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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건설 불황의 깊은 늪' SK건설 일자리 감소 속사정

3년 만에 직원 수 23% 급감…회사 측 “감원 불안은 어디나 마찬가지”

2017.05.25(Thu) 06:56:52

[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재계 4위 SK그룹 계열 SK브로드밴드가 문재인 정부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일환인 ‘비정규직 제로’를 선도하는 민간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회사가 하청업체 비정규직 직원 5200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

 

그런데 같은 SK그룹 계열인 SK건설에선 2013년을 정점으로 매해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직원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같은 기간 SK그룹 계열사 중 직원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이기도 하다. 어째서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서울 종로구 소재 SK건설 사옥. 사진=최준필 기자

 

‘비즈한국’이 SK건설의 사업보고서와 반기, 분기보고서 등을 점검한 결과 이 회사 직원 수는 2010년까지 3000명대에 머물렀다. 그 후 해외 사업 확장에 힘입어 2013년 말 기준 6364명으로 늘어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올해 3월 말 기준 이 회사 직원 수는 5179명으로 정점대비 무려 1185명(23%)이나 감소했다. 

 

비정규직만 아니라 정규직도 많이 줄었다. 이 회사 정규직 직원 수는 2014년 말 기준 4852명 이후 올해 3월 말 기준 4299명으로 12.8%나 감소했다. SK건설의 플랜트, 인프라, 건축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감소세가 이어지는데 그 중 플랜트 부문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현상은 실적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건설은 해외사업장의 원가율 상승, 민간주택사업의 대손상각비 상승이란 악재가 겹친 2013년과 2014년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각각 영업손실 5540억 원, 10억 원을 기록했다. 직원들이 본격적으로 회사를 떠나기 시작한 것도 2015년부터다.

 

익명의 SK건설 직원은 “회사 측에서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는데 실제로 부서가 통째로 없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이게 구조조정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하며 “계속 직원 수가 줄다보니 직원들 사이에서 ‘나도 감원 대상 아니냐’고 불안해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없지 않다”고 토로했다.

 

SK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공식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거나 아직까지 실시 계획을 세운 적도 없다”며 “인력 감소 가장 큰 원인은 우선 그룹 계열사로부터 발주를 받아 이동통신기지국 설치를 맡던 ‘u사업’을 물적 분할, SK TNS가 설립돼 당사로부터 떨어져나갔기 때문이다. 그 외에는 이직 등으로 자연 감소했다”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감원 대상 아니냐 불안해하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다. 그런 현상은 당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 회사에서나 마찬가지로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SK건설의 이런 해명은 논란을 배가시키는 측면이 있다. SK TNS의 분사가 완료된 2015년 말 기준 SK건설 직원 수는 전년 말보다 498명(7.9%) 줄어든 5779명이었다. 문제는 그 이후에도 자연감소라고만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폭으로 직원 수가 줄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말 이후 불과 2년 3개월 만인 올해 3월 말 기준 회사 직원 수는 정규직 245명을 포함해 600명(10.4%)이나 줄었다. 2014년과 2015년 감소 인원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SK건설은 혹독한 정비를 통해 2015년 10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1942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올해 1분기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선 각각 매출과 영업이익이 12%, 3% 줄었다. SK건설에 여전한 리스크로 직원 감소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K건설은 올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1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하며 해외손실 위기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3월 원가율 조정을 통해 SK건설이 해외사업 부문에서 2430억 원의 추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해외사업 손실 인식에도 공사 종료 시점에서 원가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SK건설의 경우 2015년과 2016년에 완공된 공사에서 무려 30~50% 수준의 원가율 증가가 나타났다. 따라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해외프로젝트 원가율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부터 조기행 부회장이 단독 대표를 맡으면서 SK건설은 한동안 자제해왔던 해외수주 확대를 천명했다. 문제는 몇 해 전 SK건설을 위기에 빠뜨렸던 해외사업 특성상 잠재 리스크 우려가 없지 않다는 점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최근 터키, 이란 등 해외에서 대규모 사업을 신규 수주했고 국내에서도 분양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높아졌다”라고 강조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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