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카드 포 플레이어, 카드 포 뱅크.” 한국·마카오·필리핀 등 일부 국가에서만 들을 수 있던 카지노 딜러들의 패 돌리는 소리를 아시아 전역에서 듣게 될 전망이다. 중국의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해외 관광객 증가로 동남아시아 나라들이 전략적으로 카지노 산업을 육성하고 있어서다.
현재 계획대로라면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일본이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는 등 관광산업을 입국(立國) 전략의 한 축으로 세웠다. 이를 위해 2021년까지 공항과 도로·항만 인프라를 새로 건설하고, 관광가이드·조리사 등 전문 인력도 육성할 계획이다.
그 중 하나가 카지노다. 일본은 슬롯머신·파칭코 등을 제외한 모든 사행 산업을 금지해왔으나, 일본 의회 지난해 말 ‘카지노 설치 허가를 포함한 리조트시설 정비추진 법안(해금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카지노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내국인 출입 규정이나 영업시간 등 운영 방식과 규제 등 세부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지만 투자하겠다는 글로벌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23일 미국 ‘MGM리조트’ 제임스 머렌 회장은 일본의 복합리조트(IR) 사업에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라스베가스 샌즈’도 일본 여당에 투자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스 샌즈의 셀든 아델슨 회장은 일본 진출과 관련해 지난 2월 “싱가포르 진출은 워밍업이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카지노 산업 규모는 연 47억 달러로 마카오에 이어 아시아 두 번째 규모다. 이들 업체는 일본의 관광 자원과 인프라 지원이 더해질 경우 연간 2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늦어도 2023년께 복합리조트가 실제로 설립될 전망이다.
베트남 역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호이안에서 약 40억 달러를 들여 2019년 카지노복합리조트를 개장한다. 한국 역시 올 10월 제주도에 제주신화월드가 문을 열고 4월에는 인천공항 인근에 파라다이스시티가 문을 연다. 여기에는 약 11억 달러가 투자됐다. 필리핀의 대형 카지노 업체인 블룸베리리조트는 한국과 일본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에도 카지노 건설이 추진 중이다.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의 소득 증대와 단순 쇼핑에서 감성 지출로 소비 행태가 변하면서 카지노 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영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카지노 시장은 2005~2015년 연평균 21.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카지노 시장이 한국·일본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마카오가 독식하고 있던 시장이 동아시아로 세력 중심이 이동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 등지에 카지노가 우후죽순 생김에 따라 파라다이스·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는 기근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여태까지 일본과 중국인 고객 비중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카지노 업계에서는 매출의 핵심이 되는 VIP(드롭액 1000만 원 이상) 고객의 경우 자신이 선호하는 카지노를 주로 찾기 때문에 정책·환경적 변수에 크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서광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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