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세월호, 메르스, 사드까지. 자영업하면서 이렇게까지 힘든 적이 있었나 싶어요. 새 대통령께서 자영업 살리겠다고 약속 많이 하셨는데 한 가지 약속이라도 제대로 지켜주시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대통령의 탄생과 함께 자영업 시장은 좀 나아질 수 있을까. ‘비즈한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자영업자 중소상공인을 위한 공약’과 이를 바라보는 자영업자들의 시선을 따라가 봤다.
지난 4월 14일 전국직능시민사회단체 전국대표자회의를 찾은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는 시장 좌판에서 장사를 하고 구멍가게를 운영했던 부모 밑에서 자란 자신을 ‘뼈 속까지 자영업, 골목상인의 아들’이라고 강조했다.
새로 생기는 음식점, 도소매업, 숙박업소 10개 중 7개가 3년 안에 문을 닫는 현실, 업체당 평균 5000만 원의 빚을 진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처지에 대해서는 “절실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반드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을 위한 새 대통령의 공약은 크게 아홉 가지다. 대형복합쇼핑몰의 입지를 제한하고 현재 합의에 의한 권고사항인 중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을 법제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가게 걱정, 임대료 걱정이 없게 상가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하고 자기 고용 노동자와 다름없는 자영업 운영자의 고용보험을 확대해 자영업자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수수료율도 인하하겠다는 입장이다. 영세가맹점 우대수수료율 기준은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중소가맹점은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가맹점 수수료율은 연매출 2억 원 이하는 0.8%, 2억~3억 원 이하는 1.3% 수준이다. 대통령은 중소가맹점 우대수수료율을 현행 1.3%에서 1.0%로 내리겠다고 말했다.
소비 진작을 위한 공약도 내놨다. 매년 공무원 복지포인트 중 3900억 원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에 쓰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 중소벤처기업부 신설과 연대보증제도 완전 폐기, 벤처창업 자금을 세 번까지 지원한다는 공약도 내놨다.
이에 대해 서울 중구에서 칼국수 전문점을 운영하는 신아무개 씨(60)는 “여러 후보들이 경제를 살리겠다며 다양한 공약을 냈는데 솔직히 말하면 누구 한 사람 콕 집어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팍팍한 현실 속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누가 되든지 장사하는 사람 신나게 장사할 수 있도록 바닥에 있는 경제를 잘 살려놓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서 귀금속전문점을 운영 중인 장아무개 씨(30)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인데 새 대통령이 상품권 지급을 늘린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라며 “새로운 정부가 침체된 소비시장을 활성화시켜 매출이 팍팍 늘어서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서울 마포구 홍대인근에서 한식점을 운영 중인 백아무개 씨(57)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주변 가게들이 손님을 줄을 세워서 받고, 대기하는 손님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가게 절반을 채우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매출이 30%에서 많게는 80% 까지 떨어졌다는 곳도 있더라”며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또 “요즘은 90% 이상이 카드 결제이고, 단체 손님들도 계산은 각자 하는 추세여서 건당 수수료 부담이 만만찮다”며 “다른 건 모르겠고 카드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공약만은 꼭 지켜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골목상인의 아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의 바람을 얼마나 이뤄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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