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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량 걱정은 그만' 2017 메모리카드 실전 구매가이드

용량 클수록 전송 속도도 유리…블랙박스 전용은 '상술'

2017.05.12(Fri) 17:52:37

[비즈한국]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휴대용 IT기기가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카드의 쓰임새도 더욱 많아졌다. 기기가 갈수록 소형화되면서 지원하는 메모리카드 규격도 작아지는 추세다. 과거에는 다양한 형태의 메모리카드가 표준화 경쟁을 벌였지만, 결국 크기가 작고 범용성이 뛰어났던 SD카드가 최종 승리했다.

 

메모리카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용량 대비 가격이 크게 내려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같은 용량이라고 하더라도 용도에 따라 제품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의 조언한다. 2017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자신에게 딱 맞는 메모리카드 구매 방법에 대해 살펴봤다.

 

# 대세 용량은 64GB, 128GB

 

메모리카드 구매 전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용량이다. 욕심을 내자니 비싸고, 돈을 아끼자니 나중에 후회할 것 같은 생각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메모리카드 용량은 64기가바이트(GB)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3만 원 전후로 판매되기에 가격도 적당하고 용량도 크게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조금 더 욕심을 내면 128GB 용량도 괜찮다. 두 용량 모두 1GB당 가격이 300~400원대로 적당한 수준을 이루고 있다.

 

물론 시중에는 256GB 용량을 지원하는 메모리카드가 판매되고 있다. 저장 공간은 크면 클수록 좋지만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저장공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구매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1~2년만 지나면 가격이 절반으로 내려와 있을 것이 분명하다.

 

과거에는 멀티 리더기가 따로 필요할 정도로 여러 종류가 메모리카드가 경쟁을 펼쳤지만, 이제는 SD카드가 표준화 경쟁에서 승리했다. 사진=샌디스크 인스타그램

 

다만 메모리카드는 특성상 용량이 커지면 데이터를 읽고 쓰는 전송 속도도 더욱 빨라진다. 가령 64GB와 128GB 마이크로SD카드는 같은 ‘클래스10’ 규격임에도 불구하고 128GB 모델의 읽기/쓰기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는 4K 영상 촬영과 같이 빠른 쓰기 속도가 요구되는 IT기기에서는 매우 유리하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고용량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32GB는 GB당 가격이 350원 전후로 64GB와 거의 같거나 오히려 약간 더 비싸다. 16GB는 32GB와 가격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면 구입할 가치가 거의 없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는 64GB와 128GB 중 용도에 맞게 구입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 클래스와 UHS-I는 속도를 의미

 

현재 대세는 스마트폰과 디지털카메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시큐어 디지털 카드(Secure Digital Card), 줄여서 SD카드가 차지했다. 마이크로SD카드는 플라스틱 어댑터 하나면 상호 호환이 가능한 동일 규격으로 보면 된다. 고가의 DSLR 카메라에서 지원하는 콤팩트 플래시(CF) 카드를 빼면 사실상 SD카드가 패권을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DHC, SDXC 등도 최대 용량만 다를 뿐 모두 같은 SD카드라고 보면 된다.

 

SD카드가 필요한 경우라도, 마이크로SD카드를 사는 것도 괜찮다. 어댑터 하나만 있으면 표준과 마이크로 두 가지 규격을 넘나들며 사용할 수 있어서다. 어댑터는 마이크로SD카드를 사면 함께 제공되거나 시중에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다만 표준 SD카드는 현재 최대 용량이 512GB까지 나와 있고, 전송속도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가운데 C 안의 10은 클래스10을, 우측 하단 U 안의 3은 UHS-I(U1) 규격임을 의미한다. 사진=트레센드 홈페이지


전송속도는 보통 ‘클래스(Class)’와 ‘UHS’라는 기술용어로 표시한다. 클래스 뒤에는 숫자가 붙는데, 크면 클수록 전송속도가 빠르다고 보면 된다. 가령 클래스10초당 10메가바이트(MB)의 최저 전송 속도를 보장한다. 그러나 이는 최저 보장속도이기에 같은 클래스10이라고 해도 제품 별로 최고 속도는 별도로 표시한다. 

 

UHS 역시 전송 규격 중 하나로 클래스10과 UHS-I(U1)는 같은 속도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이보다 더 빠른 SD카드는 UHS-I(U3)로 표시하며 제품에, U자 모양에 숫자 3이 들어가 있는 로고가 각인돼 있다. 단, UHS-I(U3) 제품도 클래스10으로 분류되는데, 이는 클래스 규격에서 10이 가장 높은 수치라서 그렇다.

 

요즘 클래스10 미만 SD카드는 일부러 구하지 않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오프라인 문구점 등에서는 여전히 속도가 느린 구형 제품을 비싸게 판매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구매 전 반드시 클래스10 혹은 UHS-I을 확인하고 사는 것이 좋다.

 

# 4K 영상은 속도…블랙박스는 안정성이 중요

 

현재 메모리 카드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IT기기는 스마트폰이다. 그 외에 디지털카메라, 가정용 캠코더, 액션캠, 블랙박스, 태블릿 등도 메모리카드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용도를 위한 SD카드는 클래스10 지원으로 충분하다. 4K 해상도 영상 촬영 역시 클래스10부터 가능하다. 물론 같은 4K 해상도 영상이라고 해도 초당 60프레임 이상 촬영이 필요하거나 DSLR에서 고해상도로 고속 연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UHS-I(U3)가 훨씬 쾌적하다. 당연히 가격은 1.5배가량 더 비싼 편이다.

 

블랙박스에서 쓰는 마이크로SD카드라면 속도보다는 안정성이 더욱 중요하다. 블랙박스는 특성상 끊임없이 영상을 촬영해 메모리카드에 기록하고, 과거에 촬영된 영상을 지우는 작업을 반복한다. 또, 설치 위치가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아 고열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브랜드의 경우 아예 블랙박스용이라고 표시해 팔기도 한다.

 

삼성전자는 TLC 규격의 메모리카드를 주력으로 생산하지만 속도나 안정성은 MLC보다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홈페이지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블랙박스 전용 메모리카드는 상술에 가깝다. 근거는 TLC가 아닌 MLC 규격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메모리 카드는 하나의 셀에 데이터를 얼마나 기록하느냐에 따라 SLC, MLC, TLC로 나뉜다. SLC를 채택한 메모리카드는 시중에 거의 없기 때문에 MLC냐 TLC 중 선택이 가능한데, 이론적으로는 MLC가 TLC보다 안정적이다. 그래서 블랙박스에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아주 틀린 주장은 아니지만 문제가 하나 남는다. 메모리 분야 세계 최고 기업인 삼성전자가 내놓은 TLC 방식의 메모리카드가 다른 중소기업의 MLC 제품보다 안정성이나 전송 속도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사실이다. 즉, 단지 규격의 문제이지 특별한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블랙박스에 사용할 목적이라면 무조건 저렴한 제품 보다는 브랜드와 사후 서비스 등을 고려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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