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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원‧강 ‘CPR’이 알려주는 서울 부동산의 미래

일본 도심지 회귀, 영국 궁전 인근, 미국 센트럴파크 주변 주목…서울 가능성 잘 따져야

2017.04.07(Fri) 08:29:43

[비즈한국] “돈과 사람은 한 곳에 몰리기 마련이다. 내가 맨해튼의 부동산을 계속 사는 이유다.” 부동산 투자로 거부를 쌓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동산 투자 철학은 간명하다. 기업과 사람, 인프라, 환경 등 사람이 살기 위한 제반 여건을 갖춘 대도심은 수요가 끊임없어 부동산 값이 계속 오른다는 것이다. 이는 아파트·상가 주차장의 경우 출입구와 가까운 곳의 자리는 차량이 항상 꽉 들어찬다는 ‘주차장 이론’과도 맥락이 같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주변.


1970년대 초 강남 개발이 이뤄지고 지난 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한국의 부동산 시장을 좌우한 키워드는 ‘학군’이었다. 세계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학구열.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는 맹모·맹부들이 강남불패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강남 입성에 부담을 느낀 학부모들은 목동과 분당·노원 등지를 새로운 부동산 버블 지역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학군이란 개념이 사라진 지도 오래고, 강남의 명문 중·고등학교의 명성도 예전만 못하다. 과학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등 지역을 불문하고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들이 득세하고 있다. 학군 수요는 희미해졌다. 현재도 강남 부동산이 대한민국 최고인 까닭은 미국 베벌리힐스나 일본 메구로처럼 부촌 부동산에 대한 수요와 재건축 이슈가 맞물려서다.

 

그렇다면 한국 부동산의 미래 지형도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과 영국·일본 등 한국보다 사회·경제 발전이 앞선 나라들의 모습에서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일본의 경우 한국과 유사한 성장 경로를 밟아왔다. 정부 주도로 유발효과가 큰 중후장대 산업을 집중 육성해 압축성장을 일군 일본은 행정가를 중심으로 도심이 형성됐다. 일본의 행정가는 일왕성을 중심으로 한 치요다구(區) 가이엔(外苑)에 밀집돼 있다. 버블 붕괴로 전국 부동산 가격이 붕괴된 이후 도쿄에서 유일하게 부동산 값이 오르고 있는 지역이다. 

 

일본 행정·금융의 중심지로 대기업·방송사도 밀집돼 있다. 소득이 높고 높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직장인들의 거주 수요가 인근에 몰린다. 롯폰기힐즈 펜트하우스의 임대료는 월 2000만 엔(약 2억 원)에 달하며, 인근의 도쿄·긴자역을 중심으로 상권이 발달해 있다. 도쿄만으로 빠지는 작은 강도 끼고 있다. 기업과 상권, 공원, 강이 함께 있는 천혜의 입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인구는 매년 약 30만 명씩 감소하고 있지만, 치요다구의 인구는 36년 만에 6만 명(4월 1일 현재)을 넘어섰다. 인근 주오구의 인구도 올 초 15만 명을 넘어섰고, 도쿄만을 끼고 있는 미나토구도 25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3구의 노후 아파트 등 재건축이 활발하면서 부동산 시세도 요동치고 있다. 

 

소득이 많은 젊은 부부들이 도쿄 중심가 주택에 몰려들고 있고, 중심지에 거주하는 것이 보육소나 더 좋은 학교에 진학하는 데 유리하다. 교외로 이탈했던 고령층도 도심지의 편리성을 찾아 다시 회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런던 첼시 지역 풍경.


영국 런던의 도심 형태도 도쿄와 비슷하다. 템스강을 중심에 끼고 있으며 행정·금융 중심지인 버킹엄·켄싱턴 궁전, 근방의 녹지와 접한 첼시 지역의 집값이 가장 비싸다. 첼시와 인근 지역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 가격은 200만 파운드(약 28억 원)를 넘나든다. 이처럼 선진국형 부동산은 성(Castle)과 공원(Park), 강(River)을 중심으로 성장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이는 뉴욕 맨해튼도 마찬가지다. 뉴욕에 성은 없다. 하지만 여느 대도심과 마찬가지로 행정·금융중심가는 있다. 맨해튼의 센트럴파크 인근이다. 맨해튼은 남미와 아시아로 교역하던 영국·네덜란드 상인들의 중심가였다. 상업 중심지라는 얘기다. 맨해튼은 섬이라 면적이 제한돼 있다. 좁은 주차장인 셈이다. 동서로는 강이 지나고 남쪽으로는 대서양을 끼고 있다. 북쪽은 할렘강이 흐른다. 맨해튼 한 가운데에는 센트럴파크가 있다. 

 

글로벌 부동산업체 사빌의 지난해 8월 조사에 따르면 뉴욕 근로자의 1년 거주비용은 11만 4010달러(1억 2894만 원)다. 미국의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질로우(Zillow)에서 실제 가격 정보를 찾아보면 원룸의 월 임대료는 3000달러 안팎이며, 방 3개짜리 집은 1만 5000~2만 달러를 넘나든다. 

 

경제가 성숙해지고 효율성이 중시되는 사회일수록 출퇴근 거리와 상권, 주거 환경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부동산의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종로·중구 등 중심가와 가까우며 한강을 끼고 있고, ‘숲세권’의 입지를 가진 지역은 어디일까. 

 

일단 인왕산과 가까운 서대문이나 미군기지 이전을 앞둔 용산, 서울숲과 가까운 성동 등이 눈에 들어온다. 꼭 이들 지역의 부동산이 유망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가능성의 얘기다. 부동산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도를 펴보고 여러 지역을 꼼꼼히 따져보면 정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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