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선언한 가운데 ‘동양그룹 사기 사건’과 ‘IDS홀딩스 사기 사건’의 피해자 모임 등이 검찰 수사와 기소 문제를 지적하며 18일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동양그룹채권자비대위와 IDS홀딩스피해자연합회, 약탈경제반대행동, 정의연대, 공공모는 이 날 “수사와 기소를 독점하는 검찰에 대해 항변조차 할 수 없다”며 “사법정의는 물론 피해구제도 난망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 단체들은 두 사기 사건과 관련해 직무유기를 저지른 검찰 관계자를 색출해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양 사기사건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옛 동양그룹의 현재현 전 회장과 이혜경 전 부회장 부부,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의 정진석 전 사장 등이 공모해 동양증권 고객을 상대로 저지른 ‘금융사기’ 사건이다. 변제 능력과 변제 의사도 없이 사기성으로 발행한 기업어음과 회사채는 약 2조 원에 달하고 피해자도 5만여 명을 헤아린다.
이들 단체들은 동양 사건에서 검찰이 사기 시점을 2013년 2월 22일로 임의로 축소해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동양그룹이 이미 2011년 말 또는 2012년 사실상 파산상태에 돌입했고 기업어음과 회사채에 대한 상환능력을 상실했다는 점을 인정했음에도 기소 내용은 달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들 단체들은 검찰이 이혜경 전 부회장을 불구속 수사하면서 사기죄가 아닌 ‘강제집행 면탈죄’로 기소에 그쳤다고 꼬집었다. 법정에서도 2011년 이후 동양그룹 구조조정본부를 이 전 부회장이 주도했다는 증언에도 검찰이 끝내 묵살했다는 게 이들 단체들 주장이다.
김대성 동양 채권자 비상대책위 대표는 “일련의 상황을 보면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의 법조비리 사건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처음부터 이 전 부회장의 변호를 홍 변호사가 대리한 것이 명백했다. 그런데 검찰은 수임계가 없다는 이유로 홍 변호사에 대한 동양그룹 사기사건 연루에 대해 기소조차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IDS홀딩스는 다단계 방식으로 영업을 해오면서 2012년부터 홍콩 FX마진거래(외환차익거래)를 이용해 월 2~3%의 수익과 1년 뒤 100% 원금을 보장을 약속하며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았다. 그러나 이 회사는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의 일부로 선순위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되돌려 주는 돌려막기식 사기를 저질렀다.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자는 1만 2000여 명, 피해액은 1조 1000억 원대다. 현재 김성훈 대표와 간부 몇 명이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잘못돼 ‘피해가 천문학적인 규모’로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는 2014년 9월 672억 원의 사기 유사수신행위로 이미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그 기간부터 2016년 검찰의 추가 기소가 있을 때까지 김 대표와 IDS홀딩스는 1조 1000억 원대 자금을 모은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 단체들은 검찰에 김 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와 영업 정지 등을 촉구했지만 번번이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IDS홀딩스의 주요 간부들을 중심으로 ‘IDS홀딩스 투자자대책위원회’가 결성돼 현재도 활동하고 있음에도 검찰은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이들 단체들은 ‘비호세력’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이 손을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4년 3월 창립 7주년 기념 IDS홀딩스의 축하영상에 등장하는 K 국회의원은 검사장 출신이며, 그의 보좌관 C 씨는 IDS홀딩스의 고문 변호사다. B 전 의원은 2016년 6월과 7월에 IDS홀딩스로부터 현금으로 3억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증거가 검찰수사기록에 있다. 당시 IDS홀딩스에 축화화환을 보낸 인사 중에는 유력 정치인 외에도 K 검사장 등 검사들도 있다. 상황이 이럼에도 거론된 그 누구도 수사하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 단체의 지적이다.
약탈경제반대행동 소속 이민석 변호사는 “우리사회에서 검찰 개혁에 대한 요구는 상상이상으로 높다. 검찰 개혁의 요구는 정치 검찰 외에도 사법정의에 실패하고, 피해자들을 외면하는 검사 집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며 “구체적으로 두 사기사건에서 보듯 수사와 기소에서 직무유기를 저지른 검사를 색출해 처벌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에 이를 강력히 요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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