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 이후 삼성전자의 운명을 가를 스마트폰 ‘갤럭시S8’이 마침내 공식 발표됐다. ‘유출’보다는 ‘노출’이라는 단어가 적합할 정도로 수많은 정보가 사전에 알려진 가운데, 한치의 오차도 없이 그대로 나온 탓에 신선한 맛은 좀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가격과 출시일이 정해진 이상 스마트폰 교체를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충분히 갈등할 만한 제품인 것은 분명하다. 충동구매를 방지하고 ‘지름신’을 물리칠 수 있도록 갤럭시S8을 사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 이유와 그 반대를 짚어본다.
① 빅스비
같은 운영체제를 탑재한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영원한 숙제는 차별화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갤럭시S8 차별화 요소는 세로로 길어진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음성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빅스비’다. 그중 세로로 길어진 디스플레이는 LG ‘G6’가 이미 김을 빼놨다. 사전에 따로 합의를 한 것인지, 서로 스파이를 보낸 것인지 알 길은 없다.
결국 남은 것은 ‘빅스비’뿐이다.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OS에 최적화된 ‘구글 어시스턴트’ 대신 ‘빅스비’를 독자 탑재하기로 한 결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 먼저 나온 애플 ‘시리’, 아마존 에코 ‘알렉사’와 비교해 얼마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지도 미지수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삼성전자가 기본 탑재 애플리케이션(앱) 이외에 ‘페이스북’,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등 사용자들이 많이 쓰는 앱에서도 빅스비를 지원하도록 상당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업계 용어로 생태계 조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독자적인 생태계 조성에 성공한 적이 없다.
② 카메라
하드웨어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삼성전자가 이번에도 듀얼 렌즈 대신 싱글 렌즈 카메라를 선택했다. 애플은 ‘아이폰7 플러스’에, LG는 ‘V10’부터 듀얼렌즈 카메라를 탑재해 소비자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고 있음에도 말이다.
단순히 듀얼 렌즈 카메라뿐만이 아니다. 이번 갤럭시S8 발표에서 카메라에 할애된 시간은 그야말로 눈 깜짝할 정도로 짧았다. 얼마나 성능이 향상된 건지에 대한 이렇다 할 설명도 없었다. 전작 대비 많은 부분이 향상됐지만, 카메라만큼은 획기적인 발전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카메라 성능은 스마트폰 구매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③ 가격
가격은 삼성전자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다. 적어도 삼성전자 경영진은 애플보다 더 싸게 팔 이유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갤럭시S8은 더욱 그렇다. 64GB(기가바이트) 저장 용량 기준 갤럭시S8의 출고가는 93만 5000원, 갤럭시S8 ‘플러스’는 99만 원이다. 갤럭시S8 플러스 128GB는 115만 5000원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플러스 모델은 100만 원이 넘을 것으로 관측됐으나 아슬아슬하게 그 이하로 묶은 점은 칭찬할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8은 모든 양산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 가장 비싸다. 이미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만큼, 이제는 스마트폰 사는 데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쓰는 것을 결코 당연하다고 말하기는 어렵게 됐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으로 주로 뭘 했는지를 떠올려 보면 더욱 그렇다.
④ 아이폰
갤럭시S8은 여러 측면에서 현존 최고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가격만 빼면 안드로이드OS를 선호하는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가장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MST 기반의 삼성페이와 개인 취향인 디자인을 제외하면 아이폰 사용자가 운영체제를 갈아탈 정도의 획기적인 차별화 요소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물론 아이폰도 여전히 케케묵은 전면 디자인을 고집하고 있으며, 수년째 애플 특유의 혁신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해는 아이폰이 10주년을 맞는 해다. 디자인은 그대로 둔 ‘7S’가 될지 아니면 전면 개편된 ‘8’이 될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애플이 뭔가 보여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⑤ 배터리
삼성전자가 갤럭시S8 발표에서 가장 많이 공을 들인 대목은 갤럭시 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에서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 회복이다. 얼마나 안전에 공을 들였는지에 관해 1시간 남짓한 발표 시간 중 10분 이상을 할애했을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배터리 폭발 사고가 발생한다면 이는 삼성전자에게 더 이상 만회하기 힘든 치명적 타격이 될 것이다.
갤럭시S8의 배터리가 또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섣부른 추측이나 혹은 저주를 하는 것이 아니다. 삼성전자 역시 배터리 용량을 무리하게 늘리지 않고 안정적인 선택을 하며 만전을 기했다. 다만 당장 급하지 않으면 좀 더 지켜보고 구매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다. 안전 문제는 아무리 조심해도 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 갤럭시S8을 당장 사야 하는 5가지 이유
삼성전자는 지난 수개월간 상상도 못할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흔들림 없이 갤럭시S8을 완성해냈다. 당초 예상보다 더 빠른 시점에 제품을 발표한 것도 이러한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갤럭시S 시리즈가 꾸준히 잘 팔리는 이유는 결정적인 흠을 잡기 어려운 삼성전자 특유의 완성도에 있다. 지금부터 갤럭시S8을 사야 할 다섯 가지 이유를 짚어본다.
① 디자인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에 디스플레이 테두리를 곡면 처리하는 엣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지도 벌써 3년이 흘렀다. 매번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디자인은 계속 다듬어졌고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와 결합하면서 역대 최고의 디자인이 탄생했다는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개인 취향의 문제지만 디자인만큼은 아이폰을 앞섰다는 평까지 나온다.
색상 역시 5가지를 동시에 선보이며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향후 마케팅 용도로 추가될 신규 색상까지 감안하면 선택지는 더 많아진다. 대표 색상은 오키드 그레이(회색)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으며, 블루 코랄(파랑)도 갤럭시 노트7을 강제로 환불해야 했던 구매자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달래줄 것으로 보인다.
② 로고
디자인의 연장선상에 있는 특징이지만 별도로 언급하고 싶을 정도로 획기적인 부분이다. 드디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전면에 있는 삼성(SAMSUNG) 브랜드 로고를 지웠다. 화면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이로 인해 디자인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감상할 경우 보통 가로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로고가 없어 몰입도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경쟁 상대이자 벤치마킹을 잘하는 LG전자가 참고하면 좋을 만한 대목이다.
③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 10nm(나노미터) 기반의 옥타코어(8개) 프로세서가 탑재됐다고 밝혔지만, 그것이 퀄컴 ‘스냅드래곤 835’와 ‘엑시노스 8895’임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아무리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됐다고 해도 더 좋은 스마트폰을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가장 결정적인 매력 포인트다.
더 나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단순히 성능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칩 하나에 여러 가지 신기술이 함께 담기기 때문이다. 가장 최신 통신 규격을 지원하며 전력 소모는 줄어들고 배터리 충전은 더 빨리된다. 갤럭시S8은 이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 현존 유일의 스마트폰이다.
④ 삼성 덱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면을 모니터로 출력해주고,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주는 보조기기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지원해야 하다보니 단순히 화면을 크게 보여준 것일 뿐 제대로 된 인터페이스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 덱스는 다르다. 연결되는 순간 큰 화면에 맞게 모든 인터페이스가 최적화된다. 예를 들어 사용하는 앱이 태블릿용 화면을 지원한다면 자동으로 화면을 전환해 준다. 잘만 활용하면 노트북 없이 간단한 문서 작성이나 이미지 작업을 하거나 간편하게 TV나 모니터에서 영상을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⑤ 보안 인증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아이폰에 비해 운영체제 특성상 더 높은 보안 수준이 요구된다. 갤럭시S8은 세 가지 생체보안 인증 기술을 제공한다. 지문은 기본, 노트7에서 이어받은 홍채 인식에 이어 새롭게 안면 인식까지 탑재됐다. 이미 갤럭시 노트7을 통해 홍채 인식 정확도나 인식 속도에 대한 검증은 끝난 상황. 여기에 안면 인식까지 더해져 인증 과정은 더욱 간편하고 단단해졌다. 드디어 삼성전자와 갤럭시S8이 진짜 주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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