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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욱 경제팩트] '분양절벽'이 온다? 부동산 가격 급상승 까닭

신간 ‘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개발형 택지 공급 끊길 가능성 제기

2017.05.29(Mon) 09:49:22

[비즈한국] 사람마다 부동산에 대한 판단은 제각각이다. 한국 부동산에 ‘거품’이 잔뜩 끼어 곧 붕괴될 일만 남았다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편에서는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비하면 서울 등 한국 수도권 부동산이 저평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수도권의 한 신도시 건설 현장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박정훈 기자

 

최근 부동산시장, 특히 서울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는 후자의 손을 들어주는 것 같다. 한국감정원의 부동산 가격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 동안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0. 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5월 들어서 상승 탄력이 더욱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5월 2주차 전국 아파트 가격은 전주 대비 0.02% 상승한 가운데 서울은 0.0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왜 부동산가격이 이렇게 가파르게 오를까? 여러 요인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저금리 정책을 들 수 있다. 한국은행의 정책금리가 1.25%에 그치는 가운데 은행권 대출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에 떨어져 있는 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두 번째는 부족한 택지공급이다. 2015년 한국의 주택분양이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는 이야기를 기억하는 독자들 중에서는 ‘이게 무슨 소리인가’라고 반문할지 모르나, 여기에는 흥미로운 통계가 숨어 있다. 

 

최근 출간된 책 ‘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의 저자,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다음과 같이 섬뜩한 그래프를 제시한다. 

 

출처=채상욱(2017), ‘돈 되는 아파트, 돈 안 되는 아파트’ 41쪽.


이 대목에서 채상욱 애널리스트의 주장을 잠깐만 청취해보자(39쪽). 

 

앞으로 우리나라에는 분양 물량이 급감하는 ‘분양 절벽’ 시대가 온다. 아마도 2018년부터 최소 5년 이상 지속될 것이다. 그러니 아직 집이 없다면 ‘입주 폭탄’이라는 뉴스에 속지 말 것을 권한다. 

 

어마어마한 집이 분양된다는데, 왜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이런 주장을 펼칠까? 그 답은 바로 집을 지을 땅, 즉 택지(宅地)의 공급이 앞으로 급감하기 때문이다(39~40쪽). 

 

아파트 분양은, 분양하는 땅을 기준으로 그 형태를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위례·미사·동탄·김포한강·세종시처럼 신규 택지 개발(=신도시)을 통해 분양하는 ‘개발형’ 분양이다. 두 번째는 재개발·재건축 등과 같은 사업을 통해 ‘기존 도시’에 다시 아파트를 공급하는 ‘정비형’ 분양이다. 간단하게 말하며 ‘새 땅’에다 짓는지 ‘헌 땅’에 짓는지의 차이다. 

 

이건 쉽게 이해된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을 통해 기존에 존재하던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을 짓는 것은 정비형, 반대로 농지나 임야 등을 정부 주도로 택지 공급하는 것은 개발형 개발이다. 그런데 이게 앞으로 택지 공급이 감소하는 것과 어떻게 연결되는가?

 

이에 대해 채상욱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개발형 택지 공급이 끊길 것이라고 이야기한다(40~41쪽). 

 

개발형 분양을 살펴보자. 2008~2010년, 연평균 17만 호 수준에 불과할 아파트 분양은 2015년에만 44.7만 호 개발에 이른다. 이는 신도시 분양이 많았다는 의미다. 이후 신도시 분양은 2016년 38.7만 호로 감소했고, 2017년에는 26만 호 수준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개발형 분양은 앞으로 증가할까, 감소할까? 아마도 2020년 전후로는 연 평균 15만 호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아파트 분양을 주도해 온 개발형 분양이 앞으로 시들해진다는 이야기다. 왜 그럴까? 그 답은 바로 신도시 개발이 급격히 감소한 데 있다(41~42쪽). 

 

노무현 정부시절, 대규모로 기획했던 2기 신도시와 세종시 개발로 택지 공급량이 급증했다.  2004년에 공급된 택지는 수원 광교, 남양주 별내, 고양 삼송 등이었고, 2006년에는 평택이 신규 택지로 공급되었다. 2007년에는 파주 운정, 인천 검단, 화성 동탄, 2009년에는 하남 미사, 서울 서초 등이 공급되었다. 

 

이처럼 신도시 건설을 위해 2004~2010년에 집중적으로 건설된 아파트들은 경기가 회복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분양시장에 풀렸다. 그리고 2015년 44.7만 호 분양으로 정점을 찍고 2016년부터 감소하고 있다. 

 

2015년을 고비로 분양이 줄어드는 이유는 정부의신도시 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데 있다(42~43쪽). 

 

신도시 건설이 사실상 중단되기 시작한 것은 이미 2011년 택지 공급 감소를 통해 예견되었다. 택지공급과 분양의 시차가 5년 이상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신도시를 통해 아파트가 공급되는 개발형 분양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다. 

 

앞으로 상당 기간 한국의 아파트 공급은 ‘정비형’ 분양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재건축이나 재개발을 통한 정비형 분양이 얼마나 소규모이며, 또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독자들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앞으로 상당 기간 주택공급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다른 모든 시장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시장도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홍춘욱 이코노미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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