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커피는 커피나무 열매에서 과육을 제거하고 씨앗을 말려서 볶은 다음, 이를 분쇄해서 물에 타 마시는 음료다. 인류가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약 6세기 경. 시대와 문화권에 따라 커피를 만드는 방식은 조금씩 달라졌으며, 커피를 좀 더 맛있게 마시기 위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커피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가격도 천차만별. 이제는 원두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입맛이 고급화된 것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특히 가정에서도 전문 매장 못지않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 존재한다. 특히 최대한 커피 본연의 풍미는 살리면서 간편하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제품이 인기다. 개인의 취향이나 생활 습관에 딱 맞는 커피메이커 구매 요령을 살펴봤다.
#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
커피 원두에서 맛과 향을 뽑아내는 과정을 추출이라고 한다. 이렇게 뽑아낸 것을 물이나 우유, 설탕, 각종 향신료 등과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커피 종류가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첫 번째 요소로 원두의 품질을 꼽는다. 그 다음이 추출 방식이다.
커피 맛에 대한 평가는 와인 시음이나 자동차 시승과 같아서 상당 부분 주관적인 영역이다. 다만 거의 모든 커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는 원두는 분쇄하는 순간부터 시간이 흐를수록 맛과 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공기 중 산소와 접촉하면서 산패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피 애호가들은 전용 그라인더를 구비해 놓고, 커피를 만들 때마다 직접 원두를 갈아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분쇄된 원두 가루에서 커피 성분을 추출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고온 고압의 물을 투과시키는 것이다. 이때 나오는 진한 액상 커피를 ‘에스프레소’라고 하고, 이러한 기계를 ‘에스프레소 머신’이라고 한다.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방식이 전 세계로 퍼졌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자동과 반자동 그리고 수동으로 나뉜다. 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 뷔페 레스토랑이나 편의점 등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원두를 갈아주는 그라인더가 있어 볶은 원두와 물만 넣어주면 자동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준다. 사용하기에는 편리하지만 맛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다. 수동은 전기를 사용하는 펌프 대신 사람의 힘으로 추출하는 것으로 일반인들이 다루기에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잘 사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커피 매장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반자동이다. 전문 바리스타들도 주로 반자동 제품을 쓴다. 집에서 쓸 에스프레소 머신 역시 반자동 제품을 추천한다. 단, 한 가지 꼭 알아둬야 할 점은 기계의 좋고 나쁨이 반드시 커피의 맛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커피 원두를 알맞게 분쇄하고 적당한 양을 포터필터에 다져넣는(템핑) 기술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추출 이후 찌꺼기를 버리고 세척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가장 큰 단점은 비싼 제품 가격이다. 단순히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고, 카푸치노를 만들 수 있는 우유거품기가 있는 제품은 10만~30만 원 사이에서 충분히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과열 및 고압 센서, 밸브나 자동세척 기능이 추가되면 100만 원도 훌쩍 넘어간다.
따라서 커피 제조를 취미로 가진 애호가가 아니라면 적당한 타협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일단 보급형 제품으로 커피에 대해 공부하고 자신이 선호하는 커피의 맛을 찾아내는 연습을 한 다음 투자를 해도 늦지 않다고 말한다. 커피를 음미하는 것을 넘어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 최대한 간편하게 커피를 마시고 싶다
집에서 에스프레소 커피를 가장 간편하게 마시는 방법은 ‘캡슐 커피’다. 캡슐을 넣고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준다. 캡슐 커피가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내는 이유는 원두를 볶고 분쇄한 다음 통조림처럼 곧바로 밀봉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공기와 수분 그리고 빛과의 접촉이 최대한 차단된다. 그렇다고 산패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생산된 지 1년 이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캡슐커피에는 종류가 많다. 우리나라에는 네스프레소, 네스카페(돌체구스토), 일리, 큐리그, 카페이탈리아 등이 대중적이며, 해외 시장까지 살펴보면 수많은 브랜드가 존재한다. 문제는 각 브랜드마다 캡슐 모양이 전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대중적인 브랜드 제품이 캡슐을 구하기가 보다 수월하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이탈리아 캡슐 커피 ‘카피탈리’는 호환 규격을 만들어 일부 브랜드와 공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선호도가 낮다.
같은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여러 모델이 존재하며 가격도 제각각이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차이는 펌프 압력과 물 용량이다. 펌프 압력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같은 캡슐에서 그 차이를 구분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주방 인테리어를 위한 디자인과 각종 부가 기능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캡슐 커피의 가장 큰 단점은 유지비다. 캡슐 개당 가격은 500~700원. 커피 전문매장보다는 저렴하지만, 집에서 직접 만들어 마신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다. 유지비를 줄이는 방법에는 유통기간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대량 구매를 통해 할인받는 방법과 전용 리필 용기를 쓰는 것이다. 다만 리필 용기는 제조사가 권장하는 방법은 아니다. 커피 머신은 최대한 싸게 공급하고 캡슐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라서 그렇다. 단, 리필 용기를 쓸 경우 원두의 분쇄도와 가루를 눌러 채우는 밀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 보다 저렴하게 커피를 마시고 싶다
저렴하고 빠르게 커피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소위 ‘커피메이커’라고 불리는 자동 드립커피 메이커를 이용하는 것이다. 물을 뜨겁게 가열해 미리 준비된 커피 가루와 필터에 내려서 추출하는 방식이다. 손으로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와 원리는 동일하며, 이를 자동으로 해준다는 점만 다르다.
이렇게 만들어진 드립 커피는 에스프레소에 비해 순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풍미까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짧은 시간 간편하게 대량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다만 물줄기를 사용자가 조절할 수 없어, 골고루 커피를 추출할 수 없는 부분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바리스타가 내린 공들여 내린 핸드드립 커피가 맛있는 이유다. 또, 에스프레소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커피 제조는 불가능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커피메이커의 기능적 차이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반영구 필터 유무, 보온기능, 전원차단, 물 용량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반영구 필터는 종이 필터를 사야하는 번거로움이나 추가 비용이 들지 않지만, 맛이나 카페인을 걸러주는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다. 다만 반영구필터를 빼고 종이필터를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종이필터만 있는 제품을 선택할 필요도 없다.
가격은 대부분 5만 원 이하로 저렴한 편이지만, 디자인이나 브랜드에 따라 상당히 비싼 제품도 존재한다. 맛은 커피메이커 본연의 성능보다 사용자가 얼마나 원두 가루와 물의 양을 잘 조절하느냐에 달린 문제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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