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초까지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서울랜드 폐장설’은 ㈜서울랜드가 “올해 5월에 문 닫는 일은 없다”고 관련 사실을 부인하며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아직 서울랜드와의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비즈한국이 서울랜드를 둘러싼 폐장설의 가능성에 대해 알아봤다.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서울랜드는 1988년 개장한 국내 대표 테마파크로 접근성이 좋고 동물원과 식물원이 있는 서울대공원 안에 있어 오랫동안 사랑받은 유원지였다. 그러나 개장한 지 30년이 넘은 데다 경쟁사인 롯데월드와 에버랜드에 밀린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 ‘디즈니랜드’가 서울랜드 부지에 유치된다는 소문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뜬소문 정도로 취급되던 서울랜드 폐장설은 2015년 6월 박원순 시장의 발표로 급물살을 탔다. 박 시장은 건강한 생태공원 조성 사업의 목적으로 “서울시와 ㈜서울랜드의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부터 서울랜드 부지에 무동력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한덕개발(현 ㈜서울랜드)이 서울랜드를 서울시 소유부지에 놀이기구와 기타 시설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세우며 시와 맺은 운영권 계약이 올해 5월 만료 예정이었다.
이후 블로그와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서울랜드가 오는 5월에 폐장한다는 글들이 올라왔고 ㈜서울랜드는 “5월 폐장은 사실무근이며 서울랜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운영될 것이다. 무동력 테마파크가 도입되더라도 바로 폐장하는 것이 아니고 단계적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폐장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아직 ㈜서울랜드와의 재계약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최근 한 달 내에 ㈜서울랜드에서 계약을 갱신해달라고 요청만 한 상태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서울랜드가 지금도 연간회원을 모집하는 점을 보면 재계약이 확실한데도 서울시가 애매한 태도를 보이는 건 비난을 피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울시가 2년 전 내세운 공약을 번복하면 ‘내세우기용 공약’에 불과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정확히 언제 사업이 시행될지는 모르겠지만, 무동력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기조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푸른도시국 관계자는 “서울랜드에는 세워진 지 10년 안쪽인 비교적 최신 시설들도 꽤 있다”며 “시설에 큰 문제가 없는데 정책수립 때문에 갑자기 폐장한다는 것은 보편적 정서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2년 전과 비교했을 때 폐장을 번복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생기지는 않은 것이다.
또 비즈한국이 확인한 결과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과 달리 40개가 넘는 서울랜드에 10년 이내에 신규 설치된 놀이기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새로 설치된 것은 없지만 14개의 놀이시설이 캐릭터 존으로 리뉴얼되었다”고 설명했다. 리뉴얼의 정확한 의미를 묻자 “기존 시설에 외형을 캐릭터로 재단장한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올해 계약이 갱신되더라도 앞으로의 계약은 장담할 수 없기에 ㈜서울랜드도 폐장을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랜드의 2015년 매출은 2016년보다 적지만 당기순이익은 2016년도의 30배 이상인 242억 원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적립한 이익잉여금을 ‘영업 외 수익’으로 실현해 평년보다 월등히 높은 당기순이익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는 서울랜드가 지난해 가락시장 내 도매법인 ‘동부팜청과(현 동화청과)’를 441억 원가량에 지분을 매입하며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2016년 말 기준 장부가액 435억 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동화청과의 지분은 ㈜서울랜드가 74%, ㈜서울랜드의 계열사인 ㈜고을인더스트리가 25% 소유하고 있다.
동화청과는 2015년 360억 원의 매출액, 38억 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린 알짜회사다. 서울랜드의 순이익이 지난해 7억, 2014년도 9억이라는 점을 생각할 때 서울랜드보다 짭짤한 캐시카우다. 서울랜드 폐장에 대비해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한 게 아닌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서울랜드 재계약이 성사되면 동화청과를 중심으로 앞으로의 사업을 진행해 나갈 기초체력을 기를 시간도 충분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서울랜드는 훗날 무동력 테마파크가 유치되는 것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랜드 관계자는 “이미 무동력으로 움직이는 놀이시설들이 있고 상당히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동화청과 지분 매입에 대해 앞서 관계자는 “경영주의 의도가 어떤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사업 다각화의 목적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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