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3일, 미국권을 여행 중이던 김 아무개 씨(27)는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현지 슈퍼마켓을 찾았다. 무엇을 고를까 고심하고 있을 때 익숙한 세 글자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민 대표 간식인 농심 신라면과 너구리 컵라면이 진열장에 놓였던 것. 국내 가격보다 비싸긴 했지만, 해외에서 먹는 것 치곤 나쁘지 않아 김 씨는 신라면과 너구리 컵라면을 샀다.
호텔에서 라면 봉지를 뜯은 김 씨는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컵라면보다 라면, 분말스프, 야채스프의 양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비싼 만큼 양도 다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 한국서 먹었던 라면보다 덜 맵고 싱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 걸까. ‘비즈한국’이 수출용과 내수용 라면을 비교해 보았다.
우선 가격. 김 씨가 해외 슈퍼마켓에서 구매한 가격은 신라면(75g)이 1.49달러(약 1700원), 너구리(62g)가 1.59달러(1800원)였다. 국내 3대 편의점(세븐일레븐, CU, GS25)의 판매가는 신라면(65g)이 900원, 너구리(62g)가 950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라면의 용량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가격만 볼 때 수출제품이 800~850원 비싼 셈이다.
라면 구성품(면, 분말스프, 야채스프)은 어떨까. 신라면 면을 비교해본 결과, 수출용 66g, 국내용 56g으로 10g 차이가 났다. 너구리는 수출용 51g, 국내용 54g인 것으로 확인됐다. 스프의 경우, 분말은 수출용이 국내용보다 각 1g씩 양이 많았다. 수출용은 신라면 10g, 너구리 8g인 반면, 국내용은 신라면 9g, 너구리 7g이었다. 야채스프는 신라면 3g, 너구리 5g(다시마 포함)으로 수출용과 국내용이 동일했다. 분말스프 봉지 중량은 1g이다.
따라서 실제 용량은 수출용 신라면 85g, 국내용 신라면 66g, 수출용 너구리 66g, 국내용 너구리 67g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라면에 표기된 용량(수출용 75g, 국내용 65g)보다 실제로는 수출용이 10g, 국내용이 9g 더 많다. 너구리 경우에도 표기보다 실제 용량이 수출용이 4g, 국내용이 5g 많았다.
수출용과 국내용의 맛도 비교하려 했으나, 주관적 의견이 개입될 수 있어 하지 않았다.
앞서의 김 씨는 “어느 제품이 더 좋은지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분석결과가 놀랍다”며 “제공량만 보면 해외여행 때는 너구리, 국내에선 신라면을 먹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수출제품의 경우 수출 국가의 시장 환경과 문화, 소비자의 기호를 고려해 가격, 구성품의 중량 등을 달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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