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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나들이] 붉은대극, 꽃망울이 터진다 봄이 깊어간다

붉은색 새싹에서 유래한 이름 자라면서 녹색으로 변해…민대극, 풍도대극으로도 불러

2017.03.29(Wed) 09:59:29


[비즈한국] 붉은대극(대극과, 학명 Euphorbia ebracteolata Hayata)

 

이른 봄 꽃소식 따라 찾아간 서해의 한적한 섬, 무심한 마음으로 마른 풀덤불에 덮인 고요한 겨울 숲길 정상을 넘어 내려간다. 너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양지녘 기슭을 내려가는데 봄 햇살 아래 여기저기 불쑥불쑥 솟아나고 있는 새싹이 눈에 들어왔다.

   

수줍은 미소처럼 붉은빛 감도는 새싹이었다. 꽃처럼 보이지도 않은 자잘한 꽃망울을 품고 따스한 봄 햇살 속에 화사한 미소로 반겨주는 듯했다. 똬리 틀듯 붉게 솟아나는 새싹 무더기에 봄기운이 넘쳐나 보인다.

  

황량하게 메마른 어둑한 숲속에서 차디찬 바닷바람 견디며 기다려온 봄 햇살, 행여 놓칠세라 낙엽을 헤집고 여기저기 빨간 새싹이 삐져나온다. 낙엽에 싸여 이제 막 싹이 트는 붉은 새싹은 눈에 잘 띄지 않아 발에 밟히기 십상이라 발길 옮기기가 옹색할 정도였다.

 

붉은대극은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민대극이라고도 하며, 풍도에서는 풍도대극이라고도 부른다. 붉은대극은 새싹이 붉은색을 띠고 있어 유래한 이름이며, 민대극은 암·수꽃에 소포엽이 없고 씨방에 돌기가 없이 밋밋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씨방에 돌기가 있고 없음에 따라 민대극과 대극을 구분하는데 씨방에 돌기가 있으면 대극, 없으면 민대극(붉은대극)이다.

 


잎은 새싹이 날 때 붉은빛을 띠는 것이 많지만 자라면서 녹색으로 변해간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어긋나기를 하며 긴 타원형이고 끝이 뭉뚝하다. 줄기 끝에는 5장의 잎이 돌려난다. 꽃대는 줄기 끝에서 4~5개씩 나오며, 그 끝이 다시 2갈래로 갈라져서 등잔모양꽃차례〔杯狀花序〕가 달린다. 줄기 끝 꽃대에 술잔 모양의 포엽이 달리고 그 안에 수술 5개와 암술 1개가 있다. 수꽃에는 작은 포편이 없고 씨방 표면에 돌기가 없어 민대극이라 불린다. 열매는 5~6월경에 위에서 아래로 벌어지는데 안에는 많은 종자가 들어있다. 뿌리를 자르면 황색의 유액이 흘러나온다. 이 황색 유액은 강한 독성이 있다. 뿌리는 직근성으로 퉁퉁하다. 주로 관상용으로 쓰이며 뿌리는 약용으로 이용하는데 이질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비슷한 종으로 대극, 흰대극, 두메대극, 암대극, 등대풀이 있다. 대극은 대극과의 대표 종(種)으로 잎은 어긋나며 타원형의 바소꼴이다. 키는 80cm 정도이다, 흰대극은 전체에 털이 없으며, 잎의 뒷면이 흰색으로 들이나 바닷가에서 자란다. 꽃은 노란색이다. 키는 20~50cm이다. 두메대극은 제주도 한라산에 자라며 꽃은 6~7월에 황록색으로 핀다. 줄기는 뭉쳐나고 매우 작아서 키는 10~15cm이다. 암대극은 전체에 털이 없다. 돌이 많은 곳에서 잘 자라서 암대극(岩大戟)이라 불린다. 갯바위대극이라고도 한다. 잎은 피침형이며, 꽃은 황록색이다. 키는 40~80cm이다. 등대풀은 잎에 잎자루가 없고, 끝이 둥근 모양이거나 오목하게 들어간다. 잎 가운데 핀 밝은 녹황색 꽃이 밤에 바다를 밝히는 등대 같다고 하여 등대풀이다.

 

붉은대극 새싹 안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꽃망울이 터져 나오고, 새 봄에 맺힌 갖가지 봄 꽃망울도 톡톡 터져 나오기 시작한다. 어느덧 이 강산이 울긋불긋 꽃동산이 되어간다. 봄이 깊어가는 계절이다.

박대문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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