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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구속] 서울구치소 ‘예우 아닌 예우 같은 예우’ 준비

역대 최장 8시간 41분 실질심사 끝 영장 발부…검찰 “영장 못 받으면 실패” 총력전

2017.03.31(Fri) 03:36:22

[비즈한국] “당연히 구속될 것을 전제로 준비를 했지만, 전직 대통령이라고 대단한 예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정치권도 있고, 지켜보는 눈이 한둘이 아니잖아요.” 

 

30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한창 진행 중일 때 법무부 관계자가 ‘박 전 대통령을 위한 독방 등 구치소 준비’ 여부를 묻자 한 답이다. 그는 “법무부 교정본부를 통해 구치소를 관리하긴 하지만, 구속되면 박 전 대통령은 미결수이지 않나. 미결수는 검찰에서 신병을 관리한다. 검찰에 문의하라”며 말을 아꼈다.

 

‘구속전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번 법정 출입구를 통해 나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법무부의 다른 관계자는 “구치소는 교정본부에서 관할하지 않느냐”며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 들어오게 된다면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약간의 대우는 할 것이다. 특히 다른 미결수들하고 충돌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그는 “전직 대통령의 사례를 보면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는 구치소 내부에 전직 대통령이 있을 경우를 가정한 규정은 없다. 때문에 법조계 관례와 전직 대통령 사례를 비교해서 보면 박 전 대통령의 경우를 가늠할 수 있는데, 한 가지 확실한 점은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안에서 격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수감자들과 함께 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그로 인한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기 때문.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 전 대통령은 호송차에 실려 서울중앙지검에서 구치소로 이송된다. 그리고 여느 구속자들과 마찬가지로 항문검사를 포함, 신체검사를 받게 된다. 몸에 위험한 물질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로, 수용자 인권 유린 논란이 일었던 항문 검사의 경우 구치소 관계자가 직접 육안으로 확인하지 않고 전자 영상 장비가 설치된 의자에 앉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청와대 전 비서실장 등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와 관련해 구속 수감된 인물들 중 예외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2년 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어디에 수감됐는지 보면, 박 전 대통령이 있을 곳도 추정할 수 있다. 두 전 대통령은 일반 재소자 수용 건물과 떨어져 있는 별도 건물에 수감됐는데, 다른 수용자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차단막도 설치했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 1.9평 규모의 일반 독방보다 큰 3.5평 크기의 방을 사용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이들처럼 별도의 큰 방을 배정받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수용자 접촉을 차단하는 선에서, 보통 수용자들 여럿이 함께 쓰는 방을 혼자 쓰는 안도 교정본부는 검토 중이다. 때문에 1.9평 크기의 독방이 아니라, 다인용 방 하나를 개조해 혼자 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구치소에는 ‘40년 지기’ 최순실 씨를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국정농단 공범들이 대부분 갇혀 있다. 

 

첫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인 만큼, 심문도 역대 최장으로 진행됐다. 기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7시간 30분이 최장 기록이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8시간 41분이라는 깨지기 힘든 기록을 새롭게 만들어냈다. 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한 번도 구속영장 실질심사 중간에 휴정을 하고 점심을 먹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을 정도다.

 

검찰은 구속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웅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부장검사 등 검사만 6명을 투입했는데, 모든 의혹의 정점에 박 전 대통령이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인 만큼, 국정농단 수사의 성공이냐, 실패냐를 1차 판단 받는 상징성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는 평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의혹과 관련해, 뇌물,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 각 분야별로 구속자가 한둘이 아니다”며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하지 못하면 수사를 실패했다는 평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은 제기된 13가지 혐의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히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모금에 뇌물 혐의를 적용한 것을 두고 박 전 대통령은 8시간 넘게 진행된 심문 동안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결정하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최효정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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