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여성 비하 발언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여혐(여성혐오) 논란’을 일으킨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 ‘맥(MAC)’이 이번에는 국내 공식 홈페이지 매장 안내 지도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사건 이후 불매운동까지 언급되며 여전히 많은 국내 소비자에게 눈총을 사고 있어서 또 한 번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맥은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 ‘에스티로더 컴퍼니(The Estée Lauder Companies)’의 대표 브랜드다. 국내에는 ‘현아 립스틱’, ‘아이유 립스틱’ 등 연예인 이름을 딴 제품으로 알려졌다. 립스틱, 담배 등 불황형 소비품목의 매출 상승과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색조 제품군이 강한 맥은 한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불거졌던 여혐 논란으로 해외 화장품 브랜드로는 드물게 국내에서 많은 안티팬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라디오 팟캐스트를 통해 여성 비하 발언을 해 온 개그맨 모임 ‘옹달샘’ 멤버 A 씨를 광고 모델로 기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여성이 주 소비자인 브랜드가 여성 비하 발언자를 광고 모델로 채택하는 건 여성에 대한 우롱이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맥은 해당 광고를 삭제했다. 2010년에는 멕시코에서 있었던 여성 대상 연쇄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컬렉션을 제작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알려지며 맥은 ‘여성 혐오 브랜드’로 더 큰 비난을 받게 되었다.
맥이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엿볼 수 있다. 맥은 국내 공식 홈페이지에 동해보다 일본해를 우선 표기하고 있는 구글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구글은 분쟁 지역에 대해 해당 국가의 보편적 정서를 반영한 지도 표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러 국가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글로벌 브랜드들 중 다수가 국가마다 다르게 표기된 구글 지도를 사용하는 까닭이다.
해외 브랜드들의 ‘일본해 표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케아’, ‘자라’, ‘H&M`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서 일본해 우선 표기 지도를 사용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표기를 변경했다(관련기사 [단독] ‘자라’ 모그룹, 여전히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 이러한 이슈가 여러 번 불거진 데다 한국 발매가 20년이 다 되어 간다는 점을 고려하면 맥의 대처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반면 경쟁 해외 화장품 브랜드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를 빠르게 읽고 대응하는 분위기다. ‘에스티로더’, ‘바비브라운’, ‘베네피트’, ‘디올’, ‘샤넬’ 등의 해외 브랜드는 공식 홈페이지에 동해가 우선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일본 화장품 브랜드 ‘나스’ 를 포함해 ‘랑콤’, ‘어반디케이’, ‘입생로랑’이 일본해 우선표기 지도를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즈한국’은 일본해 표기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의 한국 지사인 엘카 코리아(ELCA Korea)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회사 측은 “담당자가 바쁘다”는 이유로 답변을 피했다.
그러나, 기사 보도 이후 24시간이 지난 뒤 엘카 코리아는 “홈페이지를 수정했다”고 알려왔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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