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IDS홀딩스 사건이 범죄수익 측면에서 단군 이래 최대 사기사건으로 꼽히는 조희팔 사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IDS홀딩스 사건은 순수피해액 측면에서도 곧 조희팔 사건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한국’은 지난해 6월 검찰의 조희팔 사건 재조사 결과 발표문과 올해 2월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에 대한 1심 법원의 판결문 비교를 통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범죄수익이란 사기주체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돈에서 투자자에게 돌려준 돈을 제외해 사기주체에게 실제로 귀속된 금액을 말한다. 순수피해액이란 사기주체로부터 원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피해액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따라서 사기사건의 실질적인 불법 수위를 가늠케 하는 범죄수익과 순수피해액은 검찰의 기소와 구형, 법원의 선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다.
우선 전체 투자자로부터 모은 총 사기금액을 비교하면 조희팔 사건이 5조 원을 넘었다. 현재까지 1조 원을 넘은 것으로 파악된 IDS홀딩스 사건에 비해 다섯 배 많은 셈이다. 조희팔 사건이 유사 이래 최대 사기사건으로 꼽히는 이유도 이러한 총 사기금액 규모에 있다.
검찰은 재조사 결과를 통해 조희팔 일당이 2006년 6월부터 2008년 10월 말까지 7만여 명으로부터 총 5조 715억 원을 끌어 모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김성훈 대표에 대한 선고에서 IDS홀딩스가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만 2700여 명으로부터 1조 850억여 원을 원을 모았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범죄수익 면에선 IDS홀딩스 사건이 6012억 원에 달해 2900억 원에 그친 조희팔 사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순수피해액 규모도 조희팔 사건과 IDS홀딩스 사건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조희팔 사건의 순수피해액은 8400억 원이었지만 IDS홀딩스 사건은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7913억 원에 달했다.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인 이민석 변호사는 “IDS홀딩스 회사 대표가 기소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공범들도 계속 기소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전모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고 현재까지 밝혀진 것보다 훨씬 대규모 사기 사건으로 기록될 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희팔 사건을 예를 들어 설명하면 검찰이 초기 총 사기금액을 2조 원으로 추산했지만 8년간 추적 끝에 5조 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IDS홀딩스 사건은 총 사기금액에 한해선 조희팔 사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범죄수익에서 조희팔 사건을 능가했고 곧 순수피해액도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두 사건의 총 사기금액 규모와 반비례하는 범죄수익과 순수피해액 규모는 이자 지급 차이에서 비롯됐다. 조희팔 일당은 IDS홀딩스에 비해 투자 원금 대비 높은 이율을 지급하면서 훨씬 많은 투자자를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조희팔 일당이 IDS홀딩스에 비해 범죄수익을 챙기는 데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었다.
검찰 재수사 결과를 보면 조희팔 일당은 투자자에게 투자 원금에 대해 연 60%에 육박하는 이자 지급 조건을 내세워 돈을 끌어 모았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IDS홀딩스는 월 1~3%, 연리로 따질 경우 12~36%로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돈을 모았다.
조희팔 일당은 투자자로부터 돈을 모아 골반교정기, 안마기, 가요반주기 등을 산 뒤 이를 임대해 수익금을 돌려준다는 이른 바 ‘렌탈 마케팅’ 방식의 사기행각을 벌였다. IDS홀딩스는 통화 간 환율 변동을 통해 시세 차익을 남기는 FX 마진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보장에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모았으나 사업에서 수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IDS홀딩스 피해자 모임 연합회 관계자는 “조희팔 사건과 IDS홀딩스 사기사건은 다단계 방식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두 사건 모두 후순위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돈으로 선순위 투자자의 원금과 이자수익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운영방식으로 초기 투자자들은 원금과 약속받은 이자 수익을 모두 챙길 수 있었고 발을 뺀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결국 패해자 대다수가 후순위 투자자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라며 “사법당국이 IDS홀딩스 사기행각을 끝까지 추적해 정확한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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