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세계 최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위상이 급락세다. 반면 화웨이·오포·비보 등 중국업체들이 시장 점유율 선두권을 차지하며 자국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지난 8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 화웨이와 오포, 비보가 각각 19.7%, 17.5%, 17.1%를 차지하며 1·2·3위에 올랐다. 특히 화웨이·오포·비보 3사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1분기 도합 37.7%에서 올 1분기에는 54.3%로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한때 중국 대륙을 호령했던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5.3%포인트 줄어든 3.3%로 6위에 그쳤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성장은 ‘아너(Honor) 6X’와 ‘P10 시리즈’가 견인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스마트폰 ‘아너 매직(HonorMagic)’을 선보인데 이어 올해 초엔 듀얼 카메라가 탑재된 ‘아너 6X’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올해 첫 플래그십 프리미엄 스마트폰이자 2000만 화소 듀얼 카메라로 화제가 된 ‘P10’도 올 상반기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이 출시되지 않은 틈을 타 인기를 끌었다.
오포는 화웨이 등의 경쟁사들이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한 것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폈다. 더불어 20~30대 셀피족(Selfie族)을 겨냥해 카메라 성능 향상에 주력한 오포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전면에 1600만 화소의 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R9S 시리즈’를 출시하며 젊은 층의 지갑을 공략했다.
오포와 함께 BBK그룹에 속해있는 형제 기업인 비보의 경우 삼성과 애플에 견줄 만한 디자인과 기능을 가진 ‘X9’으로 30대 미만 젊은 층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캡틴 아메리카:시빌워’ 등 할리우드 영화에 자사 제품을 간접 광고하고 한류스타 송중기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도 함께 펼쳤다.
이와 함께 중국 업체들의 기술 약진도 주목된다. 2016년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국제특허를 출원한 상위 기업 순서를 보면 중국 통신사 ZTE가 4123건으로 1위, 3692건의 특허를 낸 화웨이가 2위, 미국 퀄컴이 3위, 한국의 삼성은 9위였다.
이와 관련, 전병서 중국금융연구소장은 “스마트폰에서도 중국이 코밑까지 들어왔다”면서 “중국 소비자들은 가성비(價性比), 품질에서, 이젠 브랜드를 중시한다. 한국 제조업은 앞으로 좋은 품질은 기본이고 명품의 단계로 가야 산다. 명품은 디테일에 있다. 디테일에 목숨 걸고 브랜드에 목숨 걸어야 한국 제품이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브랜드 인기도는 오히려 추락 중이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의 FT CR(컨피덴셜 리서치) 브랜드 설문에 따르면 삼성의 브랜드 인기도는 3분기 연속 하락해 올해 1분기 4.8%에 그쳤다. 이는 2015년 4분기 14.7%보다 거의 10% 포인트 하락한 셈이다. 인기도는 향후 3개월 이내에 구입할 의향이 있는 브랜드를 묻는 방법으로 조사됐다.
FT는 “삼성이 ‘갤럭시 노트7’의 글로벌 리콜로 브랜드 인기에 타격을 입었으며 화웨이 같은 중국 브랜드에 가려 빛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은 지난해 9월 갤럭시 노트7 첫 리콜 당시 중국을 대상 지역에서 제외해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구경모 영남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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