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제 차량 유세, 지역사회 방문 등 발로만 뛰는 선거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 탄핵이라는 이례적인 사건으로 충분한 후보 검증 시간도 없이 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빠르게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온라인 홍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비즈한국’이 유력 대선후보 5명의 온라인 선거운동 ‘현장’을 조명했다.
#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문재인 대세, 심상정 강세, 홍준표 열세
개인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심상정 후보다. 심 후보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는 21만 9400여 개(이하 4월 19일 기준)로 문재인 후보(49만 7500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문 후보가 심 후보에 비해 좋아요 수는 두 배가 넘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0배 이상 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심 후보의 페이지 좋아요 수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심상정 홍보팀에 상 줘야한다’는 반응을 심심찮게 접하게 되는 이유다.
반면 대선후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후보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는 심 후보의 절반 수준인 11만 2400여 개다. 지지율 3위 홍준표 후보는 2만 4600 팔로어 보유에 그쳤으며, 심 후보와 지지율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유승민 후보도 3만 4000여 개의 좋아요를 보유하는 데 머물렀다. 보수진영 후보들의 온라인 홍보력은 열세인 셈이다.
심 후보의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수를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짧지만 임팩트 있게 편집된 동영상이다. 심 후보의 동영상들은 길어야 3분을 넘지 않는다. 카리스마적인 연설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긴박감이 흐르는 배경음악에 핵심 발언들을 강조한다. 여기에 국회의원, 장관, 재벌 등 기득권 세력을 바로 앞에서 강력하게 꾸짖는 내용이 많다 보니 보는 이들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는 평이 많다.
반면 홍준표 후보의 페이스북 페이지는 가장 ‘날 것’ 느낌이 난다. 동영상은 물론 사진마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게시물은 본인이 쓴 듯한 글이 주를 이룬다. 띄어쓰기도 상당 부분 생략된 채 글만 빽빽한 게시물엔 거침없는 발언으로 논란을 부르는 홍 후보 스타일이 그대로 드러난다.
4월 19일엔 “옥스포드 출신답게 자중해서 선거운동하십시오. 이번 선거가 끝나면 강진 토굴로 가서 또 정치쇼 하지 마시고 광명 자택으로 가셔서 조용히 만년을 보내십시오”라며 손학규 국민의당 선대위원장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타 후보들에 비해 투박하지만, 하루 평균 3개 정도의 게시물을 스스로 올릴 정도로 열정은 있어 보인다.
인스타그램 운영에서도 문재인 후보와 심상정 후보가 단연 앞선다. 문 후보와 심 후보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각각 5만 9300명, 1만 3700명이다. 심 후보는 ‘심파라치’라는 이름을 내걸며 과거 사진부터 일상적인 사진까지 주제가 다양하다. 그 뒤는 안철수, 유승민, 홍준표 후보 순으로,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순위와 같았다. 홍 후보의 인스타그램은 게시물 1개, 73명의 팔로어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공식 홈페이지: 문재인 기염, 안철수 선전, 나머지 썰렁
문재인 후보는 최근 신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 홈페이지로 홍보와 함께 대선 자금까지 넉넉하게 마련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공식홈페이지가 있던 문 후보 캠프는 17일 홍보사이트 ‘문재인 1번가’를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다. 온라인 쇼핑몰을 콘셉트로 한 ‘문재인 1번가’는 문 후보 공약이 상품으로 제시되고 ‘즉시구매 좋아요’ 버튼을 눌러 정책에 대한 지지도를 나타낼 수 있다. ‘구매후기’를 통해 각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드러낼 수도 있다.
문재인 1번가는 발표 직후 접속자가 폭주해 지난 18일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마비되기도 했다. 홍보 사이트의 인기로 ‘국민주 문재인 펀드’는 모금 1시간 만에 1차 목표금액 100억 원을 웃도는 329억여 원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공식홈페이지에 올라온 출마 선언 영상에 신경 쓴 이는 문재인 후보가 유일하다. 17일 올라온 문 후보의 대선출마 영상 ‘저는 지금 길을 나섭니다’는 광화문 광장에서 단호한 손짓으로 인생의 마지막 도전임을 강조한다. 3일 전 올라온 영상이지만 유투브 조회 수가 5만 7400회가 넘었다.
전반적인 형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문 후보의 영상은 미국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대선후보의 출마 영상을 떠올리게 한다.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 역시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길 한복판에 서서 출마의 변을 말한다. 영상 속 힐러리 전 후보의 “I'm hitting the road to earn your vote(당신의 표를 얻기 위해 저는 길을 나서려고 합니다)”라는 멘트 역시 문 후보와 유사하다.
한편 안철수 후보는 1시간 23분짜리 영상을 통해 3월 19일의 대선 출마 선언식을 거의 편집 없이 담았다. 유승민 후보, 심상정 후보, 홍준표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렇다 할 대선 출마 영상은 찾아볼 수 없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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