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맞벌이가구와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정간편식(HMR)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가공식품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정간편식(HMR) 출하액은 2011년 1조 1067억 원에서 2015년 1조 6720억 원으로 오르며 5년 만에 51.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간편식의 장점은 포장용기를 뜯어 데우기만 하면 돼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4세, 9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김유정 씨(37)는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은 외식이 쉽지 않고, 외식을 하더라도 놀이방이나 아이를 데리고 가기 편한 곳을 택하다보니 매번 같은 메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최근 간편식은 아이는 물론 어른 입맛까지 만족시키는 메뉴까지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외식보다는 간편식을 즐기게 됐다”고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직장인 김수지 씨(34)는 “1인 가구인데 음식을 해먹으려면 재료가 많이 남아서 차라리 사먹는 게 훨씬 가성비가 높은 것 같다”며 “혼밥족을 환영하는 식당이 아직까지는 많지 않아서 간편식을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눈치 보지 않고 내 집에서 맘 편히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어서 만족한다”고 간편식을 즐겨 찾는 이유를 밝혔다.
간편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그 종류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전자레인지 2~3분 가열만으로 흰 쌀밥이 완성되는 즉석밥은 기본, 국과 탕류부터 손질하기 번거로운 생선구이까지 등장한 것이다.
지난 2월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가공식품 시장분석 보고서 ‘레토르트 주요 제품군 소매점 판매 점유율 및 순위 변화’에 따르면 ‘탕류’가 가정간편식 시장의 최강자로 등극했다. 탕류의 판매점유율은 2013년 19.9%에서 2015년 28.2%로 증가하며 수년째 선두를 지키던 카레(26%)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는 발 빠르게 순댓국, 육개장, 된장찌개 등 다양한 국·탕·찌개 간편식을 선보이고 있다.
한돈 브랜드 도드람은 식품 전문 제조기업 ㈜푸르샨식품을 인수, 온라인 쇼핑몰에서 순댓국과 우거지뼈해장국 등 국 간편식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간편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간편한 조리와 장시간 보관 가능한 상온 제품 개발을 통해 ‘한식HMR 상온 기술’ 역량 확보에 집중, 사골곰탕, 두부김치찌개, 된장찌개 등을 내놨다. 특히 육개장은 최근 외식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생선류는 손질하기도 번거롭고 냄새 등의 이유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구매하기 어려운 품목 중 하나로 꼽힌다. 동원산업은 1인 가구의 니즈를 반영해 고등어, 꽁치, 삼치, 가자미 등 생선을 활용한 간편식 8종을 선보였다. 전자레인지로 30초만 데우면 연기와 냄새 걱정 없이 생선구이를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내추럴푸드 기업 올가니카도 지난해 CU와 세븐일레븐에 삼각김밥·도시락 등을 공급하는 간편식 전문 기업 ㈜담연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편의점 간편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담연은 편의점에 도시락, 삼각김밥, 김밥, 주먹밥, 샌드위치, 버거 등 간편식을 제공해온 기업으로 대표 상품으로는 세븐일레븐의 ‘혜리 도시락’과 CU의 ‘백종원 도시락’ 등이 있다. 올가니카는 “간편식을 값싸고 편리한 것에 그치지 않고 고영양·저열량, 무첨가·저가공의 차별화된 간편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냉동밥 소비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링크아즈텍 냉동밥 시장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냉동밥 시장은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80억 원대 수준에 불과했던 냉동밥 시장은 2년 만에 2배가 넘는 200억 원대 시장으로 커졌고, 지난해에는 400억 원대 규모로 커졌다.
냉동밥 시장의 빠른 성장은 ‘집밥’ 수준으로 맛과 품질 만족도가 높아졌고 여기에 제품의 다양화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만 해도 새우, 치킨, 김치볶음밥 등 볶음밥 형태의 제품이 대다수였다면 최근에는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비빔밥, 나물밥, 영양밥 등으로 품목이 확대됐다. 합리적인 가격도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냉동밥 제품 대다수는 2인분 기준 가격이 4000~5000원대다.
냉동밥 시장은 현재 CJ제일제당과 풀무원, 오뚜기의 치열한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CJ제일제당이 21.9%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풀무원과 오뚜기가 각각 20.9%, 20%를 차지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식품업계는 냉동밥이 조리가 간편하고 별도의 반찬 없이도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시장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약 600억 원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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