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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스업] 여행의 시작, 캐리어 고르기

짐 담는 가방을 넘어 스타일과 욕망을 담는 도구가 되다

2017.04.24(Mon) 14:42:49

[비즈한국] 공항패션 못지않게 여행용 캐리어도 스타일을 드러내는 중요한 도구다. 짐 잘 담고 튼튼하고 기능적이면 된다는 이들도 있겠지만, 알루미늄 합금 소재 특유의 깔끔하고 강인한 인상이 강렬하게 드러나는 리모와(Rimowa)나 여행 가방의 고전이자 특유의 모노그램으로 덮힌 루이뷔통의 캐리어, 수하물 무게를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일등석 손님들이 유독 많이 들고 다닌다는 패브릭 소재의 투미(TUMI) 러기지 등에 로망을 가진 이들도 많다. 

 

루이뷔통은 지금이야 명품 브랜드의 대명사처럼 인식되지만 그 시작은 여행가방 전문매장이었다. 루이뷔통에게 여행 가방은 역사이자 뿌리인 셈이다. 그래서 루이뷔통 여행 가방에 대한 탐닉은 ​여전히 ​유효하다. 리모와는 알루미늄 합금 말고도, 방탄유리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를 가방에 처음 사용했을 만큼 튼튼함에선 어디 가서 빠지지 않고, 전문직 종사자나 CEO들이 마치 단체로 맞춘 것처럼 많이 갖고 다니는 투미도 세분화되고 합리적인 수납공간과 방탄소재의 튼튼함에선 첫손에 꼽힌다. 물론 이 브랜드들은 좋은 만큼 좀 비싸다. 많은 이들이 갖고 다니지만, 여전히 로망하는 이들이 많다.

 

투미를 비롯해 리모와, 루이뷔통 등은 많은 사람이 갖고 싶어하는 캐리어로 꼽힌다. 사진=투미 페이스북


독일에 리모와가 있다면, 미국엔 쌤소나이트가 있다. 물론 가격대는 좀 차이가 나지만 여행용 트렁크의 대명사인 쌤소나이트도 꽤 괜찮은 선택이다. 아메리칸 투어리스트를 비롯해 아주 대중적이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캐리어도 많다. 홈쇼핑에 나오는 저가 제품도 있고, 명품 패션 브랜드에서도 나오고, 심지어 무인양품에서도 나온다.

 

요즘 스마트 캐리어로 주목받는 라덴(Raden)이나 블루스마트(Bluesmart)도 관심 갖는 이들이 꽤 늘었다. 스마트 캐리어들은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가 가방에 내장되고, 센서를 통해 캐리어 무게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블루투스나 GPS를 통해 가방 위치를 확인하거나 원격으로 가방을 잠그는 기능도 있어서 가방 분실 시에도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리모와에서 만든 캐리어 중에는 전자태그 시스템이 장착되어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티케팅과 수하물 체크인이 되는 것도 있다.

 

여행이 일상이 된 시대. 해외출장 가는 이들도 흔해졌다. 이런 시대에 여행용 캐리어는 더 이상 짐을 담는 기능적 도구가 아니다. 스타일이자 욕망이기까지 하다.

 

사실 어떤 여행용 캐리어를 선택하느냐는 전적으로 각자의 선택이다. 브랜드나 디자인뿐 아니라 가방의 크기, 소재도 선택 기준이 된다. 가격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긴 하지만, ‘가성비’가 일순위는 아니다. 캐리어는 보통 한 번 사면 꽤 오래 쓴다. 매주 출장이나 여행 가는 사람이 아니라 1년에 몇 번 해외에 나가는 사람이라면 10년은 기본으로 쓴다. 워낙 튼튼한 소재로 만들다 보니 실제론 가방이 깨져서 못쓰는 경우보단 오랫동안 써서 바퀴가 닳거나 지겨워서 바꾸는 경우가 더 많다. 10년 이상 쓴다는 전제하에 선택하는 거라면, 좀 비싼 걸 사도 그리 낭비는 아니다. 멋지고 좋은 걸 오래 쓰는 게 더 합리적이기도 하니까.

 

블루스마트의 캐리어는 GPS를 통해 원격으로 가방을 잠그거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블루스마트 페이스북


결정적으로, 아무리 비싸고 좋은 여행용 캐리어라도 짐을 잘못 싸면 옷이 구겨지기 쉽다. 특히 남자는 출장이라면 슈트를 반드시 챙기고, 여행이라도 재킷은 꼭 챙겨가야 한다. 일 때문에 누굴 만나는 게 아니라도 비싼 식당에 갈 수도 있고, 클래식 공연장에 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수트나 재킷이 구겨진 것만큼 볼품없는 게 없다. 수트 구겨지지 않게 잘 접어서 가져가는 방법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쉽게 동영상을 찾을 수 있다. 따라하기도 쉽다. 

 

여행의 질은 가방이 좌우한다. 가방의 브랜드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을 잘 챙겨갔을 때 여행의 질이 높아진다는 말이다.

 

물론 짐 없이 가는 것도 나쁘진 않다. 해외여행 가면서 여행용 캐리어 없이 백팩 하나만 단촐하게 매고 가본 적 있다. 이건 전적으로 ‘꽃보다 청춘’의 영향인데, 꼼꼼하게 짐 싸고 다 준비된 상태에서 떠난 여행과 달리, 즉흥적으로 최소한의 물건만 가지고 떠나는 일탈 같은 도전도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티케팅할 때도 수하물이 없다고 당당히 말하고, 도착 후 수하물 찾느라 시간 버릴 필요도 없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물론 그런 경험은 한 번이면 족하다 싶더라. 

 

오랜 여행 경험을 가진 이들의 캐리어에 세월의 흔적이 스크래치로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도 멋스럽다. 사람도 다양한 경험과 추억이 쌓인 사람이 멋스럽듯이. 좋은 여행용 캐리어가 당신을 좋은 곳으로 데려다줄지도…. 여행을 즐기지 않는 자, 이젠 인생을 즐기지 않는 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로 떠날 것인가, 어떻게 떠날 것인가, 그것이 당신을 말해준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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