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회사 대표와 모집책 등 10여 명이 1조 원대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된 IDS홀딩스가 원로 정치인에게 지난해 3억 3000만 원의 금품을 건넨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16일 ‘비즈한국’이 IDS홀딩스 피해자모임연합회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IDS홀딩스는 원로 정치인 A 씨에게 지난해 6월 1500만 원, 7월 3억 1500만 원을 건넸다. IDS홀딩스의 현금 입출 장부는 이렇게 3억 3000만 원을 지급받은 인물을 ‘A 의원’이라고 특정해 놓았다.
이 외에도 A 씨는 IDS홀딩스와 연관해 그 이름을 올려 왔다. A 씨는 2014년 3월 IDS홀딩스 전신인 IDS아카데미 창립 7주년에 동영상 축전을 보냈고 2014년 9월 IDS홀딩스의 사무실 이전 기념 화환을 보냈다.
A 씨 외에도 IDS홀딩스 사무실 이전에 화환을 보낸 거물급 인사들로는 전직 국무총리, 전직 법무부 장관, 유력 정당 대표 등 복수의 여야 국회의원과 검사장 등이 있었다(관련기사 수사받던 IDS홀딩스에 정·검·경 거물 화환 쇄도 까닭).
A 씨는 당대표를 역임한 다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몇 해 전 낙선 후 고문직을 역임하다 현재 정계에서 은퇴한 상태다.
피해자모임연합회 관계자는 “피해자들은 IDS홀딩스 사건에 비호세력이 있다고 의심해 왔다. IDS홀딩스가 A 씨 같은 인사들을 거론하며 마케팅에 이용해 왔기 때문”이라며 “안심하고 속아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상당수다. 수사기록을 통해 A 씨가 비호세력의 한 인물 아니었느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 관계자는 “IDS홀딩스가 A 씨에게 돈을 건넨 시점은 회사 대표인 김성훈 씨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매우 민감한 시기였다”며 “결국 IDS홀딩스는 A 씨에게 이런 저런 부탁을 위해 금품을 제공한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라고 주장했다.
피해자모임연합회와 함께 행동하는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소속 이민석 변호사는 “A 씨는 IDS홀딩스의 투자자 명단에도 없고 검찰의 공소장의 피해자 명단에도 없다”며 “검찰은 A 씨가 IDS홀딩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자료를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으면서도 A 씨를 소환하거나 조사하지도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문제는 IDS홀딩스 현금 입출 장부 관련 검찰의 수사 기록이 지난해 6월부터 9월 초까지만 확보돼 있다는 점”이라며 “지난해 6월 이전 IDS홀딩스의 장부까지 확보될 경우 금품을 제공받은 거물급 인사의 이름이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한국’은 A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A 씨가 속했던 정당 복수의 관계자들은 “근황이나 연락처를 확인해줄 수 없다”라거나 “A 씨가 현재 우리 정당 소속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IDS홀딩스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통화 간 환율 변동을 통해 시세 차익을 남기는 외환선물거래 방식인 FX마진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보장에 월 1~10%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IDS홀딩스는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된 것만 1만 2706명으로부터 1조 960억 원을 모았다. 지난해 9월 검찰은 IDS홀딩스 대표인 김성훈 씨를 사기와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올해 2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심에서 김 씨에게 징역 12년 형을 선고했다. 검찰과 김 씨가 모두 항소하면서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 김 씨는 2014년 9월 25일에도 672억 원의 사기와 유사수신행위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고 지난해 8월 29일 최종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선고받았다. 따라서 김 씨가 재판을 받는 2년여 간 IDS홀딩스는 1조 원 을 더 모았다.
피해자모임연합회와 약탈경제반대행동은 IDS홀딩스가 사기행각을 계속해올 동안 사법당국의 방치로 피해규모가 더욱 커졌다고 주장한다. 피해자모임연합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적폐 청산과 검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IDS홀딩스 사건은 한국의 온갖 병폐가 드러난 사건”이라며 “청와대에 이번 사건의 정관계 커넥션을 파헤칠 수 있도록 검경 합동 특별수사본부 설치 등을 촉구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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