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마트폰 교체를 고민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선택 장애’가 올 법도 하다. LG ‘G6’가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입소문에 혹하면서도 4월 출시될 삼성 ‘갤럭시S8’과 저울질 하는 상황에서, 애플이 뜬금없이 매력적인 빨간색 ‘아이폰7’까지 발표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2년 약정이 한참 남아있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기다리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안드로이드OS 7.0 ‘누가(Nouget)’ 업데이트다.
이미 지난해 말 출시된 LG ‘V20’에 탑재될 만큼 진즉 완성된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만든 ‘넥서스’ 폰을 제외한 다른 구형 폰에 대한 지원은 더디기만 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금까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7’과 ‘G5’, ‘스타일러스2’에만 업데이트를 제공했다.
반면 2015년에 출시된 구형 폰은 업데이트를 해주겠다는 약속만 해놓고, 여전히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쯤되면 신형 폰을 사도록 유도하기 위해 고의로 미루는 것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마저 생길 정도다. 2015년 출시된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해 안드로이드 7.0 누가로 업데이트하면 좋아지는 점 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봤다.
① 속도가 빨라진다
운영체제가 업데이트 되면 새로운 기능이 다수 추가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성능이 뒤처지는 구형 폰은 오히려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러나 7.0 누가는 오히려 속도가 더 빨라진다. 여러 가지 기술적 요인이 있지만, 쉽게 말하면 이번 업데이트 자체가 최적화에 주안점을 두고 개발됐기 때문이다.
누가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면 전반적으로 터치 반응속도나 움직임이 부드러워진다는 평이 많다. 또 스마트폰을 껐다가 켰을 때 부팅 속도도 좀 더 빨라졌다. 이는 암호화 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의식할 필요는 없다.
물론, 현 시점에서 2년 전 스마트폰도 사용하는데 있어 속도가 느리다고 하기는 어렵다. 특히 갤럭시나 G시리즈와 같은 당시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더욱 그렇다. 만약 외관에 손상이 없고 배터리가 지나치게 빨리 소모되거나 터치 등 핵심 기능들이 간혹 오작동 하는 것이 아니라면 누가 업데이트만으로도 충분히 더 오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
② 저장공간이 늘어난다
스마트폰은 32GB(기가바이트) 64GB 같은, 저마다 저장 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이를 사용자가 전부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운영체제가 차지하는 용량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운영체제가 차지하는 용량은 이전 대비 상당히 줄어든 모습이다. 그만큼 불필요한 파일들을 덜어냈다는 의미다. 따라서 업데이트 하는 것만으로 스마트폰 기종이나 제조사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평균 500MB(메가바이트) 정도의 저장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저장용량이지만 의미가 없지 않다.
③ 키보드가 좋아진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많이 쓰는 기능 중 하나는 키보드다.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할 때 키보드가 사용된다.
누가에서는 일단 약 1500개의 새로운 이모티콘이 추가된다. 전부 쓸 만하고 예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일단 숫자가 많기 때문에 대화 내용이 보다 풍성해진다. 또 기본 키보드에서 더 많은 언어를 지원하도록 했다.
다만 제조사 별로 독자적인 키보드를 기본 제공하고 있고, 사용자 역시 여기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당장 체감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게 선택권이 더욱 많아진다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다.
④ 게임 성능이 향상된다
안 그래도 차고 넘치는 스마트폰의 성능을 그나마 온전히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바로 게임이다. 누가에서는 요즘 게임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불칸(VULKAN) API’를 공식 지원한다. 이것이 무엇인지 몰라도 아무 상관은 없다. 그냥 요즘 출시되는 최신 3D 게임은 대부분 불칸 API에 대응해서 만들어진다는 점만 알아두면 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이를 지원하는 전용 앱을 찾아볼 수 있다.
또 게임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누가에서는 가상현실(VR)과 관련된 API도 공식 지원한다. 새로운 API를 많이 지원한다는 것은 그만큼, 최신 콘텐츠를 더 많이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⑤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다
누가는 이렇다 할 획기적인 신기능은 없지만, 그래도 몇 가지 편의 기능이 눈길을 끈다. 가장 쓸 만해 보이는 기능은 ‘데이터 절약 모드’다. 지금까지는 스마트폰에서 LTE나 3G 데이터 통신을 허용할 것이냐 차단할 것이냐 정도만 설정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사용하는 앱마다 데이터 허용 여부를 설정하거나 혹은 최대 사용 용량을 제한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데이터 통신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밤에 자기 전 불을 끄고 누워서 스마트폰을 자주 쓰는 사람을 위한 ‘야간모드’도 유용하다. 이는 시력 보호와 가독성 향상을 위해 색 온도를 따뜻하게 바꾸고 화면 밝기를 낮추는 기능이다. 취침 전 연인과 장시간 메신저 사용으로 눈이 아픈 사람에게 추천할 만 하다.
이외에도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특징인 홈 버튼 두 번 클릭시 카메라를 바로 실행하는 기능 역시 공식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메시지 알림을 눌러 바로 답장을 보내거나, 여러모로 향상된 알림 기능, 여러 앱을 빠르게 전환하고 멀티태스킹 하는 능력도 더욱 좋아졌다. 이러한 편의 기능은 전반적으로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더 빠르게 조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핫클릭]
·
사장·유력 후보 자녀들 정규직 근무 신한카드 구설
·
전격 공개 ‘LG페이’, 삼성페이와 뭐가 다를까
·
[단독] ‘자라’ 모그룹, 여전히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
·
[단독] 구글 홈 한국 출시 임박…누구·기가지니 떨고 있니?
·
LG ‘G6’를 사지 말아야 할 5가지 이유, 혹은 그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