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봄을 맞아 곳곳에서 창업박람회가 개최되고 있다. 창업박람회는 창업을 고민 중인 사람들, 즉 예비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다. 때문에 박람회장에는 현재 창업시장에서 그야말로 핫한 아이템,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든다. 여러 업종과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고, 그 자리에서 상담을 받을 수도 있어 시간을 절약하려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유용하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박람회 참여를 통해 회사와 브랜드 홍보는 물론이고 잘하면 그 자리에서 가맹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박람회에 참여하는 이유다. 지난 9일~11일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 SETEC에서 열린 ‘2017 제39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통해 2017년 창업기상도를 살펴봤다.
박람회 사무국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는 1인 샤브, 떡볶이, 치킨, 스테이크, 스시, 포장마차, 스몰비어, 김밥, 국수, 주스, 커피 등 외식업을 비롯해 배달서비스, 실버서비스, 교육서비스 등 국내 140여 개 업체, 200여 브랜드가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90여 개 브랜드가 부스를 마련한 외식업이다. 외식업은 창업자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업종에 속한다. 대부분의 외식 브랜드는 창업자들이 메뉴를 직접 맛볼 수 있도록 시식코너를 마련하고 있어 인기 메뉴의 경우 줄을 길게 늘어서는 모습이 연출된다.
한식, 일식, 양식 등 다양한 브랜드가 참여한 가운데 한식이 23개로 가장 많았다. 설렁탕, 국수, 칼국수, 국밥 등 다양한 한식 메뉴가 선보였는데 순대와 육개장 브랜드가 각각 3개 부스를 개설, 창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순대국은 대표적인 서민먹거리로 창업시장에서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꼽힌다. 선두 브랜드의 경우 300여 개가 넘는 가맹점이 운영 중이고 그 외 브랜드도 다양하다. 이미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 지속적으로 신규 브랜드가 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육개장’은 지난해부터 주요 상권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체인점이 속속 등장하며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두 브랜드의 경우 가맹사업을 시작한 이후 3년 만에 가맹점 수가 185개로 늘어났고 후발업체도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시작해 가맹점 수 역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메뉴의 특징은 본사가 메뉴의 핵심 재료인 국물을 팩 형태로 가맹점에 공급하고 운영자가 나머지 재료를 추가해 데워서 파는 방식이어서 전문 조리사가 아니더라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육개장전문점 관계자는 “같은 메뉴를 취급하고 있지만 육수와 양념장 만드는 방법은 회사마다 다르다”며 “예비창업자들도 음식을 맛보고 운영 시스템과 원가 등을 문의하는 등 브랜드 선택에 있어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혼밥, 혼술족을 타깃으로 하는 아이템도 창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부대찌개와 샤브샤브로 이미 많은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테이블에 1인 인덕션(불판)과 1인 반상형 메뉴를 제공하거나 혼자서 맘편히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는 1인 샤브샤브 브랜드를 론칭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나섰다. 국수와 덮밥, 반찬, 국·탕·찌개 테이크아웃 전문점 등도 1인 소비자 또는 소규모 가족 고객을 공략했다. 이들은 기존 메뉴를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해석해 내놓은 것이 특징이다.
분식전문점은 7개 남짓한 브랜드가 참가, 과거 박람회장과는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했다. 기존 브랜드의 경우 떡볶이전문점이 김밥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하거나 제2브랜드로 쌀국수전문점을 내놓는 등 다변화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신규 브랜드들은 5000만~1억 원 미만의 창업비용, 독특한 소스, 컵밥과 치킨의 콜라보 등을 내세우며 신규 창업자 잡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창업시장의 영원한 스테디셀러 ‘치킨’은 조류인플루엔자와 계란파동 등에도 불구하고 12개의 브랜드가 참가, 꾸준한 인기를 과시했다.
8900원의 가격으로 불황에 가성비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현미 쌀파우더와 깨끗한 기름으로 웰빙을 강조한 곳, 부산에서 가마솥을 이용한 조리법으로 유명해져 가맹점을 전국으로 확산한 브랜드 등이 신규 창업자 몰이에 나섰다.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브랜드는 양갈비와 양꼬치를 2브랜드로 내세우며 관심을 모았다.
카페전문점 창업 열기도 여전했다. 카페 브랜드는 커피를 기본으로 샌드위치와 토스트는 기본, 와플, 버거, 마카롱과 마카롱아이스트림, 공주밤빵 등을 접목해 차별화를 시도한 업체들이 눈길을 끌었다. 최근 제조법 공개로 논란의 대상이 된 대왕카스테라전문점은 단 한 곳만 참여해 이미 시장이 포화상태임을 짐작케 했다.
서비스업종으로는 과거 호황을 누렸던 PC방 자리에 가상현실(VR) 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VR방과 시간 내 각종 퍼즐을 풀고 잠긴 방을 탈출하는 방탈출카페, 업그레이드된 키즈카페 등이 블루오션으로 등장했다.
“음식점을 운영 중인데 장사가 잘 되지 않아 분위기도 살펴보고 다른 업종을 알아볼 겸해서 참여했다”는 최명희 씨(52)는 “요즘 소비자들이 어떤 취향으로 바뀌고 있는지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박람회에 참여한 창업전문가는 “참여 업체를 살펴보니 주기적으로 새 브랜드 만드는 곳도 적지 않았다”며 “관계자들의 얘기만 듣고 곧장 계약에 나서기보다 관심 브랜드를 좀 더 꼼꼼히 조사해보고 실제 상권에서의 반응도 살펴본 다음 결정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미영 창업에디터
may424@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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