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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 창업자 지분 매각에 '설' 난무하는 이유

시장 전망 어둡게 봤거나, 승부수 위한 자금 마련 용도거나

2017.04.25(Tue) 18:34:51

[비즈한국] 지난 21일 화장품 브랜드 ‘미샤’로 ‘브랜드숍의 신화’를 세운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보유 주식 431만 3730주를 자회사 ‘리프앤바인’에 매각했다. 이날 매각은 사모투자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설립한 ‘비너스원’이 리프앤바인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지난해 미샤가 오랜 정체를 딛고 매출액이 상승한 직후 이뤄진 매각이라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비즈한국이 에이블씨엔씨의 매각 배경을 짚어봤다. 

 

미샤의 창업주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지분 대부분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에 매각했다. 사진=에이블씨엔씨 홈페이지

미샤는 2002년 ‘피죤’의 연구원이었던 서영필 대표가 가격 거품을 줄이고 품질 좋은 초저가 화장품 시대를 열겠다며 만든 국내 최초 화장품 브랜드숍이다. 3300원이라는 파격적 가격으로 이목을 사로잡은 미샤는 매년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한동안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에이블씨엔씨가 운영하는 브랜드는 미샤 외에도 ‘어퓨’, ‘스위스퓨어’, ‘오데러브’가 있지만, 매출 대부분은 미샤에서 나온다.

 

그러나 미샤가 개척한 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은 금세 치열한 ‘레드오션(red ocean)’이 되며 위기가 찾아왔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정운호 전 대표가 설립한 ‘더페이스샵’에 2004년 왕좌를 내준 데 이어, 거대자본을 앞세운 ‘이니스프리’, ‘에뛰드’의 공격도 매서웠다. 2010년 이후 뷰티 프로그램과 SNS의 인기에 힘입은 ‘대박 화장품’이 연이어 나왔지만, 에이블씨엔씨는 이렇다 할 아이템을 내놓지 못하며 고전했다. 

 

에이블씨엔씨는 다시 한 번 가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 반값 세일을 하는 ‘미샤데이’​에 나섰고, 2011년에는 에스티로더, SK-Ⅱ 등 수입 명품 화장품과의 노골적인 가격비교 마케팅으로 잠시나마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여기에 ‘K-뷰티’ 열풍에 힘입어 해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현재 에이블씨엔씨의 해외 매장은 3000여 개로 아모레퍼시픽(3200여 개)과도 큰 차이가 없다. 

 

여러 번의 위기를 극복하고 최근 비교적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서영필 대표의 지분 매각이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지난해 미샤의 매출액은 4346억 원으로 2015년 대비 6.5% 증가했고, 순이익도 180억 원에 이른다. 2012년 4523억 원을 기록한 이래 지난해까지 4000억 원대의 매출액을 유지 중이다. 

 

이번 매각에 대해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회사를 좀 더 키우려는 목적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서 대표가 ​미샤의 실적이 좋은 지금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과열 경쟁으로 과거와 같은 성장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 ‘에뛰드하우스’는 분명한 콘셉트와 히트 제품 창출로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율을 유지했지만, 미샤를 포함해 ‘스킨푸드’, ‘토니모리’, ‘더페이스샵’의 성장률은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에이블씨엔씨는 오히려 2013년부터 재작년까지 매출이 감소하는 역성장의 흐름을 보였다. 

 

이번 지분 매각은 서 대표가 해외 시장 확장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작년 오픈한 미샤 해외 매장 모습. 사진=에이블씨엔씨 홈페이지


여기에 해외 시장 확장에 한계를 느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화장품 업체 컨설팅을 하는 한 관계자는 “겉으로만 보면 한국 화장품 업계가 탄탄한 것 같지만, 사실은 위기”라며 “태국, 중국, 터키 등의 후발 주자들이 추격하는데 해외에서 판매되는 한국 화장품 가격은 국내보다 2.2~2.5배 높다. 한국 화장품은 한국 여행 때 대량 구매하는 물건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발표되는 해외 매장 수도 허수가 많다. 상당수가 독립매장이 아니라 대형 매장 한쪽에 마련된 판매대 정도의 개념”이라며 “물건을 소비자가격의 25% 정도로 납품해도 어려운데 해외 매장에는 소비자가격의 50% 정도에 공급하니 견디지 못하고 줄폐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규모에 비해 유독 많은 해외 매장을 보유한 미샤에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지난해 에이블씨엔씨의 중국법인 ​‘​북경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는 매출 516억 원, 당기순이익 24억 원을 거두었지만, 일본법인 ‘미샤재팬’은 9600만 원의 적자를 냈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더해져 이제는 중국 매출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영필 대표는 이번 매각으로 양도소득을 챙겼다. 서 대표는 보유지분 29.31% 중 25.54%를 리프앤바인에 주당 4만 3636원에 매각했다. 21일 주가인 2만 8300원보다 50% 높은 수준으로 매각했다. 자금을 확보한 서 회장으로선 투자회사가 최대주주인 상황에서 생길 수 있는 변동성에 충분히 대비한 것이다. 

 

여기에 비싼 가격에 서 회장의 주식을 매입한 리프앤바인이 서 회장과 추후 미리 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다시 매각하는 ‘풋옵션 계약’을 맺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차례 위기에도 미샤를 끌고 온 서 회장이 쉽사리 경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서 회장의 매각 발표 이후 에이블씨엔씨의 주가는 25일 기준 주당 2만 9050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IMM이 주식 공개매수로 에이블씨엔씨 보유 지분율을 85.7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발표 이후 증권가에서는 에이블씨엔씨 상장폐지설이 돌고 있다. 그러나 오너가 아닌 사모펀드가 자진 상장폐지를 할 이유는 크지 않다. 이에 대해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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