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현대그룹이 운영 중인 가족형 리조트 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이 오랜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국내 최초 호텔형 연수원을 표방한 ‘블룸비스타’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까지 현대그룹이 주력 계열사 현대상선과 현대증권까지 매각하며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마친 후여서 부진한 호텔업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서울 장충동 남산 자락에 자리한 6성급 리조트 호텔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회원권 가격이 1억 원 3000만 원에 달하는 초고가 회원제로 오픈부터 유명세를 치렀다. 2007년 부동산 개발업체 ‘어반오아시스’가 인수해 운영하던 중 심각한 자금난을 겪은 반얀트리 호텔은 2012년 현대그룹에 1635억 원에 매각됐다.
현대그룹이 인수한 뒤에도 반얀트리 호텔의 부진은 계속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반얀트리 클럽을 운영하는 ‘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사드 여파로 호텔업이 위기인 데다 과거와 달리 프라이비트(private) 클럽에 대한 수요도 크지 않아 회원권 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다만 2013년 272억 원에 달했던 순손실액은 지난해 3300만 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반얀트리라는 체인점 브랜드를 인수한 것이기 때문에 회원제를 없애는 등의 큰 변화를 주기 어려웠다”며 “그룹 전체에서 호텔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고 적자 규모도 미미한 수준이어서 구조조정이 끝난 지금 매각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비약적인 성장은 이루기는 쉽지 않지만 특화된 서비스 개발로 수익성 높여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그룹으로서는 그룹 매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 반얀트리 호텔을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크지 않다. 반얀트리 호텔은 2013년 현대그룹이 3조 3000억 원대의 자구안을 마련하면서 매각 대상에 포함돼 왔다. 게다가 현대그룹이 계열사를 21개에서 13개로 공격적으로 줄인 탓에 앞으로 호텔 외에 현금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 매각 대상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호텔형 연수원 블룸비스타도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현대종합연수원이 2013년 10월 경기도 양평에 개장한 블룸비스타는 2동으로 구성되어 각각 한 동씩 연수원과 호텔이 운영 중이다. 블룸비스타는 지난해 37억 원, 2015년 38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몇 년째 적자 행진 중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인재개발원과 비교하더라도 가격이 2배 이상 차이가 나 연수원으로는 너무 비싼 데다, 호텔로서는 위치나 분위기 면에서 큰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평은 단체모임이나 연인들의 여행지로 유명하지만 외국인이나 가족 단위로 찾는 지역이 아닌 탓에 호텔 부문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도 있다. 블룸비스타 매출에서 호텔보다 연수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현대그룹 측은 고급형 건물이다 보니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 순손실이 발생하고 있지만, 부채 규모가 줄고 있다는 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현대그룹 관계자는 “가동률이 70% 이상이고 호텔형 연수원이라는 개념이 국내 최초라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종합연수원의 부채는 2013년 616억 원에서 지난해 502억 원으로 크게 줄어들고, 이에 따른 금융비용도 지난해 2015년에 비해 3억7000만 원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금융비용과 관련 없이 영업적자가 2013년 이래로 계속 발생하고 있어 블룸비스타의 영업 부진을 초기 비용 탓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블룸비스타 관계자는 “현재 가족 단위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방을 꾸민 캐릭터룸을 준비 중”이라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올 6월 오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 매출에서 호텔이 차지하는 비중은 낮지만 빠른 시간 내 턴어라운드를 자신한다”고 지적했다.
박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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