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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 해외도…호텔신라의 면세점 고민

국내면세점 경쟁 과열로 수익성 저하, 해외 면세점은 적자 계속

2017.04.21(Fri) 06:41:01

[비즈한국]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수감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오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달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신라를 이끌며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국내 면세점 경쟁 과열 및 해외 면세점 수익 개선 미비 등으로 실적이 치고 나가지 못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사진=비즈한국 DB


호텔신라의 지난해 매출은 3조 7153억 원, 영업이익 789억 6573만 원, 당기순이익 278억 3047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에 비교해 각각 14.3%, 2.4%, 50.6% 상승한 수치다.

 

하지만 2015년 당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5월부터 전역을 휩쓸면서 국내외 관광객 수가 감소해, 수익이 급락한 시점이었다. 실제 호텔신라의 2014년 영업이익은 1390억 원이었지만, 2015년 772억 원으로 44.5%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2014년에는 735억 원을 나타냈지만 이듬해에는 74.8%가 줄어든 18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익도 마찬가지로 2014년과 비교해서는 과거의 수익성은 전혀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호텔신라 수익성이 쉽사리 회복되지 않은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면세점 사업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호텔신라 측에 따르면 회사 전체 매출 중 면세점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다.

 

이 사장이 호텔신라 경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인 2008년 호텔신라의 매출은 6583억 원에 불과했다. 8년 만에 6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면세점 사업 확장 등이 가장 큰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 사장과 호텔신라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던 면세점 사업이 오히려 최근에는 수익성에 발목을 잡게 된 것이다. 이는 정부가 면세점 특허권을 연이어 내주면서 국내 면세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서울 내 시내면세점만 9곳에 이른다. 올해 말까지 13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수수료와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가 늘어나면서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해 졌다.

 

이 와중에 중국이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관광 금지령’을 내리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문이 끊긴 것도 큰 영향을 줬다. 중국인 관광객은 시내 면세점 매출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사장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5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의 향수·화장품 및 패션액세서리 분야 면세점 운영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호텔신라는 인천국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이어 홍콩공항에서도 면세점을 운영하게 돼 ‘아시아 3대 공항’ 면세점을 모두 확보한 유일한 사업자가 됐다.

 

이곳뿐만 아니라 호텔신라는 마카오에도 공항 면세점을 두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태국 푸켓에 첫 해외 시내 면세점을 열었다. 이달 말에는 일본 업체와 합작해 일본 도쿄의 신주쿠에 시내 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올해 홍콩 공항과 도쿄 시내의 면세점이 문을 열면 매출이 50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호텔신라는 내년 총 다섯 곳의 해외 면세점에서 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려의 목소리는 나온다. 매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당기손익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해외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 3곳의 매출은 총 5203억 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하지만 당기손익은 386억 원을 적자를 냈다. 

 

특히 해외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377억 원 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2015년 601억 원 손실보다는 규모가 줄어들어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기존 해외 사업장의 수익성이 정상화되지 않았는데, 새로운 해외 면세점을 확장하게 되면 적자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텔신라 관계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경우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는 등 기존 해외 면세점은 정상화에 접어들고 있다”며 “국내 면세점 시장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메르스 사태나 사드 국면에서 볼 수 있듯 대외 정세에 영향을 받는 사업적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은 사업포트폴리오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재계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 수익성 개선에 대해 비관적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원래 국내에서 면세점 사업은 매력적인 비즈니스가 아니었다. 3~4년 전부터 중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니, 기업들이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라며 “이부진 사장은 국내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시장 확장에 나섰다. 또한 해외 면세점 역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다 보니 매출 규모는 커지지만 수익은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을 안정화 궤도에 올리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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