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한 대기업의 1차 협력사가 감내할 수 없는 납품단가 인하로 올해 들어 도산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 협력사는 도산 이후 회사 대표가 항의하는 과정에서 대기업 담당 임원으로부터 부인을 모욕하는 막말을 들었다고 주장해 논란을 증폭시킨다.
1990년대 중반 설립된 이 협력사는 원청인 대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던 회사였다. 이 회사는 2012~2013년까지 매해 매출 10%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 왔고, 한때 연 매출 150억 원, 직원 수 150여 명에 달했다. 이 회사는 건실한 경영으로 원청으로부터 우수 협력사 상을 수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원청이 품목에 따라 납품 단가를 10%대 중반에서 30% 중반까지 인하하면서부터 경영난에 시달리게 됐다는 것이 협력사 측의 주장이다. 협력사 관계자들은 “원청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로 수익성 악화와 경영난에 시달려야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동반성장은 실종된 채, 결국 회사는 폐업하고 임직원들은 거리로 내몰렸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협력사 임직원들이 원청을 찾아가 항의하던 과정에서 원청 임원의 인격 모독적 발언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협력사 관계자들은 “항의하는 사장에게 원청 담당임원은 사장 부인을 지칭하면서 ‘ 나이 오십 먹은 여자는 팔아봐야 돈도 안 된다’라고 폭언했다. 지금까지 원청은 그 임원에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원청 관계자는 “폐업한 협력사와 동일한 품목으로 당사에 납품하던 협력사가 모두 네 곳이었다. 이들 협력사로부터 납품을 받아 생산하던 제품의 시장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단가를 인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인하한 것은 아니며 협력사들과 합의를 통해 인하했다. 폐업한 협력사와 달리 다른 세 협력사는 현재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협력사 쪽에서는 당사 임원이 막말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앞뒤 상황과 정확한 대화 내용에 대해선 대화 당사자가 아닌 이상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담당 임원은 협력사에 ‘ 그런 의미로 얘기한 게 아니었으며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했고 공식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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