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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순간을 잡아라’ 2017 블랙박스 실전 구매 가이드

2채널·풀HD가 대세…주기적 점검 통해 작동여부 파악해야

2017.03.24(Fri) 15:22:52

[비즈한국] 자동차 사고 과실 비율에 있어 ‘10 대 0은 없다’는 통설이 있다. 아무리 피해 차량이라고 하더라도 과실이 인정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쌍방 운전자와 목격자의 증언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옛날 이야기다. 블랙박스가 대중화 된 요즘은 10 대 0까지 과실 비율을 따질 수 있게 됐다.

 

사고 발생 시 자동차 블랙박스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커짐에 따라, 이제는 아예 이를 의무화하자는 법까지 추진될 정도다. 가끔은 자동차 사고와 상관없는 범죄 상황이 블랙박스에 찍혀 중요한 증거가 되기도 한다. 반면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블랙박스가 사생활 침해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적으로 규제하는 곳도 있다.

 

블랙박스는 자동차 사고 발생시 과실 여부를 가려주는 중요한 장치로 각광받고 있다.

 

블랙박스는 평소에는 거의 쓸모가 없지만, 결정적인 순간 단 한번으로도 충분히 제 값을 한다. 따라서 블랙박스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정적인 순간을 제대로 포착해 낼 수 있느냐로 귀결된다. 2017년 블랙박스 실전 구매 노하우를 정리했다.


# 대세는 2채널

 

블랙박스 구매 전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은 채널 수다. 전방만 감시가 가능한 1채널과 후방까지 감시 가능한 2채널, 좌우 측방까지 커버하는 4채널이 있다. 드물게 3채널 블랙박스도 있는데 이는 전방과 후방 그리고 차량 내부를 촬영할 수 있어 택시나 트럭 등에 주로 사용되는 제품이다. 

 

채널이 많아질수록 가격도 올라가지만 최근 2채널이 보편화되면서 가격도 상당히 저렴해졌다. 작은 흠집에도 민감한 고가의 외제차가 아니라면 아직까지는 2채널이 가장 적당한 선택이다.

 

차량 내부를 촬영할 수 있는 일체형 2채널 제품은 택시 운전자에게 인기가 좋다. 사진=트레센드 제공

 

2채널에는 일체형과 분리형 두 종류가 있다. 우선 일체형은 블랙박스 하나에 렌즈가 양쪽으로 달린 제품이다. 전방과 룸 미러로 보이는 시야를 동시에 녹화한다. 설치가 간편한 것이 장점이지만, 후방 상황을 완벽하게 잡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분리형은 별도의 후방 카메라를 자동차 후미에 장착하고 이를 케이블로 연결한 제품이다. 자가 설치가 쉽지 않지만 전후 상황을 정확히 기록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대체적으로 일체형이 분리형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자동차 구조에 따라 시야가 충분히 확보될 경우는 일체형, 그렇지 않으면 분리형을 선택하는 것이 사고 판독에 도움이 된다. 

 

경제적 요인으로 인해 1채널 제품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급한 끼어들기를 제대로 잡아낼 수 있도록 최대한 광각 제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사실 2채널이 꼭 아니어도 되는 이유는 대부분 후미 추돌 사고는 상대방도 블랙박스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과실도 기본적으로 후방 운전자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택의 문제다.


# 결정적 순간을 위한 필수 요소

 

블랙박스는 끊임없이 녹화 데이터를 촬영해 저장하고, 과거 데이터를 삭제하기 때문에 발열이 상당한 편이다. 이러한 발열은 특히 여름철 블랙박스 고장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블랙박스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인 점검이 필수다. 

 

그래서 대부분 블랙박스는 발열에 잘 견디도록 설계되는데, 문제는 블랙박스 자체보다 저장장치인 마이크로 SD카드에서 발생한다. 블랙박스에 쓰이는 마이크로 SD카드는 보통 8GB(기가바이트)부터 64GB 제품이 많이 사용되는데,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검증 받은 브랜드의 고용량 제품을 쓰는 것이 유리하다. 영상 데이터를 끊임없이 읽고 쓰고 지우기 때문에 용량이 넉넉하면 그만큼 무리가 덜 가기 때문이다. 

 

가령 삼성전자가 만든 마이크로 SD카드의 보증 기간은 10년이지만 블랙박스에 사용할 경우 6개월에 그친다. 블랙박스가 얼마나 가혹한 환경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상시전원을 사용하는 블랙박스는 자칫 배터리 방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블랙박스 전용 보조배터리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G마켓 제공

 

주차 중 발생하는 뺑소니 사고 범인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블랙박스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도 있다. 주행 중이라면 전원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주차 중에는 블랙박스로 인해 간혹 자동차 배터리 방전되는 사고도 생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 블랙박스는 전원을 차단하는 관리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움직임이나 충격이 있는 경우에만 녹화가 작동해 배터리 소모를 최대한 줄이기도 한다.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일수록 배터리 방전 위험이 더 높은데, 이때는 블랙박스 전용 보조 배터리를 장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특히 자동차를 자주 타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욱 요긴한 기능이다. 다만 보조 배터리 역시 열에 약한 부품이기 때문에 설치 시 주의가 요구된다.

 

야간 운전이 많은 사람이라면 구입 전 저조도 환경에서 화질도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블랙박스는 어두운 상황에서 밝기를 보충하기 위해 자동으로 감도를 높여 노이즈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칫 자동차 번호판 식별이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 일부 제품은 야간에서 화질을 크게 끌어올리는 ‘나이트 비전’ 기능을 지원한다.

 

# 수많은 부가 기능, 뭘 보고 고를까

 

블랙박스는 다른 IT기기보다 비교적 제조사가 많고 모델도 다양한 편이다. 기본적인 촬영 이외에 각 제조사 별로 다양한 부가 기능을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 오히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이 쉽지 않다. 그래서 몇 가지 기준점이 필요하다.

 

우선 해상도는 풀HD가 인기다. 블랙박스 해상도가 높아야 하는 이유는 작게 찍힌 부분도 확대해서 식별해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최근에는 2K급 블랙박스도 출시됐다. 다만 해상도가 높으면 그만큼 영상 데이터가 크기 때문에 높은 용량의 마이크로SD카드가 필요하다.

 

블랙박스가 보통 룸미러 아래에 장착된다는 점에서 착안한 룸미러 모양의 블랙박스. 사진=11번가 제공

 

블랙박스로 촬영된 영상을 즉각 확인할 수 있는 LCD가 내장된 제품도 있다. 주차 중 촬영된 영상을 자주 확인해야 하는 경우 선택할 만한 기능이다. 다만 상당한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영상의 위치 정보와 주행 속도가 함께 기록되는 GPS는 필수적인 기능은 아니다. 오히려 운전자의 사생활을 노출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없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또, 사고 판독 시 과속 중이었다면 오히려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대부분 블랙박스 제품은 GPS를 옵션으로 선택 제공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대부분 보험사는 블랙박스 장착 시 자동차 보험료를 3~5% 할인해주고 있다. 2채널 장착 시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보험사도 있다. 다만 고정형 제품에 한하며 안 쓰는 스마트폰이나 액션캠과 같은 블랙박스 대용 제품은 적용 받지 못한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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