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롯데그룹은 지난 4월 25일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4개 사의 이사회를 일제히 열고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기업분할과 합병을 결의했다. 각 계열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 한 뒤 4개의 투자회사를 ‘롯데지주 주식회사’로 합병하는 방안이다.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면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에 대한 언급은 빠져 있다. 롯데그룹이 밝힌 대로 ‘롯데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일본롯데홀딩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국내 계열사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롯데와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롯데가 계열분리를 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 호텔롯데가 빠진 것은 ‘스몰 롯데’를 위한 포석?
국내 롯데그룹은 일본롯데홀딩스가 호텔롯데 지분 99% 이상을 보유하는 형태다. 일본롯데홀딩스는 광윤사가 28.1% 지분을 갖고 있으며, 광윤사는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일가가 대주주인 회사로 알려져 있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동생인 신동빈 회장이 그룹 지배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사이다 보니,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 일본 대주주들의 의지에 따라 그룹 지배권이 신동주 전 부회장 또는 신동빈 회장 중 한 명에게 무게가 실린다.
신동빈 회장으로서는 그룹 지배력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그룹 일부를 장악한 뒤, 나머지에 대해 지배권 경쟁을 계속하려는 차선책을 시도한 것이 아닌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롯데그룹 계열사들은 국내 그룹사 중에서는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롯데 측에 따르면 2015년 416개이던 순환출자 고리가 최근 67개까지 줄었고, 이번 분할 합병이 마무리되면 18개로 줄어들 예정이다.
현재 국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는 롯데쇼핑 8.8%, 롯데물산 31.1%, 롯데케미칼 12.7%, 롯데손해보험 23.7%, 롯데알미늄 25.0%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일본롯데홀딩스 또한 호텔롯데를 거치지 않고 롯데물산의 지분 57.0%, 롯데케미칼 지분 9.3%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 지분 31.3%를 갖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알미늄 지분 13.2%을 보유하고 있고, 롯데알미늄은 롯데제과 지분 15.3%를 갖고 있다. 롯데제과는 롯데칠성 지분 18.3%를, 롯데알미늄도 롯데칠성 지분 8.4%를 보유한다.
종합하면,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일본롯데홀딩스의 지배력이 확실한 곳이 롯데물산, 롯데케미칼, 롯데알미늄, 롯데제과, 롯데칠성 등으로, 주로 제조업체들이다.
한편 롯데쇼핑이 우세한 지배력을 가진 계열사를 살펴보면, 롯데쇼핑은 롯데하이마트 65.3%, 롯데카드 93.8%, 대홍기획 34.0%, 롯데역사 25.0%, 코리아세븐 51.1%, 롯데리아 38.7%, 롯데닷컴 5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제조업을 제외한 유통·외식·금융·서비스 위주로 묶인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이 지분 13.5%를 갖고 있고, 신격호 총괄회장이 0.93%, 신동주 전 부회장이 8.0%를 보유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우세하지만, 호텔롯데가 8.8%를 갖고 있는 점이 변수다. 대신 신동빈 회장이 우세한 지배력을 가진 롯데정보통신이 롯데쇼핑 지분 4.8%를 갖고 있다. 롯데쇼핑만큼은 신 회장이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 지배력 불확실한 롯데제과 주주들의 마음 얻는 것이 관건
롯데그룹이 밝힌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르면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의 각 투자회사의 합병법인은 롯데제과다. 현재까지 롯데제과는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이 확실하지 않다. 롯데제과 주요주주는 신동빈 회장 9.07%, 신격호 총괄회장 6.83%, 신동주 전 부회장 3.96%,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2.52%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가 보유한 현황을 보면, 호텔롯데가 3.2%, 롯데쇼핑이 3.3%, 호텔롯데가 지배력이 우세한 롯데알미늄이 15.3%를 보유하고 있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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