기 업계에게 중국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없어서는 안될 시장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22일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중국 상하이 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77회 중국국제의료기기전시회(CMEF)’에 지역 기업들의 참가를 지원해 714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구시 프리 스타기업(기술력과 성장성을 겸비한 작고 강한 기업)인 ‘올소테크’는 의료기기 전문유통 상사인 중강과 7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치과용 임플란트를 생산하는 ‘덴탈릭스’는 상하이시비무역유한공사와 오는 2018년도까지 14만 달러 규모의 제품을 납품키로 하는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 강원·충북 지역의 의료기기 7개 업체들도 309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다.
국내 자동심장충격기(AED·응급상황에서 환자 심폐소생을 돕는 의료기기) 전문제조업체인 ‘라디안’도 중국해주 커메이스 메디컬 유한공사와 지난해 7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 본격적인 수출을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2년 내 다중이용시설의 AED 설치를 의무화하는 등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의 의료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 미국 보스턴컨설팅(BCG)은 ‘의료기기, 신흥국 기업의 다음 돌파구’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중국 의료기기 시장 규모가 690억 달러(약 77조 7500억 원)까지 확대돼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장쑤성은 고급 의료기기 생산 핵심 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코트라 난징무역관에 따르면 장쑤성 인민정부는 지난해 ‘장쑤성 13.5 전략적 신흥산업 발전규획’을 통해 5년간 육성할 10개 산업 중 의료기기 산업을 포함하며 적극 지원에 나섰다. 현재 장쑤성 내 의료기기 산업단지도 조성 중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정부 지원에 힙 입어 장쑤성이 첨단 의료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장쑤성의 의료기기 산업단지는 중국에 처음 진출하는 기업들과 신생 기업들의 성장을 돕고 있어 진출시 적극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지용 신한금융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발효와 중국 식품약품관리감독총국(CFDA)의 규제 완화로 시장 접근성도 높아진 만큼 국내 업체들에 유리한 여건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효과적인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선 중국 내 의료기기 유통의 80%가 주요 도매상과 낙찰제도를 통해 병원에서 이뤄진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 현지 유통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거나 현지화 수준이 높은 업체가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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